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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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의 조건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입력2009-07-08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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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장차 미국 서부 마운틴뷰에 자리한 구글 본사에 다녀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면서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의 회사까지 출퇴근을 하는 한국인 직원 미키 김(김현유) 씨와 동행한 출근길. 김씨의 차 옆으로 속도를 내며 지나가는 큰 버스 한 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단형 리무진을 확대해놓은 것 같은 디자인의 이 버스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자 김씨는 “회사 통근버스인데, 쾌적한 내부시설이 리무진 못지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십 개의 나지막한 건물들이 조화롭게 펼쳐진 구글 본사에 도착해서는 또 다른 색다른 풍경과 만났습니다. 출근길의 직원들이 애견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사무실로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황금색 골든 레트리버, 새하얀 푸들은 마치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 도착한 양 익숙한 표정으로 주인과 함께 사무실에 들어섰습니다.

    건물 내부에는 장난감 블록, 그림책 등이 가득한 작은 놀이공간도 있었습니다. 자녀를 데리고 출근한 직원들과 방문객들을 배려한 시설입니다. 김씨는 “직원 개개인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인 직원 박미영 씨는 “일주일에 한 번은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회사가 근무 시간의 20%를 주업무가 아닌, 자신이 선택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진행하는 데 쓸 수 있도록 독려하기 때문입니다.



    복도마다 자리잡은 속이 꽉 찬 냉장고와 최신식 커피머신은 기본이고, 직원들의 다양한 국적만큼이나 다채로운 식단을 자랑하는 직원식당, 1대 1 지도도 받을 수 있는 피트니스클럽 역시 부러웠습니다.

    미국 리서치업체 밀워드브라운이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구글은 2009년 현재 4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구글도 ‘완벽한 기업’은 아닙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도 속에서 감원을 단행하기도 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뽐내는 신생 회사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는 게 미국 현지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위대한 기업의 조건
    그럼에도 구글은 여전히 ‘위대한 기업’으로 통합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출신인 짐 콜린스가 집필한 책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의 조건 중 하나는 감시와 통제 대신 자유와 책임의 균형감 속에서 구성원 스스로 움직이게 한다는 점인데, 구글의 경영 원칙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신뢰라는 틀 속에서 잠재된 능력까지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 회사에서 열정과 정열을 바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여전히 이곳으로 몰려드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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