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에서 동해와 일본해 표기 정당성을 알리는데 사용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영문 팸플릿.
우리나라에서는 ‘동해(東海)’라 불렀고, 서양인들은 ‘East Sea’ ‘Sea of Korea’ ‘Oriental Sea’ ‘Sea of Japan’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다.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중반까지 공식지도에서 ‘조선해(朝鮮海)’라고 사용한 사례도 다수 발견된다.
IHO가 결성돼 바다 이름을 정하고 책자를 발행할 당시 한국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상태였기 때문에 대표를 파견하거나 의견 제시를 할 수 없었다. 결국 일본 단독으로 참여해 일본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후 세계지도에서 일본해 표기가 확산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해양과 바다의 경계’는 1937년, 53년 2판과 3판이 발행됐으나 동해 부분의 이름은 바뀌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1957년 IHO에 가입했다.
1990년대 초부터 문제를 제기한 우리나라는 5년마다 열리는 IHO 총회에서 동해 이름의 타당성을 주장했으며, 결국 2002년 총회 이후 ‘해양과 바다의 경계’ 4판 편집 과정에서 동해 수역 페이지를 아예 삭제한 초안을 만들어 회원국들에 회람시키는 성과를 이뤘다. 일본해 단독 표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공표한 것이다.
2007년 총회에서는 합의된 바다만으로 4판 1권을 내고, 동해처럼 합의되지 않은 바다를 모아 추후 2권을 내자는 의장 제안을 이끌어냈다. 동해 표기 문제는 2012년 총회에서 세계무대에 재등장한다.
IHO와 유엔지명표준회의(UNCSGN)는 지명 제정 원칙으로 △각기 다른 이름을 갖고 있는 지리적 실체를 공유하는 국가들은 단일 이름을 확정짓는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하며 △단일 이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각각의 이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세계 상업지도 가운데 동해 단독 표기 및 병기 지도의 비율을 23.8%(2007년)로 보고 있다. 일본은 18.1%(2005년)로 추산하고 있다.
○ 일본해 표기의 ‘방패(盾)’와 ‘창(矛)’ _ 일본은 많은 지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일본해 표기를 지켜내는 ‘방어 논리’를, 한국은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무기로 한 ‘공격 논리’를 펴고 있다.
● 盾(일본) : ① 오랜 역사를 가진 확립된(established) 이름 _ 1602년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에 처음 등장한 이후 18세기 말과 19세기 초를 거치면서 유럽 탐험가들에 의해 일본해라는 이름이 정착됐다. 전 세계 지도 대부분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름을 변경하는 것은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② 지명 제정 원칙에 부합 _ 대양에서 분리된 해역에 이름을 붙일 때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그 해역을 대양으로부터 분리하고 있는 주요 열도나 반도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다. ③ 국제기구 공인 _ 유엔은 일본해가 표준화된 지명이며 단일 이름을 사용하는 원칙을 준수한다. 일본해 단독 표기 원칙이 IHO는 물론 교과서와 세계지도에서 지속적으로 채택돼왔다. 동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기술적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비화하는 저의가 깔려 있다.
▶ 矛(한국) : ① 확립된 이름은 아무것도 없다 _ 고지도에서도 동해, 동양해, 한국해, 일본해 등 다양하게 나타나며 상당수 지도는 표기를 하지 않고 있다. 한국해라는 뜻의 ‘Sea of Korea’ 표기를 동해 영문이름으로 주장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 일본 러시아 등 여러 나라가 인접한 바다에 국호를 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② 바다 이름을 붙이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다 _ 방위, 인접 대륙이나 국가나 도시 이름, 발견자 이름 등 바다 이름은 다양하다. 대양으로부터 분리된 해역에 열도나 반도 이름을 사용하지 않은 예도 많다. ③ 일본해는 공인된 이름이 아니며 동해는 널리 인정받고 있는 이름이다 _ 유엔은 이미 현재 공문서 등에 일본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내부 관행이지 국제적 공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동해 표기 지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명 분쟁에 관한 국제규범도 두 이름을 함께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일본은 2004년 3월 유엔사무국이 일본 정부에 답신한 서한을 공개하며 유엔사무국이 일본해를 공식 명칭으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해 6월 주유엔 한국 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내부 관행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