‘월스트리트’ 하면 당신은 무엇을 떠올리는지. 황소 동상? 전화통을 붙들고 호들갑스레 떠드는 와이셔츠 차림의 브로커? 몇 년간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1% vs 99%’로 상징되는 날 선 계급 갈등, 핵폭탄 위력의 파산과 주가 폭락으로 월스트리트는 악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미디어가 재현하는 세계 금융자본주의 ‘메카’는 잿빛 우울함보다 장밋빛 활기로 채색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월스트리트에 드리워진 음울하고 황폐화된 자본주의 그림자에 천착해온 것이 바로 할리우드 영화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영화 ‘월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에서 “탐욕은 좋은 것”이라던 증권가의 큰손이자 주식 브로커를 파멸 구렁텅이로 몰아넣었고, 데이비드 크로넌버그는 ‘코스모폴리스’에서 월스트리트를 ‘미래의 지옥도’로 묘사했다. 그리고 마틴 스코세이지도 여기에 가담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다시 만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랄한 유머에 비하면 스톤 감독의 영화는 지나치게 점잖았고, 크로넌버그 감독이 그린 디스토피아는 너무 시적이거나 현학적이었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돈과 마약, 섹스 이미지를 어지러이 펼쳐놓으며 월스트리트에 대한 독설과 풍자, 비아냥거림을 쏟아낸다. 아직도 주식이 주머니를 불려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 증권 브로커가 고객을 위해 일한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는 아주 흥미진진한 ‘옐로카드’가 될 만하다.
영화 초반부 관객은 1980년대 미국 뉴욕의 한 고급 식당에 들어선다. 욕설마저 우아한 고참 주식 중개인이 예의 익숙한 동작으로 ‘애피타이저’를 겸한 ‘약’(마약)을 한 번 들이킨 후, 바짝 긴장해 아직 근육이 풀리지 않은 ‘신참’에게 이른다.
“마약과 창녀가 이 바닥에선 필수네. 자네가 할 일은 뭔가. 고객 돈을 불려주는 것? 신경 끄게. 자네 돈벌이에만 집중하게. 성공비결은 고객 돈을 내 주머니에 넣는 것이네. 그것을 위한 제1 법칙이 뭔 줄 아는가. 고객의 이익을 실현하지 않는 것이지. 끊임없이 재투자를 권하는 거야.”
오로지 부를 향한 열망으로 월스트리트를 찾은 신혼의 20대 초반 청년은 몇 년 만에 월스트리트에서도 최고 수익률을 자랑하는 ‘증권중개사’를 운영하고, 개인 헬리콥터와 초호화 자동차 6대, 한때 코코 샤넬이 소유했던 167피트짜리 요트를 가진 억만장자가 된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실존 인물인 조던 벨포트의 동명 자서전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벨포트는 미국 증시가 사상 최악 폭락사태를 맞은 1987년 ‘블랙 먼데이’로 직장을 잃었지만 장외 싸구려 주식을 거래하는 이른바 ‘페니 증권’ 브로커로 재기한다. 그가 ‘마약쟁이’ 동네 친구들을 모아 롱아일랜드 변두리 차고에 세운 회사 ‘스트래튼 오크몬트’는 차차 돈 많은 부호 고객에게까지 발을 넓혀 이내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생 회사가 된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을 긁어모은 벨포트는 날마다 술과 마약, 매춘부를 동원한 ‘난교 파티’를 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표적이 돼 추락을 맞게 된다.
약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스크린에서는 재즈와 힙합, 록음악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술과 마약, 난교 파티 장면이 이어지며, 영어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음담과 욕설이 끊이지 않는다. 디캐프리오는 전작 ‘위대한 개츠비’를 연상케 하는 야망에 부푼 청년부터 타락한 금융자본가를 넘나들며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현란한 말과 제스처로 보여주는 자기 합리화와 자아도취, 그리고 마약과 섹스 탐닉으로 드러내는 자기 연민은 소름끼칠 정도로 압도적이다. 70세가 넘은 스코세이지 감독은 화끈하고 통쾌한 코미디를 통해 아메리칸드림의 이면과 월스트리트의 모럴해저드를 농락한다.
