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 격투기의 희망이라면 김동현(28·부산 팀매드)이 첫손에 꼽힌다. K-1에서 주가를 높이던 최홍만은 뇌수술 이후 도무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추성훈도 세계 최고 격투기 무대인 미국 종합격투기대회(UFC) 데뷔 무대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옥타곤 적응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UFC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김동현의 선전은 단연 돋보인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던 UFC 측도 이제 김동현과 톱 랭커들과의 매치업을 본격적으로 고려할 정도다. 지난 7월 UFC 100에서 T. J. 그랜트(캐나다)를 무너뜨리고 웰터급 타이틀 도전에 발판을 마련한 ‘코리아의 자존심’ 김동현에게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다른 선수들 강하지만 나도 강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늘 하던 대로 부산 팀매드(MAD)에서 훈련하고 있다. 후배 창현이(김창현 선수)가 군복무를 마치고 내 자취방에 와 있는데, 2주쯤 있다가 간다고 하더니 가질 않는다. 밥도 해주고 반찬도 잘 해주니 좋긴 한데, 영 눌러앉을 눈치다.”
근육질의 가정부가 생긴 셈인가.
“그렇다. 군대 용어로 하면 ‘따까리’?”
UFC 100에서 T. J. 그랜트와 맞붙은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지금 그 경기를 다시 돌아본다면?
“그랜트가 내 이전 경기를 봤다면 분명히 거칠게 타격으로 들어올 거라 예상하고 대비를 많이 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그라운드 싸움을 걸어왔다. 그걸 보니 확실히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라운드에서는 누구에게도 진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까.”
예상대로 경기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처음에 상대의 힘이 생각보다 좋다고 느낀 것 말고는 특별한 게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UFC 파이터라면 누구든 강하다는 것이다. 요즘 UFC 경기를 보면 무서울 정도로 기술이 진화하는 걸 알 수 있다. 다른 단체와 달리 UFC에서는 그라운드 경기가 마치 그래플링 경기를 보는 것처럼 디테일하지 않은가. 하프가드에서의 스윕이나 버터플라이 가드 활용 등 수준 높은 기술이 쏟아져나온다. T. J. 그랜트도 그라운드 디펜스만큼은 좋았다. 가드패스하기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챔피언 피에르가 가장 쉬운 상대”
UFC라는 무대가 역시 정글은 정글인가 보다.
“그렇다. 하지만 UFC에서 네 번의 경기를 치르며 또 하나 깨달은 것은 다른 UFC 선수들만큼 나도 강하다는 사실이다. 미국 전지훈련을 다니며 유명 선수들과 스파링을 많이 해봤지만 절대 밀리지 않았다. 문제는 그만큼의 실력을 경기에서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느냐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만 더 쌓는다면 어떤 UFC 선수와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
포레스트 그리핀이나 반더레이 실바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훈련을 같이 했다고 들었는데, 뒷이야기 같은 건 없나? 스파링에서 누구를 많이 괴롭혔다든지.
“음, 사실 스파링에서는 이기고 지고 하는 게 의미가 없다. 지난번에 비토 벨포트와 레슬링 스파링을 하며 작은 ‘사건’이 있었다.”
비토 벨포트라면 ‘천재’로 불리는 선수 아닌가. 그리고 김 선수보다 두 체급이나 위인데.
“스파링하고 뒤에서 이런 얘기 하면 안 되는데…. 솔직히 일방적으로 내가 계속 집어던졌다. 비토도 처음에 깜짝 놀라더니 흥분해서 마구 달려들었다. 그래도 나는 한 번도 안 넘어지고 계속 넘어뜨렸다. 그러다 비토가 갑자기 정강이를 다쳤다며 비명을 지르더니 내가 발로 찼다고 그러는 거다. 난 분명히 안 찼는데…. 다행히 한 관계자가 스파링을 캠코더로 찍고 있기에 같이 확인해보니 비토 혼자 다리가 꼬여 다친 거라는 게 입증됐다. 뭐, 스파링 끝나고 서로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레슬링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 중심을 잘 잡는 특별한 비결이 있나.
“유도 할 때부터 ‘중심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솔직히 클린치 싸움에선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다. 일본에서 경기를 뛰어본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일본 선수들은 나를 만나면 무조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걸 방어하고 되치기해서 넘어뜨리는 등 시합에서 여러 상황을 많이 겪다 보니 생존술이 몸에 밴 것 같다. 지금도 꾸준히 연습하면서 많이 배운다.”
