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골퍼 김효주(17·대원외고2) 시대가 활짝 열렸다. 김효주는 한국(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일본(6월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7월 29일(한국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급 대회인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해 진가를 재확인했다.
아마추어 돌풍을 넘어 여자골프 지존을 노리는 ‘슈퍼 여고생’ 김효주의 10월 프로 데뷔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박세리 잇는 초대형 스타
1992년 9월 중학교 3학년이던 박세리(35)는 프로 대회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 당대 스타 중 한 명인 원재숙(43)을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만 해도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우승하는 게 흔치 않은 일이었다. 박세리 이전에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아마추어 골퍼는 서아람(1991년 한주엘레쎄 여자오픈), 신소라(1991년 KLPGA선수권대회) 등 5명밖에 없었다. 이 우승은 ‘박세리 신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박세리는 1년 뒤 톰보이 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을 신고했고, 1995년에는 3승을 챙기면서 프로 무대까지 평정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대회에서만 6승을 기록했다.
국내를 장악한 박세리는 1998년 LPGA 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그와 동시에 박세리 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LPGA 진출 첫해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등 2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포함해 4승을 기록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신인으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웨브(호주), 줄리 잉크스터(미국) 등 최고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박세리는 14년간 25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한국 여자골프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김효주의 행보는 과거 박세리를 닮았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일인자로 통하던 김효주는 올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6월에는 더 큰 사고를 쳤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 출전해 마지막 날 11언더파 61타라는 신들린 샷을 터뜨리며 최연소 우승(만 16세332일)에 성공했다. 11언더파는 JLPGA 투어 4라운드 최저타 타이기록이다.
이 우승으로 김효주는 한국과 일본 프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첫 번째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고교 2학년 학생의 돌풍에 한국과 일본은 ‘김효주 모시기’를 위한 눈치작전까지 펼쳤다. 먼저 JLPGA 투어는 김효주에게 특별 사례로 투어 출전권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KLPGA 투어는 규정까지 바꾸면서 김효주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간 KLPGA 투어는 아마추어가 프로 대회에서 우승하더라도 정회원 자격만 줄 뿐 투어에 참가할 수 있는 시드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규정을 바꿔 김효주(이후 아마추어 우승자에게 모두 적용)에게 시드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른바 ‘김효주법’이 생긴 셈이다.
김효주는 10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리는 ‘하나·외환 LPGA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김효주는 6세 때 골프를 시작했다. 강원 원주에서 식당을 하던 부모는 딸을 돌볼 시간이 없어 골프연습장에 맡겼다. 골프 시작과 동시에 ‘골프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7년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으로 뽑히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중학교(대원외중) 3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주니어 무대에서는 이름을 날린 지 오래다. 각종 대회에서 14승을 챙겨 ‘공공의 적’이 됐다.
프로 무대에 처음 뛰어든 건 중학교 2학년 때. 2009년 하이트 챔피언십에 출전해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로 나서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일찍 프로 무대를 경험한 김효주는 기술과 함께 배짱도 커졌다.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도 우승이 다가올수록 떨리고 긴장하기 마련인데 김효주에게선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애늙은이’ ‘능구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침착함과 두둑한 배짱은 17세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롯데마트 여자오픈 마지막 날 김효주와 함께 경기를 펼쳤던 김하늘(24·비씨카드)은 “(김효주는) 거리감이 뛰어났다. 자신의 캐리(공이 날아가는) 거리를 정확히 알고 있어 놀랐다”고 칭찬했다. 문현희도 “실수가 적고 흔들림이 없어 쫓아갈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첫 금 기대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유럽) 무대까지 뒤흔드는 김효주는 벌써 골프여제 청야니(대만)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다른 무대에서 뛰고 직접 비교하긴 쉽지 않지만 청야니에 대적할 실력을 갖췄다.
김효주는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 때 1~4라운드 평균 페어웨이 안착률이 90%를 넘었고 그린 적중률은 88%에 달했다. 평균 퍼트 수는 1.65개. 올해 5차례 프로 대회에서 기록한 평균 타수는 60타대로 수준급이다.
반면 청야니의 올 시즌 기록은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 270야드로 랭킹 5위에 올랐을 뿐 페어웨이 안착률 평균 58%(138위), 그린 적중률은 68%(36위)에 그친다. 평균 퍼트 수는 1.77개로, 세계랭킹 1위답지 않은 성적표다.
골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부활한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재개되면서 첫 금메달 주인공에 관심이 쏠린다.
골프에 걸린 금메달 수는 남녀 개인전 2개. 출전 자격은 세계랭킹으로 결정한다. 15위 이내까지 자동 출전권을 주고, 예선전을 통해 35명에게 출전 기회를 줄 예정이다. 남녀 60명씩 120명이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스타급 플레이어들은 벌써부터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8월 2일부터 열린 월드골프챔피 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출전 의사를 밝혔다.
우리 선수들도 올림픽을 기다린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최나연(25·SK텔레콤)과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자 박인비(24)는 우승 직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 선수에게도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4년 뒤 열리는 올림픽에서 김효주는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현재 전성기를 맞은 최나연, 신지애, 박인비 등은 4년 뒤면 20대 후반이 된다. 17세인 김효주는 2016년 21세에 불과하다. 전성기가 시작되는 시기다.
에비앙 마스터스 출전 직후 “올림픽은 아직 먼 얘기다. 그보다 먼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싶다”던 김효주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같은 질문을 던지자 “둘 다 놓치고 싶지 않다”며 살짝 말을 바꿨다.
