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태 지음/ 한스미디어/ 254쪽/ 1만5000원
베트남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자살을 고민했던 한 사내. 그는 남미로 가려다 비행기 삯이 없어 근처 라오스에서 정말 마지막 기회를 도모하기로 한다. 그는 길가에 앉아 일주일 동안 지나가는 사람만 바라보며 먹고살 궁리를 했다. 어느 날, 라오스의 텅 빈 도로를 보자 가난해서 자동차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 곧바로 한국에 있는 누나에게 사정해 중고차 몇 대를 수입해 팔기 시작했다. 그가 바로 라오스 코라오그룹의 오세영 회장이다. 오 회장이 라오스 1위 민간기업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은 라오스 사람들에게 숨어 있던 자동차에 대한 욕망의 코드를 읽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욕망 측정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무의식의 욕망을 측정하는 뉴로마케팅이나 GPS 같은 발전된 IT는 현재를 만들어가는 대중의 욕망을 지나 앞으론 소셜과 결합된 IT가 문화와 여행을 넘어 경제와 결합될 때 우리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대중의 욕망’은 인류 문명과 기술 발전을 밀고 끌어온 원동력이다. 권력층의 전유물이던 ‘성경’을 대중에게 일반화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유럽을 바꿨고, 수천 년간 죄악시해온 여성의 성 욕망을 대중에게 드러낸 ‘킨제이 보고서’는 욕망이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소비자 욕망의 변화는 필요경제를 21세기형 욕망경제로 재편하고 있다. 문제는 욕망을 측정하는 일이다. 기업은 소비자 욕망을 알아내고자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로, 유권자 욕망을 알아내고자 민심을 향해 안테나를 세운다. 그러나 욕망을 완벽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발견하지 못했다. 대중의 욕망이 수시로 변하고 대중 스스로도 자기 욕망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감정과 소통의 시대다. 기계가 아무리 연주를 잘해도 친구의 연주 선물이 주는 감동은 줄 수 없다. 잘잘못을 판단하고,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일도 당분간 사람의 몫이다. 이성을 만나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하는 일은 기계가 대신해줄 수 없다. 수술은 기계가 대신해줄 수 있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의사가 환자와 소통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
결국 인간의 마음이다. 어쨌든 미래에 부를 창조하려면 대중의 진짜 욕망을 먼저 알아채야 한다. 저자의 시선은 미래로 향한다. 정보기술(IT)이 발전하면서 소유 시대는 점차 종말을 고하고 공유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정보는 말할 것도 없고 집과 자동차, 생활용품도 공유한다. 나눠 쓰고 바꿔 쓰는 소셜셰어링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미래 경제에서는 소셜셰어링을 주도하는 기업이 주인공이 될 것이다. 대중의 욕망이 이미 거기에 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