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해군의 숙원 중 하나는 항공모함 보유일 것이다. 요원해 보이기만 하던 이 장대한 꿈이 드디어 6월 일부 실현된다.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세미 항공모함으로 볼 수도 있는 대형 상륙함 독도함이 진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왜 독도함을 세미 항공모함이라고 말할까. 미국식 함정 분류에 의하면 독도함은 LPH(Landing Platform, Helicopter)에 속하는데, 해군은 LPH를 ‘헬기탑재 상륙강습함’으로 번역하고 있다. 독도함은 UH-60 기동헬기와 AH-1 공격헬기 등 15대 정도의 헬기를 실을 수 있다. 과거 언론은 이러한 함정을 ‘(작은 규모의) 헬기모함’으로 불러왔다.
엘리베이터 비행갑판 밑에 격납고
15대 정도의 헬기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은 곧 대대급 항공부대가 이 함정에 탑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독도함의 비행갑판 면적은 약 6400㎡(길이 200m, 폭 32m)로 1만800㎡의 면적을 가진 월드컵축구장(길이 120m, 폭 90m)의 3분의 2 크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비행갑판에서는 6~8대의 UH-60 기동헬기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 있다.
독도함에 착함한 헬기는 다른 헬기들이 뜨고 내릴 수 있도록 바로 블레이드(날개)를 접고 함 좌우에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갑판 밑에 있는 격납고로 이동한다.
엘리베이터와 비행갑판 밑에 격납고를 갖춘 구조는 순양함이나 구축함 같은 전투함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항공모함이나 뒤에서 설명할 상륙모함, 그리고 독도함 같은 대형 상륙함에서만 발견되는 구조다.
독도함은 우리 귀에 익은 일본의 상륙함 오스미(大隅)함보다 훨씬 크다. 오스미함은 8900t급이지만, 독도함은 그보다 1.5배 정도 큰 1만3000t급. 오스미함은 헬기를 싣지 못하고 두 척의 공기부양정만 싣고 다니므로 LPD(Landing Platform, Dock)로 분류된다. 공기부양정은 전차나 장갑차·트럭 등을 싣고 LPD를 빠져나와 물에 살짝 뜬 상태(공기부양)에서 매우 빠르게 육지로 상륙해가는 작은 배다.
그러나 공기부양정이 아무리 빨라도 헬기보다는 빠를 수 없다. 현대전에서 헬기는 사람과 물자를 나르는 기동수단일 뿐만 아니라 전차나 장갑차를 공격하는 공격무기가 된 지 오래다. 따라서 공기부양정보다는 헬기를 싣고 다니는 상륙함이 훨씬 더 공격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은 아직 LPH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1996년 일본이 미쓰이 조선소에서 오스미함을 건조했을 때 한국 언론은 ‘이 배의 갑판을 비행갑판으로 개조하면, UH-60보다 두 배 정도 큰 CH-46 헬기 4~5대를 탑재할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일본은 오스미급 상륙함을 모두 세 척 가질 예정인데, 2000년 제2번 함인 시모키타함을 실전배치했고, 현재는 제3번 함인 구니사키함을 만들고 있다. 한국도 마라도함과 백령도함을 더 지어 모두 세 척의 LPH를 보유할 예정이다.
덩치가 큰 독도함은 헬기 외에도 오스미함과 똑같이 두 척의 공기부양정을 싣는다. 독도함의 격납고 아래에 있는 함미부에는 배 밑바닥이 없어 바로 바다가 들어와 있는 길이 26.4m, 폭 14.3m의 ‘작은 풀장’이 있다. 이 풀장이 바로 공기부양정이 들락거리는 ‘배 안의 항구’인데, 이 항구를 도크(dock)라고 한다.
독도함 안에는 전차의 경우 70대, 이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군용트럭은 무려 200대까지 실을 수 있는 거대한 ‘지하 주차장’이 있다. ‘덤프(dump)’ 또는 ‘비클 스페이스(vehicle space)’라고 불리는 이 주차장은 배 안의 항구에 연결돼 있다.
상륙작전이 펼쳐지면 독도함의 비행갑판에서는 각종 헬기가 해병대 보병을 태우기 시작한다. 같은 시각 독도함의 배 안에서는 ‘자기 자리’에 고정돼 있던 공기부양정이 배 안의 작은 항구로 내려진다. 그리고 주차장에 세워놓았던 전차 한 대와 트럭 두 대가 공기부양정으로 옮겨진다.
