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전쟁이다. 진로와 롯데는 소주왕국 건설을 목표로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으로까지 마케팅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자금력이 약한 지방 소주회사도 재벌의 남진(南進)에 맞서 안방 사수에 나섰다. 더 나아가 시장이 혼란한 틈을 타 전국구로 발돋움하려고 수도권 상륙작전을 준비하는 간 큰 회사도 있다. 일부 지역에선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상대방을 비방하는 진흙탕 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vs 롯데칠성음료
소주시장의 절대강자는 나!
소주 업계의 양대산맥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가 대한민국 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넘버 2’인 롯데칠성이 ‘소주 지존’ 하이트진로를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2011년 10월 말 현재 롯데칠성의 시장점유율은 15.4%로 전년 동기 13.8%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롯데칠성은 올해 목표를 17% 이상으로 잡았다. 서울과 수도권에선 30% 점유율로 하이트진로의 숨통을 바짝 조인다는 각오다. 롯데칠성은 또 지난해 인수한 충북소주 공장에서도 ‘처음처럼’ 생산을 시작해 ‘시원소주’(충북)와 함께 충청, 호남권에서 쌍끌이 작전을 구상 중이다. 이재혁 롯데칠성 사장이 최근 매주 일선 영업소나 요식업소, 주류도매상, 유통매장을 방문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롯데칠성의 맹공에 하이트진로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다. ‘참이슬’ 점유율이 2010년 49.1%에서 2011년 47.4%로 하락했지만 소주-맥주 통합영업을 통해 50%대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전국 영업망을 말끔히 재정비했다. 텃밭인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지방 소주 시장을 동시 공략하려는 차원에서다. 구원투수로 나선 이남수 하이트진로 사장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전국에서 보고되는 영업 실적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임직원을 독려한다. 영업소와 유통매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도 시작했다. 올해 50%대 점유율로 ‘소주 왕국’의 입지를 굳힌다는 게 목표다.
#지방 소주의 눈물
추락하는 점유율엔 날개가 없다?
지방 소주회사들로선 수난시대다. 소주 폭탄주가 유행하면서 소주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세였지만, 지방 소주회사들의 출고량은 오히려 대부분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막강한 자금력에 눌려 경쟁력이 약화한 탓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8개 지방 소주회사 가운데 무학(경남)과 선양(대전·충남)을 제외한 6개 회사는 2011년 1~10월 소주 출고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부산에 연고를 둔 대선주조는 전년 대비 30.6%나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후퇴했다. 대선주조는 6.1%에서 4.2%로, 금복주는 8.5%에서 8.1%로, 보해는 5.8%에서 5.6%로 미끄럼을 탔다. 충북소주, 한라산, 보배는 1.0~1.4%로 여전히 바닥권을 맴돌았다.
지방 소주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몇몇 업체는 아예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해 3월 충북소주가 350억 원에 롯데칠성에 팔렸고, 4월엔 대선주조도 비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보해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9월 주정 업체인 창해에탄올에 경영권을 넘겼다. 하이트주조 역시 하이트진로의 자회사로 바뀐 지 이미 오래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1년 새 3개 회사가 줄줄이 매각됐다”며 “자도주(自道酒) 50% 판매의무제가 사라진 뒤 자금력이 약한 지방 소주회사의 경쟁력이 급속히 퇴보했다”고 진단했다.
#무학 vs 대선주조
부산발(發) 진흙탕 소주전쟁
소주 시장의 경쟁이 상대방 헐뜯기로 치닫는 등 점입가경이다. 진흙탕 싸움의 진원지는 무학과 대선주조의 텃밭인 부산이다. 양사의 네거티브 소주전쟁에 시민단체까지 가세했다. 2011년 말 ‘부산을 가꾸는 모임’ 등 부산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세법 위반과 조세범처벌법 위반,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 등 5개 법 위반 혐의로 무학 울산공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무학 울산공장은 완성된 주류를 용기에 넣는 용기주입 제조장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소주를 직접 제조해 법을 위반했다는 게 시민단체와 대선주조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무학은 “2009년 6월 울산공장이 희석식 소주 제조 면허를 취득했으므로 소주 제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무학과 대선주조는 이전에도 무학 울산공장의 폐수 반출 문제를 놓고 신문광고까지 동원해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비방전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방 소주의 각오
가자 북(北)으로!
재벌 소주회사의 막강한 자금력에 맥을 못 추던 지방 소주회사가 반란을 꾀하고 있다. 영남 맹주로 등극한 무학과 호남 강타자 보해양조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들이 넘보는 시장은 서울과 수도권이다.
