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이 손 씻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는미국 식당의 경고문.
맛집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비춰주는 주방 풍경을 살펴보면, 우선 매니큐어를 칠하고 반지를 낀 손으로 음식을 주무르는 모습이 경악스럽기만 하다. 손톱에서 떨어진 매니큐어 조각들과 긴 손톱과 반지 아래 낀 음식 찌꺼기가 온전히 손님들의 뱃속으로 들어갈 것이 아닌가.
그런 무개념은 도처에서 발견된다. 신발 정리하던 손으로 김치를 죽죽 찢어 손님 수저에 얹어주는 친절, 국물이 싱거울까봐 엄지손가락을 담근 채 설렁탕이나 짬뽕을 들고 오는 정성에는 눈물이 앞을 가릴 지경이다. 돈과 전화기 만지던 손으로 다시 음식을 만드는 비위생적인 모습이 손님 면전에서 쉴 새 없이 벌어지는 게 식당들의 현실이다.
우리가 무심코 넘기는 비위생적인 풍경 중 하나는 주방 쪽 뒷문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조리사들의 모습이다. 각종 독성물질로 이뤄진 담뱃진을 손가락에 덕지덕지 묻힌 상태로 주방으로 돌아와 음식을 만지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뭐가 자랑이라고 행인들을 빤히 바라보며 담배를 빠끔거릴까. 손만 씻으면 된다는 생각은 집어치우자. 슬쩍 씻는다고 완전히 사라질 물질이 아님은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음식 만드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으려는 사람이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담배 하나 끊지 못해서야 어디 프로라고 할 수 있겠는가. 죽어도 끊지 못할 중독 상태라면 근무시간만이라도 금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업주도 근무시간 중 흡연하는 자에 대해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안 되면 숨어서라도 피든지.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의 담배 피우는 모습을 내 눈으로 보지만 않아도 덜 울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요리 만드는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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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down은 높은 조회 수와 신뢰도로 유명한 ‘건다운의 식유기’를 운영하는 ‘깐깐한’ 음식 전문 블로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