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의 일자주름도 예쁘고 볼이 통통한 것도 좋데예. 얼굴이 울퉁불퉁한 거이 꼭 제가 파는 아구하고 닮아서리, 아침에 아구 손질하면서 실실 웃습니더.”
2002년 12월4일 방송 전파를 탄 자갈치시장 어물전 주인 이일순(63) 씨의 방송 연설은 16대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7대 대선 때 이명박 당선인의 ‘욕쟁이 할머니’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갈치 아지매’와 모티프가 비슷하다.
‘자갈치 아지매’를 발굴한 사람은 조광한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대선 홍보전에서 공을 세운 그는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관을 거쳐 한국가스공사 감사를 지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미국으로 도피해 구설에 올랐다.
비난여론 피하고 고액 연봉 ‘신이 선택한 보직’
조 전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출범에 공을 세운 386 참모 가운데 권력 핵심에서 일찌감치 밀려난 인사로 꼽힌다. 2003년 3월 청와대에 입성했다가 9개월 뒤 대통령비서실 개편 때 낙마했다. ‘유연한 대(對)언론 접근법’을 강조하다 내부 경쟁에서 밀렸다고 한다.
“광한이는 봉급 많이 받는 좋은 자리로 보내줘라.”(노무현 대통령)
청와대는 조 전 비서관을 낙마시키면서도 꼼꼼하게 챙겼다. ‘봉급 많이 받는’ 한국가스공사 감사로 내려보낸 것이다. 가스공사 감사의 연봉은 1억7193만원(업무추진비, 운전기사와 차량 지원비 제외. 2006년 말 현재).
노무현 정부는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사장, 감사, 임원직을 논공행상(論功行賞) 도구로 이용했다. “정치권 출신은 애국심이 강하므로 공공기관 임원으로 적합하다”는 궤변도 있었다. 공기업의 방만·부실 경영이 개선되지 않은 데는 정치권과 청와대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이력서가 몰리면서 각광받은 자리로는 공기업 감사직이 으뜸으로 꼽힌다. 이 직위를 두고 ‘신(神)이 내린 직장’의 ‘신이 선택한 보직’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기관장만큼 눈에 띄지 않아 비난여론의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적은 데다 사장 못지않은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여당 후보로 각종 선거에서 낙선하거나 집권 과정에서 공을 세운 인사들은 앞다퉈 공공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여권 주변을 맴돌며 공기업 임원을 목표로 뛰었지만 ‘대기 수요’가 많아 어림도 없었다”는 게 한 퇴직 공무원의 토로다.
한나라당은 낙하산 인사를 크게 다섯 갈래로 나눈다. △여당 당료에 대한 ‘보은 인사’ △청와대 출신의 ‘특혜 인사’ △2002년 대선 때 공을 세운 이들에 대한 ‘보은 인사’ △17대 총선과 5·31지방선거 낙선자에 대한 ‘위로 인사’ △친노(親盧) 세력에 대한 ‘선심 인사’가 그것이다.
공공기관의 ‘자리’로 ‘정치적 보상’이 시행되면서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상당수를 광의(廣義)의 ‘노무현 권력’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4월1일부터 시행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기업과 공공기관 임원의 임기가 법으로 보장된다.
따라서 공기업·공공기관의 민영화, 통폐합,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신(新)권력’과 공기업·공공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구(舊)권력’이 파열음을 낼 소지가 적지 않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만큼은 ‘노무현 권력’이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MB는 공기업 사장 코드인사 연결고리 해체 ‘공약’
이와 관련해 ‘주간동아’는 공기업 24개, 준정부기관 74개의 당연직을 제외한 임명직 임원(기관장, 상임임원 비상임임원) 1183명의 임기를 전수조사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101개 기관장 가운데 올해 임기가 끝나는 인사는 45.5%로 절반에 못 미친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2010년에도 30.7%의 기관장이 자리를 지킨다. 낙하산으로 지목되는 인사가 특히 많은 감사직도 2008년 임기가 만료되는 인사는 37.1%에 그친다. 행정부에서 ‘노무현 권력’은 이 당선인이 취임하는 2월25일로 사라지게 되지만,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선 ‘노무현 권력’이 앞으로도 살아 숨쉬는 셈이다(표 참조).
“정부조직 개편에 집중하다 보니 산하기관이나 공기업을 검토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참여정부 코드인사’가 현재 얼마나 존재하는지도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근무 중인 임원들의 임기는 보장해주는 것이 상식이라고 본다. 산하기관 합리화, 공기업 민영화 등 개혁과제를 수행하면서 임원 인사 문제도 함께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시사월간지 ‘신동아’(2008년 2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산하기관, 공공기관 임원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언급은 ‘법적으로 임기를 보장해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연’하다. 특별한 과오가 없는 상황에서 공기업, 공공기관의 임원을 해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은 경영실적이 부실할 때는 임기가 보장된 임원일지라도 해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신권력’은 공공기관의 실적을 문제삼아 공기업, 공공기관에 잔존한 ‘노무현 권력’에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선거공약으로 공기업 사장에 대한 코드인사 연결고리를 끊고 사장의 실적책임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2년 12월4일 방송 전파를 탄 자갈치시장 어물전 주인 이일순(63) 씨의 방송 연설은 16대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7대 대선 때 이명박 당선인의 ‘욕쟁이 할머니’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갈치 아지매’와 모티프가 비슷하다.