일본 얘기가 나온 김에 물어보면, 일본과 미국은 둘 다 격투 강국이지만 양국에서 경기를 뛰어본 선수로서 느끼는 차이가 많을 것 같다.
“일본 종합격투기 단체 DEEP에서 활동할 때 ‘화술혜주회(和術慧舟會)’ ‘그라바카’ 등에서 훈련을 했는데, 여기서는 스파링을 매일 약 2시간이나 한다. 여담이지만, 그때 말도 안 통하고 숫기도 없어서 구석에서 소심하게 연습하고 있었는데 추성훈 선수가 많이 챙겨줬다. 한국에서 왔다는 얘길 듣더니 바로 일본인 선수들과 연습하도록 도와주고 물도 한 통 사줬다. 여하튼 일본 선수들은 스파링만 2시간을 하지만 미국은 훈련을 굵고 짧게 한다. 스파링도 5라운드 이상 절대 안 한다. 하지만 훈련강도는 장난이 아니다. 완전 실전이다. 일본에서 2시간 스파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이제 본격적으로 UFC 강자들과 붙을 일만 남았는데 각오가 어떤가.
“빨리 붙고 싶다. 이왕이면 TOP 5 안쪽 선수와 붙었으면 좋겠다. 사실 10위권 안은 거기서 거기다. 다 강하고 다 괴물이다. 솔직히 나도 그들의 경기를 보면 어딜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막막하다. 하지만 나도 강하다. 클린치에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고 그라운드 싸움에서도 세계적인 강자들과 늘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 대한민국 남아의 강함을 지금부터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
앞으로 대결할 가능성이 있는 UFC 강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강자라는 조르주 생 피에르(현 UFC 웰터급 챔피언)는 오히려 가장 상대하기가 낫다. 레슬링이 좋다고 하나 나도 레슬링이 강하고, 혹시 넘어지더라도 곧바로 일어날 자신이 있다. 붙여만 달라. 맷 휴즈와 붙는다면 그를 깜짝 놀라게 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나와의 대결을 원치 않을 것이다. 맷 세라는 니킥으로 KO시키겠다. 티아고 알베스는? 음, 멋지게 KO당하는 ‘김동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웃음) 부담 없이 죽기 살기로 치고받아보고 싶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던 UFC 측도 이제 김동현과 톱 랭커들과의 매치업을 본격적으로 고려할 정도다. 지난 7월 UFC 100에서 T. J. 그랜트(캐나다)를 무너뜨리고 웰터급 타이틀 도전에 발판을 마련한 ‘코리아의 자존심’ 김동현에게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다른 선수들 강하지만 나도 강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늘 하던 대로 부산 팀매드(MAD)에서 훈련하고 있다. 후배 창현이(김창현 선수)가 군복무를 마치고 내 자취방에 와 있는데, 2주쯤 있다가 간다고 하더니 가질 않는다. 밥도 해주고 반찬도 잘 해주니 좋긴 한데, 영 눌러앉을 눈치다.”
근육질의 가정부가 생긴 셈인가.
“그렇다. 군대 용어로 하면 ‘따까리’?”
UFC 100에서 T. J. 그랜트와 맞붙은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지금 그 경기를 다시 돌아본다면?
“그랜트가 내 이전 경기를 봤다면 분명히 거칠게 타격으로 들어올 거라 예상하고 대비를 많이 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그라운드 싸움을 걸어왔다. 그걸 보니 확실히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라운드에서는 누구에게도 진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까.”
예상대로 경기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처음에 상대의 힘이 생각보다 좋다고 느낀 것 말고는 특별한 게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UFC 파이터라면 누구든 강하다는 것이다. 요즘 UFC 경기를 보면 무서울 정도로 기술이 진화하는 걸 알 수 있다. 다른 단체와 달리 UFC에서는 그라운드 경기가 마치 그래플링 경기를 보는 것처럼 디테일하지 않은가. 하프가드에서의 스윕이나 버터플라이 가드 활용 등 수준 높은 기술이 쏟아져나온다. T. J. 그랜트도 그라운드 디펜스만큼은 좋았다. 가드패스하기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챔피언 피에르가 가장 쉬운 상대”
UFC라는 무대가 역시 정글은 정글인가 보다.