그럼에도 월스트리트에 드리워진 음울하고 황폐화된 자본주의 그림자에 천착해온 것이 바로 할리우드 영화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영화 ‘월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에서 “탐욕은 좋은 것”이라던 증권가의 큰손이자 주식 브로커를 파멸 구렁텅이로 몰아넣었고, 데이비드 크로넌버그는 ‘코스모폴리스’에서 월스트리트를 ‘미래의 지옥도’로 묘사했다. 그리고 마틴 스코세이지도 여기에 가담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다시 만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랄한 유머에 비하면 스톤 감독의 영화는 지나치게 점잖았고, 크로넌버그 감독이 그린 디스토피아는 너무 시적이거나 현학적이었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돈과 마약, 섹스 이미지를 어지러이 펼쳐놓으며 월스트리트에 대한 독설과 풍자, 비아냥거림을 쏟아낸다. 아직도 주식이 주머니를 불려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 증권 브로커가 고객을 위해 일한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는 아주 흥미진진한 ‘옐로카드’가 될 만하다.
영화 초반부 관객은 1980년대 미국 뉴욕의 한 고급 식당에 들어선다. 욕설마저 우아한 고참 주식 중개인이 예의 익숙한 동작으로 ‘애피타이저’를 겸한 ‘약’(마약)을 한 번 들이킨 후, 바짝 긴장해 아직 근육이 풀리지 않은 ‘신참’에게 이른다.
“마약과 창녀가 이 바닥에선 필수네. 자네가 할 일은 뭔가. 고객 돈을 불려주는 것? 신경 끄게. 자네 돈벌이에만 집중하게. 성공비결은 고객 돈을 내 주머니에 넣는 것이네. 그것을 위한 제1 법칙이 뭔 줄 아는가. 고객의 이익을 실현하지 않는 것이지. 끊임없이 재투자를 권하는 거야.”
오로지 부를 향한 열망으로 월스트리트를 찾은 신혼의 20대 초반 청년은 몇 년 만에 월스트리트에서도 최고 수익률을 자랑하는 ‘증권중개사’를 운영하고, 개인 헬리콥터와 초호화 자동차 6대, 한때 코코 샤넬이 소유했던 167피트짜리 요트를 가진 억만장자가 된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실존 인물인 조던 벨포트의 동명 자서전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벨포트는 미국 증시가 사상 최악 폭락사태를 맞은 1987년 ‘블랙 먼데이’로 직장을 잃었지만 장외 싸구려 주식을 거래하는 이른바 ‘페니 증권’ 브로커로 재기한다. 그가 ‘마약쟁이’ 동네 친구들을 모아 롱아일랜드 변두리 차고에 세운 회사 ‘스트래튼 오크몬트’는 차차 돈 많은 부호 고객에게까지 발을 넓혀 이내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생 회사가 된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을 긁어모은 벨포트는 날마다 술과 마약, 매춘부를 동원한 ‘난교 파티’를 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표적이 돼 추락을 맞게 된다.
약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스크린에서는 재즈와 힙합, 록음악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술과 마약, 난교 파티 장면이 이어지며, 영어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음담과 욕설이 끊이지 않는다. 디캐프리오는 전작 ‘위대한 개츠비’를 연상케 하는 야망에 부푼 청년부터 타락한 금융자본가를 넘나들며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현란한 말과 제스처로 보여주는 자기 합리화와 자아도취, 그리고 마약과 섹스 탐닉으로 드러내는 자기 연민은 소름끼칠 정도로 압도적이다. 70세가 넘은 스코세이지 감독은 화끈하고 통쾌한 코미디를 통해 아메리칸드림의 이면과 월스트리트의 모럴해저드를 농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