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없이 못 사는 우리 생활을 알려주려는 것은 좋은 의도였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정작 사람들의 삶에 일으킨 변화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소수 통신사들이 독점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당하는 횡포가 무엇인지, 융단폭격 같은 휴대전화 광고 속에서 소비자의 선택이 얼마나 제한돼 있는지 등을 알려주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독자들이 알고 싶은 것보다는 통신회사들의 존재 이유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의 휴대전화 기능을 선전하는 듯했다. 어차피 힘든 세상이니 휴대전화에 중독돼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메시지는 아니기를!
소문난 ‘광우병 전문가’ 허당 의혹에 관한 기사는 요즘 아이들 말로 ‘허걱’이었다. ‘믿을 X 하나 없다’더니 이제 우리 사회의 ‘한가락 한다’는 인간들은 기본적으로 사기꾼 반열에 속한 듯하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전문가 코멘트로 따는 언론이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만 하는 전문가들이나 정작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허당들이다. 교수나 전문가 타이틀로 포장되고 무식이 용인되는 우리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기사였다. 어떻게 광우병 연구나 논문 발표를 제대로 한 적도 없는 교수가 연구용역은 그렇게 잘 받을 수 있었을까? 줄기세포 사기사건을 만들어낸 언론들이 또다시 가짜 광우병 전문가를 만든 듯해 씁쓸했다.
<b>황상민</b><br>연세대 교수·심리학
머리 아픈 기사들로 채워진 이번 호에서 ‘훔친 2억원 물 쓰듯, 도둑 생애 최고의 순간’ 기사는 한여름 밤 감옥의 꿈이었다. 강남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한 범인이 도피 3주일 동안 고급 외제차를 사고, 빌린 돈 갚고, 고가 브랜드 제품 구입하고, 외상값까지 처리한 호기는 이 사회 ‘돈에 굶주린’ 인간들의 ‘로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