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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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 탤런트들, 안방극장서 맹활약

  • 김용습 기자/ 스포츠서울 연예부 snoopy@sportsseoul.comt

    입력2005-03-10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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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여자 연예인에게 결혼은 치명타였다. 대다수 연예 관계자는 결혼 발표와 동시에 인기가 떨어진다고 믿었고, 심지어 결혼은 곧 은퇴라고 받아들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결혼=인기 하락’이라는 등식은 깨진 지 오래다. 오히려 결혼 이후 주가를 더욱 높이는 여자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채림(26), 홍은희(25), 이요원(25), 그리고 4월26일 결혼하는 한가인(23)처럼 꽃다운 20대에 ‘덜컥’ 결혼을 택하는 스타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고 있다.

    그래서인지 올봄 안방극장에 ‘미시(Missy) 탤런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KBS 2TV ‘두 번째 프로포즈’로 화려하게 일어선 오연수(34)를 비롯해 ‘오! 필승 봉순영’의 채림, 결혼한 뒤 CF 모델로 부쩍 인기도를 높이고 있는 박주미(33), 올해로 결혼한 지 만 10년을 맞이하는 변정수(31), ‘해신’의 채시라(37) 등이 ‘치맛바람’을 주도하더니 올해 들어 고현정(34), 홍은희, 이요원, 신애라(36) 등이 속속 안방극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재벌가 며느리에서 10년 만에 연기자로 돌아온 고현정은 요즘 성큼 다가온 ‘봄날’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다. SBS 특별기획 ‘봄날’(김규완 극본·김종혁 연출)에서 노메이크업의 뽀얀 피부와 10년 공백을 무색케 하는 농익은 연기력을 뽐내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더구나 KT ‘안(Ann)’에 이어 LG전자 CF 모델에 거푸 발탁돼 20억원에 가까운 ‘목돈’도 챙겼다. 시청률 30%의 벽을 돌파하지 못해 안타까운 것만 빼면 모든 게 순조롭다.

    KBS 1TV 아침드라마 ‘바람꽃’(손영목 극본·한철경 연출)에 출연 중인 홍은희는 2003년 12월 출산 후 처음으로 연기 맛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 당초 악역인 ‘정님’에 내정됐으나 “어머니로서 아이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고 제작진에게 부탁해 착한 심성의 여주인공을 맡게 됐다는 후문이다. 13개월 된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지만 남편(탤런트 유준상)의 적극적인 후원 덕분에 연기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신애라는 2000년 2월 MBC 시트콤 ‘가문의 영광’ 이후 5년여 만에 연기자로 돌아올 채비를 차렸다. 3월21일 첫 방송 하는 SBS 월화드라마 ‘불량주부’(강은정 극본·유인식 연출)에서 실직한 남편(손창민 분)에게 집안일을 맡기고 대신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결혼 6년차 ‘열혈주부’ 역을 연기한다. 공교롭게도 남편인 차인표는 SBS 드라마 스페셜 ‘홍콩 익스프레스’에 출연해 수, 목요일 밤을 책임지고 있다.

    2년 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던 이요원도 돌아온다. 이달 중순부터 촬영하는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김현석 감독)에서 김주혁, 봉태규 등과 연기호흡을 맞춘다. 5월쯤에는 TV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MBC 사극 ‘다모’의 이재규 PD가 연출하는 SBS 드라마 ‘패션 70’s’(정성희 극본)에서 의상 디자이너를 꿈꾸는 가난한 여성 역을 맡아 주진모, 김민정 등과 함께 연기하게 된다.

    올해 오연수는 ‘한류 스타’로 맹활약할 듯하다. 지난해 말 방송 콘텐츠 수출입 행사인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에서 ‘두 번째 프로포즈’가 대만 케이블 채널 ‘비디오랜드’에 회당 1600만원에 수출됐기 때문이다. ‘해신’의 채시라도 신바람이 났다. 카리스마 넘치는 자미부인 역에 푹 빠져 있는 데다 드라마가 평균 시청률 30%를 웃돌며 쾌속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해신’의 강일수 PD는 “결혼 전에도 연기를 잘했지만 지금은 그 정도를 뛰어넘은 것 같다. 노련미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연기를 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김지호(31) 하희라(36), 그리고 2월26일 둘째 딸을 순산한 유호정(36) 등도 안방극장 나들이를 준비하고 있다.

    ‘미시 탤런트’의 잇단 복귀와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영화 산업의 팽창과 시청 행태의 변화 등 날로 급변하는 연예계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99년 2월 영화 ‘쉬리’의 대성공 이후 20대 스타급 연기자들의 스크린 이동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안방극장은 ‘넘버 2급’ 신인 혹은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연기자들이 활개를 쳤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송승헌, 원빈, 한재석, 박정철, 홍경인, 소지섭, 이정진 등 정상급 남자 연기자들이 줄줄이 입대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연기자 기근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이들 ‘미시 탤런트’ 득세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10, 20대 시청자들이 TV 대신 인터넷 VOD 보기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30, 40대 주부 시청자들이 채널권을 쥐게 된 점도 이들의 복귀에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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