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래옥의 메밀 100% 냉면.
유명 해산물뷔페의 회코너 생선에 도미라는 푯말이 붙어 있으나 맛이나 모양은 영락없이 점성어였다. 이의를 제기하자 ‘원래 점성어도 도미로 분류된다’는 요령부득의 거짓말을 했다. 이 정도는 애교에 속한다.
정통 평양냉면 면발은 ‘메밀 100%로 절대 뽑을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치며 밀가루나 전분 함유를 주장하는 식당주를 만났다. 그러나 이는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안 만드는 거다. 메밀은 끈기를 주는 글루텐이 생성되지 않아 반죽을 만들어둘 수 없고 주문 때마다 뜨거운 물에 반죽해 바로 뽑아내야 하기에 ‘메밀 100% 면발 불가’라는 순도 100%의 거짓말을 할 뿐이다.
내 생애 최강의 거짓말은 쇠고기 원산지 단속에 걸린 유명 설렁탕 체인의 서울 을지로 본점 사장이 ‘시중에서 한우를 도저히 구할 수 없어 수입소를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서울 장충동에 긴 역사를 가진 제과점 주인이 경악스러운 주방의 불결함을 지적하는 단속반원에게 ‘너무 깨끗하면 사람이 못 견뎌서’라고 태연히 대답하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황당함이 하늘을 찌르고 땅을 후벼 파는 수준이다.
하지만 가끔은 거짓말 아닌 거짓말로 웃음을 짓게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북창동의 유명 생태찌개집에서 과도한 화학조미료 맛이 거슬려 ‘왜 이리 X원을 많이 넣었느냐?’고 투덜거렸더니 ‘무슨 큰일 날 소리? 우리는 절대 X원을 쓰지 않는다. X시X를 쓴다. 생사람 잡지 말라’고 항의해서 껄껄 웃고 말았다.
순메밀로만 만드는 평양냉면을 내는 집이 드문데 그중 대표업소는 서울 을지로의 우래옥(02-2265-0151)이다. 순면으로 주문하면 100% 메밀로 만든 구수한 냉면을 맛볼 수 있으나 가격이 짐작처럼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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