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떡볶이 2인분에 순대 1인분 주세요.”
그러자 함께 온 선배가 귓속말로 얘기했습니다.
“여기선 아줌마라고 하면 안 돼. 사장님이라고 해야 주문이 잘 들어가.”
과연 그 말이 맞는지 유심히 사람들이 주문하는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가게주인은 ‘아줌마’라고 부르면 못 들은 양 했습니다. 반면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큰 소리로 ‘예’라고 대답하며 주문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는 “비록 작은 떡볶이 가게 주인이지만 아줌마보다는 사장님이라고 불리는 게 더 기분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면 식당주인이나 그곳에서 일하는 종업원을 뭐라 불러야 할지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학 시절 친구들과 술 한잔하러 단골 감자탕 집에 가면 “이모, 감자탕 하나에 소주 한 병이오”를 외쳤습니다. 어떤 친구는 이모만 부르면 고모가 외롭다며 초지일관 ‘고모’를 외쳤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다 어색하면 그냥 ‘여기요’ 혹은 ‘저기요’로 불러 주문을 하곤 합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모나 고모 같은 가족관계 호칭을 32%, 아줌마를 26%, 여기요 저기요 같은 표현을 20%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시민단체는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어떤 호칭이 가장 적합한지 공모했고, 그 결과 250개 제안 가운데 ‘차림사님’이 1등에 뽑혔습니다. 밥을 차려주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입에 잘 달라붙지도 않는 신조어를 반드시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모라고 부르더라도 그 말에 따듯한 정이 담겨 있다면, 사장님이라고 불러 그들에게 잠시나마 뿌듯함을 줄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