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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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해피엔딩 희망을 나눕니다

3그램 전시회 꾸리는 수신지 씨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입력2011-04-04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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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소암 해피엔딩 희망을 나눕니다
    ‘3그램-My hospital diary’는 병원에서만 열리는 병원 릴레이 전시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제너럴닥터의원에서 시작해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 등으로 이어질 예정. 전시회를 여는 일러스트레이터 수신지(31) 씨는 난소암 3기 환자였다. ‘3그램’은 수술로 제거한 한쪽 난소의 무게를 뜻하는 것으로 그는 자신의 암 투병기를 일러스트로 그려냈다.

    수씨를 만나는 날, 안색이 좋지 않은 사람을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정작 그는 건강한 얼굴에 해맑은 미소의 소유자였다. 그의 난소암 투병기는 해피엔딩이다. 그는 자신의 ‘해피엔딩 스토리’에서 아픈 사람들이 희망을 얻길 바란다.

    “스물일곱 나이에 난소암으로 수술대에 오르고 병원에서 치료받았던 일은 제게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저는 일러스트레이터인 만큼 그림 소재로 삼고 싶었죠. 병상에서 병을 이겨낸 수기를 읽고 위안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다른 이에게 위로가 되고 싶었습니다.”

    책에는 난소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 날부터 병원에서 나와 다시 봄을 맞을 때까지의 과정이 오롯이 담겼다. 의사 한 마디에 상처받아 울고, 병실 TV 때문에 옆사람과 싸운 이야기 등 누구나 공감할 에피소드가 빼곡하다. 수씨는 책과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병상의 기억이 떠올라 힘들었지만, 아픈 사람들에게 병원을 나서면 잘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버텼다. 수씨는 ‘Never give up(결코 포기하지 마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새장에 갇힌 새 한 마리가 밖으로 나가려고 오랫동안 노력하다가 끝내 포기했어요. 포기한 그때 새장 문이 거의 열렸는데 몰랐던 거죠. 우리가 포기하고 싶은 그 순간이 바로 문제가 해결되기 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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