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지막한 파라솔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자리를 안내하는 것은 서빙 담당인 윤충환씨(21). “이쪽으로 앉으시죠, 뭘 드릴까요?” 정신지체 3급 장애인인 윤씨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에는 남다른 정성이 가득하다. 주방에선 언어장애가 있는 황병철씨(36)가 요리사를 거들어 정성껏 스파게티를 담아낸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카운터를 맡고 있는 뇌성마비 장애인 조효숙씨(27)의 잔잔한 웃음이 정겹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 못지않게 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이곳, 카페 소울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한 ‘정신지체 장애인 대인서비스 프로그램’에 따라 애덕의 집에서 900여 만 원을 들여 85평 규모로 시설을 마련했다. 엄정한 과정을 통해 선발한 종업원들은 1년2개월 동안 친절·팀워크·주방일 등의 다양한 사전교육을 거쳤다. “실제로 사람과 부딪치면서 현실을 익혀가는 것을 보면 대견스럽죠. 반대로 일반인들이 장애인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운다고 볼 수도 있고요.” 카페의 운영을 책임진 장미순 수녀의 말. 한적한 주말 오후, 잠시 나들이 삼아 특별한 정성이 담긴 스파게티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