‘자갈치 아지매’를 발굴한 사람은 조광한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대선 홍보전에서 공을 세운 그는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관을 거쳐 한국가스공사 감사를 지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미국으로 도피해 구설에 올랐다.
비난여론 피하고 고액 연봉 ‘신이 선택한 보직’
조 전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출범에 공을 세운 386 참모 가운데 권력 핵심에서 일찌감치 밀려난 인사로 꼽힌다. 2003년 3월 청와대에 입성했다가 9개월 뒤 대통령비서실 개편 때 낙마했다. ‘유연한 대(對)언론 접근법’을 강조하다 내부 경쟁에서 밀렸다고 한다.
“광한이는 봉급 많이 받는 좋은 자리로 보내줘라.”(노무현 대통령)
청와대는 조 전 비서관을 낙마시키면서도 꼼꼼하게 챙겼다. ‘봉급 많이 받는’ 한국가스공사 감사로 내려보낸 것이다. 가스공사 감사의 연봉은 1억7193만원(업무추진비, 운전기사와 차량 지원비 제외. 2006년 말 현재).
노무현 정부는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사장, 감사, 임원직을 논공행상(論功行賞) 도구로 이용했다. “정치권 출신은 애국심이 강하므로 공공기관 임원으로 적합하다”는 궤변도 있었다. 공기업의 방만·부실 경영이 개선되지 않은 데는 정치권과 청와대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이력서가 몰리면서 각광받은 자리로는 공기업 감사직이 으뜸으로 꼽힌다. 이 직위를 두고 ‘신(神)이 내린 직장’의 ‘신이 선택한 보직’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기관장만큼 눈에 띄지 않아 비난여론의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적은 데다 사장 못지않은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여당 후보로 각종 선거에서 낙선하거나 집권 과정에서 공을 세운 인사들은 앞다퉈 공공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여권 주변을 맴돌며 공기업 임원을 목표로 뛰었지만 ‘대기 수요’가 많아 어림도 없었다”는 게 한 퇴직 공무원의 토로다.
한나라당은 낙하산 인사를 크게 다섯 갈래로 나눈다. △여당 당료에 대한 ‘보은 인사’ △청와대 출신의 ‘특혜 인사’ △2002년 대선 때 공을 세운 이들에 대한 ‘보은 인사’ △17대 총선과 5·31지방선거 낙선자에 대한 ‘위로 인사’ △친노(親盧) 세력에 대한 ‘선심 인사’가 그것이다.
공공기관의 ‘자리’로 ‘정치적 보상’이 시행되면서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상당수를 광의(廣義)의 ‘노무현 권력’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4월1일부터 시행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기업과 공공기관 임원의 임기가 법으로 보장된다.
따라서 공기업·공공기관의 민영화, 통폐합,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신(新)권력’과 공기업·공공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구(舊)권력’이 파열음을 낼 소지가 적지 않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만큼은 ‘노무현 권력’이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MB는 공기업 사장 코드인사 연결고리 해체 ‘공약’
이와 관련해 ‘주간동아’는 공기업 24개, 준정부기관 74개의 당연직을 제외한 임명직 임원(기관장, 상임임원 비상임임원) 1183명의 임기를 전수조사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101개 기관장 가운데 올해 임기가 끝나는 인사는 45.5%로 절반에 못 미친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2010년에도 30.7%의 기관장이 자리를 지킨다. 낙하산으로 지목되는 인사가 특히 많은 감사직도 2008년 임기가 만료되는 인사는 37.1%에 그친다. 행정부에서 ‘노무현 권력’은 이 당선인이 취임하는 2월25일로 사라지게 되지만,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선 ‘노무현 권력’이 앞으로도 살아 숨쉬는 셈이다(표 참조).
“정부조직 개편에 집중하다 보니 산하기관이나 공기업을 검토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참여정부 코드인사’가 현재 얼마나 존재하는지도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근무 중인 임원들의 임기는 보장해주는 것이 상식이라고 본다. 산하기관 합리화, 공기업 민영화 등 개혁과제를 수행하면서 임원 인사 문제도 함께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시사월간지 ‘신동아’(2008년 2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산하기관, 공공기관 임원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언급은 ‘법적으로 임기를 보장해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연’하다. 특별한 과오가 없는 상황에서 공기업, 공공기관의 임원을 해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은 경영실적이 부실할 때는 임기가 보장된 임원일지라도 해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신권력’은 공공기관의 실적을 문제삼아 공기업, 공공기관에 잔존한 ‘노무현 권력’에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선거공약으로 공기업 사장에 대한 코드인사 연결고리를 끊고 사장의 실적책임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