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지음/ 살림 펴냄/232쪽/ 9800원<br>제임스 구스타브 스페스 지음/김보영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392쪽/ 1만8000원
폭염과 홍수, 폭설과 한파 등은 이제 세계 각국의 날씨 예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구의 기후가 너무 빨리 변하고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지구의 기상이변을 두고 일부에서는 핵전쟁이 지구를 멸망시키지 않는다면 다음 가능성은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을 연구해온 한국과 미국 과학자가 자연파괴와 환경재앙으로 신음하고 있는 지구에 청진기를 들이댔다. 먼저 ‘지구가 정말 이상하다’의 저자는 기후가 전하는 경고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라고 충고한다.
태양에너지를 사용하던 지구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형평을 잃기 시작했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급증하면서 지구온난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적도를 중심으로 사막 지역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영원히 꽁꽁 얼어 있을 것 같은 극지방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해류의 순환이 엉켜 수온이상으로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 나타났다. 해일과 태풍이 잦아지고, 기후가 제정신이 아님을 이제 누구라도 실감한다.
결국 우리가 겪고 있는 이상기후는 개발을 이유로 인간에 의해 마구잡이로 파헤쳐진 자연이 순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자연이 이제 인간의 문명에 악영향을 끼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는 경고다. 인류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자연을 지키는 삶이 인간을 지키는 삶’이라는 교훈을 실천하라고 강조한다.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 즉 절약이야말로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아침의 붉은 하늘’ 역시 좋든, 싫든 인간이 지구의 관리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지구 환경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보여준 대응 방식은 한마디로 실패라고 규정한다. 오늘날 환경 문제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에 지역적인 수준에 머물렀던 오염이 이제는 전 세계로 파급된다는 점이다. 환경위기는 개별 국가 차원을 넘어서 지구촌 전체의 문제다. 인류가 머리를 맞대고 지구 환경에 대한 범세계적 관리 체제를 수립하는 일은 이제 ‘발등의 불’이 되었다.
저자는 환경 문제가 공허한 탁상공론이나 장밋빛 전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계무역기구(WTO)처럼 강력한 세계환경기구의 창설과 엄격한 규제조항이 포함된 조약 체결을 통해 국제 환경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시적인 증상의 처방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환경 악화의 근본 원인을 직접 다루는 포괄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 공유와 협력을 통해 범세계적 환경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민사회와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2004년 미국 국방부 비밀보고서 ‘펜타곤 리포트’에는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인류가 기후재앙으로 인한 가뭄, 기근, 폭동, 전쟁으로 무정부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2005년 독일의 기후변화 연구기관 ‘포츠담연구소’는 18세기 산업혁명 이래 지구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나타난 ‘온난화 재앙시간표’를 만들어 온난화로 인한 지구 생명의 멸종을 경고하기도 한다.
지구는 중병을 앓고 있다. 우리가 ‘별일 없겠지’ 하고 방심하는 사이 자연의 보복은 소리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