“그렇다. 하지만 UFC에서 네 번의 경기를 치르며 또 하나 깨달은 것은 다른 UFC 선수들만큼 나도 강하다는 사실이다. 미국 전지훈련을 다니며 유명 선수들과 스파링을 많이 해봤지만 절대 밀리지 않았다. 문제는 그만큼의 실력을 경기에서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느냐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만 더 쌓는다면 어떤 UFC 선수와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
김동현이 지난해 9월7일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88에서 맷 브라운(미국)의 얼굴을 가격하고 있다.
“음, 사실 스파링에서는 이기고 지고 하는 게 의미가 없다. 지난번에 비토 벨포트와 레슬링 스파링을 하며 작은 ‘사건’이 있었다.”
비토 벨포트라면 ‘천재’로 불리는 선수 아닌가. 그리고 김 선수보다 두 체급이나 위인데.
“스파링하고 뒤에서 이런 얘기 하면 안 되는데…. 솔직히 일방적으로 내가 계속 집어던졌다. 비토도 처음에 깜짝 놀라더니 흥분해서 마구 달려들었다. 그래도 나는 한 번도 안 넘어지고 계속 넘어뜨렸다. 그러다 비토가 갑자기 정강이를 다쳤다며 비명을 지르더니 내가 발로 찼다고 그러는 거다. 난 분명히 안 찼는데…. 다행히 한 관계자가 스파링을 캠코더로 찍고 있기에 같이 확인해보니 비토 혼자 다리가 꼬여 다친 거라는 게 입증됐다. 뭐, 스파링 끝나고 서로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레슬링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 중심을 잘 잡는 특별한 비결이 있나.
“유도 할 때부터 ‘중심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솔직히 클린치 싸움에선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다. 일본에서 경기를 뛰어본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일본 선수들은 나를 만나면 무조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걸 방어하고 되치기해서 넘어뜨리는 등 시합에서 여러 상황을 많이 겪다 보니 생존술이 몸에 밴 것 같다. 지금도 꾸준히 연습하면서 많이 배운다.”
일본 얘기가 나온 김에 물어보면, 일본과 미국은 둘 다 격투 강국이지만 양국에서 경기를 뛰어본 선수로서 느끼는 차이가 많을 것 같다.
“일본 종합격투기 단체 DEEP에서 활동할 때 ‘화술혜주회(和術慧舟會)’ ‘그라바카’ 등에서 훈련을 했는데, 여기서는 스파링을 매일 약 2시간이나 한다. 여담이지만, 그때 말도 안 통하고 숫기도 없어서 구석에서 소심하게 연습하고 있었는데 추성훈 선수가 많이 챙겨줬다. 한국에서 왔다는 얘길 듣더니 바로 일본인 선수들과 연습하도록 도와주고 물도 한 통 사줬다. 여하튼 일본 선수들은 스파링만 2시간을 하지만 미국은 훈련을 굵고 짧게 한다. 스파링도 5라운드 이상 절대 안 한다. 하지만 훈련강도는 장난이 아니다. 완전 실전이다. 일본에서 2시간 스파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이제 본격적으로 UFC 강자들과 붙을 일만 남았는데 각오가 어떤가.
“빨리 붙고 싶다. 이왕이면 TOP 5 안쪽 선수와 붙었으면 좋겠다. 사실 10위권 안은 거기서 거기다. 다 강하고 다 괴물이다. 솔직히 나도 그들의 경기를 보면 어딜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막막하다. 하지만 나도 강하다. 클린치에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고 그라운드 싸움에서도 세계적인 강자들과 늘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 대한민국 남아의 강함을 지금부터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
앞으로 대결할 가능성이 있는 UFC 강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강자라는 조르주 생 피에르(현 UFC 웰터급 챔피언)는 오히려 가장 상대하기가 낫다. 레슬링이 좋다고 하나 나도 레슬링이 강하고, 혹시 넘어지더라도 곧바로 일어날 자신이 있다. 붙여만 달라. 맷 휴즈와 붙는다면 그를 깜짝 놀라게 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나와의 대결을 원치 않을 것이다. 맷 세라는 니킥으로 KO시키겠다. 티아고 알베스는? 음, 멋지게 KO당하는 ‘김동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웃음) 부담 없이 죽기 살기로 치고받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