아마추어 돌풍을 넘어 여자골프 지존을 노리는 ‘슈퍼 여고생’ 김효주의 10월 프로 데뷔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박세리 잇는 초대형 스타
1992년 9월 중학교 3학년이던 박세리(35)는 프로 대회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 당대 스타 중 한 명인 원재숙(43)을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만 해도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우승하는 게 흔치 않은 일이었다. 박세리 이전에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아마추어 골퍼는 서아람(1991년 한주엘레쎄 여자오픈), 신소라(1991년 KLPGA선수권대회) 등 5명밖에 없었다. 이 우승은 ‘박세리 신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박세리는 1년 뒤 톰보이 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을 신고했고, 1995년에는 3승을 챙기면서 프로 무대까지 평정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대회에서만 6승을 기록했다.
국내를 장악한 박세리는 1998년 LPGA 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그와 동시에 박세리 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LPGA 진출 첫해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등 2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포함해 4승을 기록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신인으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웨브(호주), 줄리 잉크스터(미국) 등 최고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박세리는 14년간 25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한국 여자골프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김효주의 행보는 과거 박세리를 닮았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일인자로 통하던 김효주는 올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6월에는 더 큰 사고를 쳤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 출전해 마지막 날 11언더파 61타라는 신들린 샷을 터뜨리며 최연소 우승(만 16세332일)에 성공했다. 11언더파는 JLPGA 투어 4라운드 최저타 타이기록이다.
이 우승으로 김효주는 한국과 일본 프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첫 번째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고교 2학년 학생의 돌풍에 한국과 일본은 ‘김효주 모시기’를 위한 눈치작전까지 펼쳤다. 먼저 JLPGA 투어는 김효주에게 특별 사례로 투어 출전권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KLPGA 투어는 규정까지 바꾸면서 김효주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간 KLPGA 투어는 아마추어가 프로 대회에서 우승하더라도 정회원 자격만 줄 뿐 투어에 참가할 수 있는 시드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규정을 바꿔 김효주(이후 아마추어 우승자에게 모두 적용)에게 시드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른바 ‘김효주법’이 생긴 셈이다.
김효주는 10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리는 ‘하나·외환 LPGA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김효주는 6세 때 골프를 시작했다. 강원 원주에서 식당을 하던 부모는 딸을 돌볼 시간이 없어 골프연습장에 맡겼다. 골프 시작과 동시에 ‘골프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7년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으로 뽑히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중학교(대원외중) 3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주니어 무대에서는 이름을 날린 지 오래다. 각종 대회에서 14승을 챙겨 ‘공공의 적’이 됐다.
프로 무대에 처음 뛰어든 건 중학교 2학년 때. 2009년 하이트 챔피언십에 출전해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로 나서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일찍 프로 무대를 경험한 김효주는 기술과 함께 배짱도 커졌다.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도 우승이 다가올수록 떨리고 긴장하기 마련인데 김효주에게선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애늙은이’ ‘능구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침착함과 두둑한 배짱은 17세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롯데마트 여자오픈 마지막 날 김효주와 함께 경기를 펼쳤던 김하늘(24·비씨카드)은 “(김효주는) 거리감이 뛰어났다. 자신의 캐리(공이 날아가는) 거리를 정확히 알고 있어 놀랐다”고 칭찬했다. 문현희도 “실수가 적고 흔들림이 없어 쫓아갈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첫 금 기대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유럽) 무대까지 뒤흔드는 김효주는 벌써 골프여제 청야니(대만)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다른 무대에서 뛰고 직접 비교하긴 쉽지 않지만 청야니에 대적할 실력을 갖췄다.
김효주는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 때 1~4라운드 평균 페어웨이 안착률이 90%를 넘었고 그린 적중률은 88%에 달했다. 평균 퍼트 수는 1.65개. 올해 5차례 프로 대회에서 기록한 평균 타수는 60타대로 수준급이다.
반면 청야니의 올 시즌 기록은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 270야드로 랭킹 5위에 올랐을 뿐 페어웨이 안착률 평균 58%(138위), 그린 적중률은 68%(36위)에 그친다. 평균 퍼트 수는 1.77개로, 세계랭킹 1위답지 않은 성적표다.
골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부활한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재개되면서 첫 금메달 주인공에 관심이 쏠린다.
골프에 걸린 금메달 수는 남녀 개인전 2개. 출전 자격은 세계랭킹으로 결정한다. 15위 이내까지 자동 출전권을 주고, 예선전을 통해 35명에게 출전 기회를 줄 예정이다. 남녀 60명씩 120명이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스타급 플레이어들은 벌써부터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8월 2일부터 열린 월드골프챔피 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출전 의사를 밝혔다.
우리 선수들도 올림픽을 기다린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최나연(25·SK텔레콤)과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자 박인비(24)는 우승 직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 선수에게도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4년 뒤 열리는 올림픽에서 김효주는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현재 전성기를 맞은 최나연, 신지애, 박인비 등은 4년 뒤면 20대 후반이 된다. 17세인 김효주는 2016년 21세에 불과하다. 전성기가 시작되는 시기다.
에비앙 마스터스 출전 직후 “올림픽은 아직 먼 얘기다. 그보다 먼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싶다”던 김효주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같은 질문을 던지자 “둘 다 놓치고 싶지 않다”며 살짝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