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을 규정한 기초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조례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와 혼란을 빚고 있다. 서울 송파구를 비롯한 기초 지자체가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자 대형마트가 잇따라 영업 규제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최근 효력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일부 지역에서 휴일 영업을 재개했고, 전북 전주시와 충북 청주시는 조례를 개정해 다시 발효하는 등 업계와 지자체가 대결 양상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는 연일 대형마트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삶의 현장에서는 대형마트 영업 규제의 정당성 문제가 상징적 쟁점으로 부각된 것이다.
4월 27일 서울행정법원은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를 상대로 의무휴업 등 영업 규제처분 취소 소송을 내면서 신청한 본안 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대형마트와 SSM의 손실보다 중소상인들의 상생발전이라는 공익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변론을 진행한 결과, 6월 22일 법원은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 규제처분이 위법하다며 규제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법원은 규제처분의 효력을 일단 정지한다는 결정도 내렸다.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근거로는 행정절차법상 조례 제정 과정에서 규제 대상인 대형마트에 사전 통지를 하고 의견 제출 기회를 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점을 들었다. 또한 상위 법률인 유통산업발전법은 의무휴업 등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반면, 해당 지방의회 조례는 “명해야 한다”고 강제함으로써 지자체장에게 재량권을 주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법원은 대형마트 운영으로 피해를 본 지역 중소상인을 보호하려는 처분 취지에 대해서는 정당성을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판결의 파문은 컸다. 이 판결을 근거로 강동구, 송파구와 동일한 절차를 거쳐 동일한 내용으로 조례를 발효한 기초 지자체의 대형마트들은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부 기초 지자체는 서둘러 미비했던 절차를 보완하고 조례 조항의 내용을 “명할 수 있다”라고 개정했지만 위법성이 완전히 제거됐는지는 법원 판결을 받아봐야 한다.
일단 휴일 영업을 재개했으나 대형마트로서도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일부 지자체가 이미 시도하는 것처럼 판결에서 지적한 문제를 보완하면 다시 휴일 영업을 규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법원이 규제 취지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상황이다.
결국 대형마트로서는 규제의 근거 법률이 위헌이라는 판단을 받아내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다. 이미 체인스토어협회는 2월에 “헌법상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유통산업발전법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보통 1년 이상 걸린다. 자유경쟁과 상생이라는 명분을 놓고 대형마트와 중소상인 간 지루한 공방이 예상되고, 이에 따른 혼란과 국론 분열도 우려된다.
손해를 보는 쪽이 있다면, 아무리 명분 있는 정책이라도 절차를 무시하고 바로 실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치주의의 핵심이다. 상대방 이익을 고려하고 공감을 얻는 절차와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성급한 정책 실현 의지가 좋은 명분마저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4월 27일 서울행정법원은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를 상대로 의무휴업 등 영업 규제처분 취소 소송을 내면서 신청한 본안 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대형마트와 SSM의 손실보다 중소상인들의 상생발전이라는 공익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변론을 진행한 결과, 6월 22일 법원은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 규제처분이 위법하다며 규제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법원은 규제처분의 효력을 일단 정지한다는 결정도 내렸다.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근거로는 행정절차법상 조례 제정 과정에서 규제 대상인 대형마트에 사전 통지를 하고 의견 제출 기회를 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점을 들었다. 또한 상위 법률인 유통산업발전법은 의무휴업 등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반면, 해당 지방의회 조례는 “명해야 한다”고 강제함으로써 지자체장에게 재량권을 주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법원은 대형마트 운영으로 피해를 본 지역 중소상인을 보호하려는 처분 취지에 대해서는 정당성을 인정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잠실점에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일단 휴일 영업을 재개했으나 대형마트로서도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일부 지자체가 이미 시도하는 것처럼 판결에서 지적한 문제를 보완하면 다시 휴일 영업을 규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법원이 규제 취지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상황이다.
결국 대형마트로서는 규제의 근거 법률이 위헌이라는 판단을 받아내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다. 이미 체인스토어협회는 2월에 “헌법상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유통산업발전법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보통 1년 이상 걸린다. 자유경쟁과 상생이라는 명분을 놓고 대형마트와 중소상인 간 지루한 공방이 예상되고, 이에 따른 혼란과 국론 분열도 우려된다.
손해를 보는 쪽이 있다면, 아무리 명분 있는 정책이라도 절차를 무시하고 바로 실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치주의의 핵심이다. 상대방 이익을 고려하고 공감을 얻는 절차와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성급한 정책 실현 의지가 좋은 명분마저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