비행갑판에서 헬기가 날아오를 무렵 독도함의 함미부에서는 공기부양정이 빠져나온다. 공기부양정은 시속 60~80㎞라는 놀라운 속도로 바다 위를 스치듯이 날아 육지로 올라와 멈춰 선다. 그리고 공기부양정에서 내려온 전차 등이 이미 작전을 펼치고 있는 헬기부대의 엄호를 받으며 적진 깊숙이 돌격해 들어간다.
독도함은 공기부양정 작전만 하는 오스미함과 달리 헬기를 이용한 항공 상륙작전과 전차를 동원한 돌격 상륙작전을 모두 펼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독도함은 오스미함의 ‘형님’이라고 할 수 있다. 오스미함이 진수됐을 때 ‘일본이 유사시 항모(사실은 헬기모함)로 개조할 수 있는 상륙함을 가졌다’고 한 언론은 독도함에 대해서는 그 두 배의 찬사를 보내야 한다.
그렇다면 LPH나 LPD보다 큰 상륙함은 없을까. 두 상륙함보다 큰 상륙함은 LHA(Assault Landing Ship, Heli-copter)와 LHD(Heli-
copter Landing Ship, Dock)로 표기되는 ‘상륙모함’이다. LHA보다는 LHD가 더 신형인데, 상륙모함은 4만t이 넘는 초대형으로 현재는 미 해군만 보유하고 있다(참고로 미국 항공모함은 10만t에 이르고 프랑스 항모는 3만t급, 영국 항모는 2만t급이다).
미 해군의 LHD와 LHA 상륙모함에는 똑같이 8000파운드의 무게를 실을 수 있는 CH-53 초대형 헬기 4대, 7000파운드를 싣는 CH-46 대형 헬기 12대, ‘해리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AV-8B 수직이착륙기 6대, UH-1N 중형헬기 3대와 AH-1W 공격헬기 4대가 실려 있다. 그러나 LHA에는 공기부양정이 한 척 실려 있으나 신형인 LHD에는 세 척이 실려 있는 차이가 있다.
상륙함 계열은 ‘상륙모함’으로 불리는 LHD와 LHA가 가장 크고, 그 다음이 ‘대형 상륙함’으로 묶어줄 수 있는 독도함이나 오스미함 같은 LPH와 LPD이다. 그리고 전차와 장갑차 등을 싣고 바로 해안에 접안해 이들을 풀어놓는, 우리에게는 매우 낯익은 LST(Landing Ship, Tank)가 있다. LST는 ‘상륙함’으로 정리할 수 있다.
“대양해군 국위 선양의 지름길”
현재 한국 해군은 4300t인 고준봉급의 LST 네 척과 제2차 세계대전 때 미 해군이 쓰다가 준 4080t의 운봉급 LST 네 척을 갖고 있다. 해군은 50년이 넘은 함령(艦齡)을 가진 운봉급 상륙함을 퇴역시키고, 그 공간을 독도급 LPH 세 척으로 채워나갈 예정이다.
독도는 일본과 영유권 마찰을 빚을 수 있지만, 독도함은 절대로 그런 일을 만나지 않는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국토의 최동단 독도 동도의 면적은 7만1757㎡이나 독도함의 비행갑판 면적은 그 6분의 1에 불과한 6400㎡이다. 독도 동도의 헬기장에서는 단 한 대의 헬기만 뜨고 내릴 수 있으나 ‘움직이는 독도’에는 무려 15대의 헬기가 실려 있다.
과거 일본은 동티모르와 이라크에 자위대를 보낼 때 오스미함으로 물자를 수송함으로써 그들의 국위를 뽐냈다. 반면 한국은 오스미함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LST(동티모르)와 임대한 상선(이라크)으로 물자를 보냄으로써 체면을 구겨야 했다. 그러나 ‘떠다니는 독도’가 건조된 만큼 해군은 더 이상 일본에 위축될 이유가 없다. 한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 어디에 있든 우리 함정은 항상 대한민국의 영토로 인정받는다. 이라크나 쿠웨이트에 물자를 싣고 들어간 독도함의 비행갑판에 우리 대통령이 탄 헬기가 도착하고, 헬기에서 내린 대통령이 도열해 있던 해군과 해병대를 사열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대양해군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국위를 선양하는 최고의 지름길이다.”
