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화장품 방문판매 사원이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문제는 실적으로 평가받는 영업직의 특성상 적성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적응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초특급 세일즈맨’들의 성공 신화에 고무돼 영업의 길에 들어서려 한다면, 우선 자신이 영업직에 어울리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영업직에 적합한 품성으로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격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 △끝없는 스트레스와 강도 높은 업무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 등을 꼽는다.
‘영업이나 해볼까’ 금물, 전문성 가진 ‘프로’ 마음가짐을
흔히 ‘영업 마인드’라고 불리는 서비스 정신도 필수적이다. 지난해 108대의 렉서스를 팔아 도요타 판매왕에 오른 김대영씨는 “세일즈맨은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손님을 높여야 한다. 절대 손님보다 먼저 나서서 말하지 말아야 하고, 손님이 무엇을 말하는지 열심히 들어야 하며, 손님이 물어본 것에 대해 최대한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손님에게 ‘노(no)’란 대답을 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 “일단 ‘예스(yes)’라고 해놓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진정한 세일즈맨의 자세”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통 요건이 충족됐다면, 이제 자신의 개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찾을 차례다.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는 “영업직 사원에게 막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외국 기업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영업직이야말로 기업 경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전문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영업이나 해볼까’라는 자세를 버리고,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프로 영업인’이 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영업직은 성별, 학력, 연령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영업사원을 수시채용 방식으로 선발한다. 따라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선택한 뒤에는 평소 관심 있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자주 들러 채용 정보를 수집하거나, 미리 인사 담당자에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놓는 것이 좋다.
고객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라이프 플래너’
푸르덴셜생명은 한 달이라도 영업직 경력이 있는 사람은 절대 채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 ‘보험은 신뢰를 파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영업직처럼 실적 지상주의로 접근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신 레크리에이션 강사, 국책연구소 연구원, 은행원 등 다양한 출신의 경력자들을 채용해왔다.
보험은 영업직 가운데 억대 연봉자가 가장 많은 분야이면서, 동시에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가 업무시간’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업무 강도가 높기도 하다. 대부분의 업체가 특별한 공고 없이 수시로 직원을 채용하므로 미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접수해두는 것이 좋다.
도서·전집= 어린이들을 위한 백과사전이나 전집류를 판매하는 영업직 종사자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덕목은 교육자적인 자세다. 이 때문에 여성, 특히 자식을 키워본 고학력 주부들이 우대된다. 대부분의 회사가 세워둔 채용 기준은 20살 이상, 고졸 이상일 것. 교육관련 경력이 있으면 유리하다.
학습백과사전 등 전집류의 ‘판매 매니저’ 90% 이상이 여성인 웅진닷컴의 인사담당자는 “사업 초기부터 대졸 여성 판매인을 현장에 투입해 큰 성과를 거뒀다”며 “‘그저 그런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에게 지적 양식을 파는 것’이라는 사명감을 가진 사람을 우선해 뽑는다”고 밝혔다. 인원 제한 없이 면접을 통해 수시로 채용하므로 취업을 원할 때 해당 지국을 방문하면 된다.
자동차= 고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신뢰성과 전문성이다. 특히 자신이 판매하는 차종뿐 아니라, 자동차 전반에 관한 지식이 필수적이다. 어린 시절 자동차 잡지를 수집했거나 동호회 활동을 했던 사람처럼 관련 경력을 쌓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골프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과 어울릴 수 있을 만한 취미를 개발하는 것도 채용과 이후 영업에 도움이 된다.
도요타 자동차의 한국 딜러인 디엔티 모터스의 경우 30대 초·중반의 남자 영업 경력자를 우대한다. 다른 외국계 자동차 업체에서 영업 경력을 쌓은 이라면 더 좋다.
원칙적으로 학력과 나이 제한은 없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자부터 해외 유학파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것이 인사담당자의 말. 그런 만큼 자신의 전문성과 서비스 정신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원자가 선발된다고 한다. 채용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결원이 생길 때마다 보충하므로 수시로 관련 홈페이지를 참고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자동차 분야의 전문지식뿐 아니라 글로벌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어 능력, 에티켓 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험사 라이프 플래너가 고객에게 재무상담을 해주고 있는 모습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 영업직의 주력은 주부들이지만, 젊은 여성이나 남성들의 경우 희소성이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신뢰성이 강해 일단 활동할 경우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화진화장품은 일반 영업직보다 전문성을 강화한 ‘뷰티 메신저’라는 영업직을 신설해 전문대졸 이상의 20대 여성만을 선발한다.
대부분 회사에서 화장품 영업직은 면접을 통해 수시 채용하므로 취업을 원할 때 해당 회사의 영업망을 찾아가면 된다.
제약= 병원과 약국을 상대로 약품을 판매해야 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경우 전문직 종사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리더십과 약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수적이다. 대부분 기업 공채를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다른 영업직에 비해 학력, 나이 제한이 엄격한 편이다. 제약업계 영업직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정보담당자(MR)’ 자격을 취득하면 채용과 영업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한미약품은 대졸 이상자 가운데 공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하는데, 제약업에 대한 실제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
외국계 제약사인 한국 얀센도 공개채용을 통해 직원을 뽑는다. 신입의 경우 토익점수 700점 이상의 20대 대졸자여야 하며, 경력직은 나이 제한을 두지 않지만 동일 업종 경력이 있는 30대 초반까지의 남성이 우대받는다. 외국어 능력도 평가 대상이며, 하반기에는 신규·경력 직원을 합쳐 40명 정도 선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