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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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덕에 많이 배웠다.”

  •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입력2008-04-30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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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 덕에 많이 배웠다.”

    ‘이산’의 두 주인공 이서진(왼쪽)과 한지민은 “이 드라마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사람에 대한 신뢰”라고 털어놓았다.

    MBC월화 사극 ‘이산’(극본 김이영·연출 이병훈)은 콩쥐형 인간의 성공 스토리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숱한 음모와 모함에도 꿋꿋이 딛고 일어서는 인물의 전형적인 성공기가 바로 ‘이산’이다.

    사극명장 이병훈 PD가 앞서 보여준 ‘허준’ ‘대장금’이 그랬듯 ‘이산’ 역시 따뜻한 이야기 속에 사람의 정을 녹여 넣어 시청자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든다. 내용 덕분인지 드라마 속 연기자들이 나누는 정은 여느 드라마 촬영장과는 다르다. 주인공 이서진(이산 역), 한지민(성송연 역)은 ‘이산’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으로 ‘사람’을 뽑았다.

    최근 경기 용인의 MBC 문화동산 내 ‘이산’ 오픈세트에서 만난 이서진과 한지민은 “사람의 소중함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방송을 시작해 벌써 8개월째 현장에서 호흡하며 쌓은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를 숨김없이 털어놨다.

    이서진은 “사극이라서 더 많은 연기자, 엑스트라, 스태프가 모였다”며 “많은 사람과 만나면서 이전엔 몰랐던 올바른 관계를 맺고 바르게 살아가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유독 ‘관계’를 강조한 이서진은 “같은 현장에서 각기 힘들고 만족하고 아파하면서, 한꺼번에 섞이면서 만들어지는 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연기자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작품이 ‘이산’”이라고 했다.

    한지민의 생각도 비슷하다. “호흡이 긴 사극을 하면서 가장 절실한 건 연기자와의, 그리고 스태프들과의 호흡”이라고 말한 한지민은 연기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과 나눈 정을 설명했다. 상대역 이서진을 두고는 “꼼꼼하게 연기 모니터를 해준다”고 말했고, 친구로 나오는 이종수에 대해서는 “드라마 속 상황처럼 실제로도 다정다감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산’ 덕분에 멀리서 넓게 보는 눈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출연 배우들 인기 얻고 연기 통해 인간관계 소중함 깨달아

    한상진(홍국영 역)은 이들보다 더 적극적이다. “‘이산’이 집안을 살렸다”는 우스갯소리를 진지하게 털어놓은 한상진은 연기자로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해서인지 ‘이산’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농구선수 박은정의 남편으로 알려졌던 한상진은 ‘이산’을 통해 연기자로 입지를 다졌다. “연기자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한상진은 “앞으로 연기를 계속하는 한 ‘이산’은 최고의 작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은혜(효의왕후 역)도 마찬가지. 박은혜는 자신의 집에서는 이병훈 PD를 ‘은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장금’과 ‘이산’에 연속해서 출연하는 기회를 얻었고 두 작품을 통해 선한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은혜는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나서서 ‘이병훈 사단’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산’ 촬영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촬영 내내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밤샘 촬영이 쉼 없이 반복되지만 짜증내거나 지치는 연기자는 찾아볼 수 없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공동연출을 맡고 있는 김근홍 PD는 “야외 촬영 중 잠시 쉬는 시간이 생기면 연기자들끼리 삼겹살 파티를 자주 한다”며 “이렇게 화기애애한 촬영장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살가운 분위기는 곧 높은 시청률로 증명된다. 평일 밤 방송하는 지상파 3사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나타내는 ‘이산’은 최고 시청률 35.4%(TNS미디어코리아 집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6월9일 종영을 앞뒀는데도 30%대에 이르는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현장의 훈훈한 분위기가 드라마의 성공적 흥행으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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