왜 독도함을 세미 항공모함이라고 말할까. 미국식 함정 분류에 의하면 독도함은 LPH(Landing Platform, Helicopter)에 속하는데, 해군은 LPH를 ‘헬기탑재 상륙강습함’으로 번역하고 있다. 독도함은 UH-60 기동헬기와 AH-1 공격헬기 등 15대 정도의 헬기를 실을 수 있다. 과거 언론은 이러한 함정을 ‘(작은 규모의) 헬기모함’으로 불러왔다.
엘리베이터 비행갑판 밑에 격납고
15대 정도의 헬기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은 곧 대대급 항공부대가 이 함정에 탑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독도함의 비행갑판 면적은 약 6400㎡(길이 200m, 폭 32m)로 1만800㎡의 면적을 가진 월드컵축구장(길이 120m, 폭 90m)의 3분의 2 크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비행갑판에서는 6~8대의 UH-60 기동헬기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 있다.
독도함에 착함한 헬기는 다른 헬기들이 뜨고 내릴 수 있도록 바로 블레이드(날개)를 접고 함 좌우에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갑판 밑에 있는 격납고로 이동한다.
엘리베이터와 비행갑판 밑에 격납고를 갖춘 구조는 순양함이나 구축함 같은 전투함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항공모함이나 뒤에서 설명할 상륙모함, 그리고 독도함 같은 대형 상륙함에서만 발견되는 구조다.
독도함은 우리 귀에 익은 일본의 상륙함 오스미(大隅)함보다 훨씬 크다. 오스미함은 8900t급이지만, 독도함은 그보다 1.5배 정도 큰 1만3000t급. 오스미함은 헬기를 싣지 못하고 두 척의 공기부양정만 싣고 다니므로 LPD(Landing Platform, Dock)로 분류된다. 공기부양정은 전차나 장갑차·트럭 등을 싣고 LPD를 빠져나와 물에 살짝 뜬 상태(공기부양)에서 매우 빠르게 육지로 상륙해가는 작은 배다.
그러나 공기부양정이 아무리 빨라도 헬기보다는 빠를 수 없다. 현대전에서 헬기는 사람과 물자를 나르는 기동수단일 뿐만 아니라 전차나 장갑차를 공격하는 공격무기가 된 지 오래다. 따라서 공기부양정보다는 헬기를 싣고 다니는 상륙함이 훨씬 더 공격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은 아직 LPH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1996년 일본이 미쓰이 조선소에서 오스미함을 건조했을 때 한국 언론은 ‘이 배의 갑판을 비행갑판으로 개조하면, UH-60보다 두 배 정도 큰 CH-46 헬기 4~5대를 탑재할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일본은 오스미급 상륙함을 모두 세 척 가질 예정인데, 2000년 제2번 함인 시모키타함을 실전배치했고, 현재는 제3번 함인 구니사키함을 만들고 있다. 한국도 마라도함과 백령도함을 더 지어 모두 세 척의 LPH를 보유할 예정이다.
덩치가 큰 독도함은 헬기 외에도 오스미함과 똑같이 두 척의 공기부양정을 싣는다. 독도함의 격납고 아래에 있는 함미부에는 배 밑바닥이 없어 바로 바다가 들어와 있는 길이 26.4m, 폭 14.3m의 ‘작은 풀장’이 있다. 이 풀장이 바로 공기부양정이 들락거리는 ‘배 안의 항구’인데, 이 항구를 도크(dock)라고 한다.
독도함 안에는 전차의 경우 70대, 이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군용트럭은 무려 200대까지 실을 수 있는 거대한 ‘지하 주차장’이 있다. ‘덤프(dump)’ 또는 ‘비클 스페이스(vehicle space)’라고 불리는 이 주차장은 배 안의 항구에 연결돼 있다.
상륙작전이 펼쳐지면 독도함의 비행갑판에서는 각종 헬기가 해병대 보병을 태우기 시작한다. 같은 시각 독도함의 배 안에서는 ‘자기 자리’에 고정돼 있던 공기부양정이 배 안의 작은 항구로 내려진다. 그리고 주차장에 세워놓았던 전차 한 대와 트럭 두 대가 공기부양정으로 옮겨진다.