부산·경남·울산이 텃밭인 무학은 영남권을 장악한 뒤 공격 목표를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겼다. 대한민국을 호령하는 전국구 소주회사로 변신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품었다. 금복주나 외국계 주류업체와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무학은 시장점유율이 하이트진로(47%), 롯데칠성(15%)에 이어 3위(12%)인 중견 소주회사다. 무학은 지난해 대표 브랜드 ‘화이트’와 ‘좋은데이’를 앞세워 마산·창원·진해 90%, 울산 80%, 부산 70%라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2014년 수도권 진출을 위해 창원 2공장 증설 등 생산시설 확충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보해도 광주·전남 지역에 집중된 활동 무대를 서울과 수도권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사탕수수 단일 주정으로 만든 신개념 소주 ‘월’과 ‘강’을 개발했다. 서울 역삼동에 서울사무소를 설치하고, 수도권 공략 선봉대 구실을 할 영업조직도 전진 배치했다. 보해 경영진은 수도권 소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해 관계자는 “뒤끝이 깔끔한 ‘월’과 ‘강’이 ‘김삿갓’ ‘곰바우’처럼 수도권 소주 시장에서 어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vs 롯데칠성음료
소주시장의 절대강자는 나!
소주 업계의 양대산맥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가 대한민국 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넘버 2’인 롯데칠성이 ‘소주 지존’ 하이트진로를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2011년 10월 말 현재 롯데칠성의 시장점유율은 15.4%로 전년 동기 13.8%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롯데칠성은 올해 목표를 17% 이상으로 잡았다. 서울과 수도권에선 30% 점유율로 하이트진로의 숨통을 바짝 조인다는 각오다. 롯데칠성은 또 지난해 인수한 충북소주 공장에서도 ‘처음처럼’ 생산을 시작해 ‘시원소주’(충북)와 함께 충청, 호남권에서 쌍끌이 작전을 구상 중이다. 이재혁 롯데칠성 사장이 최근 매주 일선 영업소나 요식업소, 주류도매상, 유통매장을 방문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롯데칠성의 맹공에 하이트진로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다. ‘참이슬’ 점유율이 2010년 49.1%에서 2011년 47.4%로 하락했지만 소주-맥주 통합영업을 통해 50%대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전국 영업망을 말끔히 재정비했다. 텃밭인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지방 소주 시장을 동시 공략하려는 차원에서다. 구원투수로 나선 이남수 하이트진로 사장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전국에서 보고되는 영업 실적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임직원을 독려한다. 영업소와 유통매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도 시작했다. 올해 50%대 점유율로 ‘소주 왕국’의 입지를 굳힌다는 게 목표다.
#지방 소주의 눈물
추락하는 점유율엔 날개가 없다?
지방 소주회사들로선 수난시대다. 소주 폭탄주가 유행하면서 소주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세였지만, 지방 소주회사들의 출고량은 오히려 대부분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막강한 자금력에 눌려 경쟁력이 약화한 탓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8개 지방 소주회사 가운데 무학(경남)과 선양(대전·충남)을 제외한 6개 회사는 2011년 1~10월 소주 출고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부산에 연고를 둔 대선주조는 전년 대비 30.6%나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후퇴했다. 대선주조는 6.1%에서 4.2%로, 금복주는 8.5%에서 8.1%로, 보해는 5.8%에서 5.6%로 미끄럼을 탔다. 충북소주, 한라산, 보배는 1.0~1.4%로 여전히 바닥권을 맴돌았다.
지방 소주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몇몇 업체는 아예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해 3월 충북소주가 350억 원에 롯데칠성에 팔렸고, 4월엔 대선주조도 비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보해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9월 주정 업체인 창해에탄올에 경영권을 넘겼다. 하이트주조 역시 하이트진로의 자회사로 바뀐 지 이미 오래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1년 새 3개 회사가 줄줄이 매각됐다”며 “자도주(自道酒) 50% 판매의무제가 사라진 뒤 자금력이 약한 지방 소주회사의 경쟁력이 급속히 퇴보했다”고 진단했다.
#무학 vs 대선주조
부산발(發) 진흙탕 소주전쟁
2011년 11월 22일 부산 서면에서 무학 규탄집회를 열고 있는 지역 시민단체 회원들.
#지방 소주의 각오
가자 북(北)으로!
재벌 소주회사의 막강한 자금력에 맥을 못 추던 지방 소주회사가 반란을 꾀하고 있다. 영남 맹주로 등극한 무학과 호남 강타자 보해양조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들이 넘보는 시장은 서울과 수도권이다.
부산·경남·울산이 텃밭인 무학은 영남권을 장악한 뒤 공격 목표를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겼다. 대한민국을 호령하는 전국구 소주회사로 변신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품었다. 금복주나 외국계 주류업체와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무학은 시장점유율이 하이트진로(47%), 롯데칠성(15%)에 이어 3위(12%)인 중견 소주회사다. 무학은 지난해 대표 브랜드 ‘화이트’와 ‘좋은데이’를 앞세워 마산·창원·진해 90%, 울산 80%, 부산 70%라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2014년 수도권 진출을 위해 창원 2공장 증설 등 생산시설 확충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보해도 광주·전남 지역에 집중된 활동 무대를 서울과 수도권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사탕수수 단일 주정으로 만든 신개념 소주 ‘월’과 ‘강’을 개발했다. 서울 역삼동에 서울사무소를 설치하고, 수도권 공략 선봉대 구실을 할 영업조직도 전진 배치했다. 보해 경영진은 수도권 소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해 관계자는 “뒤끝이 깔끔한 ‘월’과 ‘강’이 ‘김삿갓’ ‘곰바우’처럼 수도권 소주 시장에서 어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