비행갑판에서 헬기가 날아오를 무렵 독도함의 함미부에서는 공기부양정이 빠져나온다. 공기부양정은 시속 60~80㎞라는 놀라운 속도로 바다 위를 스치듯이 날아 육지로 올라와 멈춰 선다. 그리고 공기부양정에서 내려온 전차 등이 이미 작전을 펼치고 있는 헬기부대의 엄호를 받으며 적진 깊숙이 돌격해 들어간다.
독도함은 공기부양정 작전만 하는 오스미함과 달리 헬기를 이용한 항공 상륙작전과 전차를 동원한 돌격 상륙작전을 모두 펼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독도함은 오스미함의 ‘형님’이라고 할 수 있다. 오스미함이 진수됐을 때 ‘일본이 유사시 항모(사실은 헬기모함)로 개조할 수 있는 상륙함을 가졌다’고 한 언론은 독도함에 대해서는 그 두 배의 찬사를 보내야 한다.
그렇다면 LPH나 LPD보다 큰 상륙함은 없을까. 두 상륙함보다 큰 상륙함은 LHA(Assault Landing Ship, Heli-copter)와 LHD(Heli-
copter Landing Ship, Dock)로 표기되는 ‘상륙모함’이다. LHA보다는 LHD가 더 신형인데, 상륙모함은 4만t이 넘는 초대형으로 현재는 미 해군만 보유하고 있다(참고로 미국 항공모함은 10만t에 이르고 프랑스 항모는 3만t급, 영국 항모는 2만t급이다).
미 해군의 LHD와 LHA 상륙모함에는 똑같이 8000파운드의 무게를 실을 수 있는 CH-53 초대형 헬기 4대, 7000파운드를 싣는 CH-46 대형 헬기 12대, ‘해리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AV-8B 수직이착륙기 6대, UH-1N 중형헬기 3대와 AH-1W 공격헬기 4대가 실려 있다. 그러나 LHA에는 공기부양정이 한 척 실려 있으나 신형인 LHD에는 세 척이 실려 있는 차이가 있다.
상륙함 계열은 ‘상륙모함’으로 불리는 LHD와 LHA가 가장 크고, 그 다음이 ‘대형 상륙함’으로 묶어줄 수 있는 독도함이나 오스미함 같은 LPH와 LPD이다. 그리고 전차와 장갑차 등을 싣고 바로 해안에 접안해 이들을 풀어놓는, 우리에게는 매우 낯익은 LST(Landing Ship, Tank)가 있다. LST는 ‘상륙함’으로 정리할 수 있다.
“대양해군 국위 선양의 지름길”
현재 한국 해군은 4300t인 고준봉급의 LST 네 척과 제2차 세계대전 때 미 해군이 쓰다가 준 4080t의 운봉급 LST 네 척을 갖고 있다. 해군은 50년이 넘은 함령(艦齡)을 가진 운봉급 상륙함을 퇴역시키고, 그 공간을 독도급 LPH 세 척으로 채워나갈 예정이다.
독도는 일본과 영유권 마찰을 빚을 수 있지만, 독도함은 절대로 그런 일을 만나지 않는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국토의 최동단 독도 동도의 면적은 7만1757㎡이나 독도함의 비행갑판 면적은 그 6분의 1에 불과한 6400㎡이다. 독도 동도의 헬기장에서는 단 한 대의 헬기만 뜨고 내릴 수 있으나 ‘움직이는 독도’에는 무려 15대의 헬기가 실려 있다.
과거 일본은 동티모르와 이라크에 자위대를 보낼 때 오스미함으로 물자를 수송함으로써 그들의 국위를 뽐냈다. 반면 한국은 오스미함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LST(동티모르)와 임대한 상선(이라크)으로 물자를 보냄으로써 체면을 구겨야 했다. 그러나 ‘떠다니는 독도’가 건조된 만큼 해군은 더 이상 일본에 위축될 이유가 없다. 한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 어디에 있든 우리 함정은 항상 대한민국의 영토로 인정받는다. 이라크나 쿠웨이트에 물자를 싣고 들어간 독도함의 비행갑판에 우리 대통령이 탄 헬기가 도착하고, 헬기에서 내린 대통령이 도열해 있던 해군과 해병대를 사열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대양해군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국위를 선양하는 최고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