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기로 소문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마침내 눈물을 흘렸다. 제2차 세계대전중 루마니아 전선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묘소를 찾은 데 이어 전쟁통에 헤어진 사촌 누나 두 사람과 한꺼번에 상봉했기 때문.
생후 6개월 된 슈뢰더와 헤어져 루마니아 빨치산 토벌작전에 투입된 아버지 프란츠는 1944년 10월4일 사망한 사실만 알려졌을 뿐 묻힌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아버지 묘소를 추적한 슈뢰더의 누나 군힐트 캄프가 최근 루마니아의 한 공동묘지에 아버지가 묻힌 사실을 확인한 것. 이 과정에서 전쟁중 헤어진 작은아버지가 지난 90년에 사망했으며, 동독 지역에 사촌누나 두 명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57년 만의 눈물 속 해후가 이루어진 것이다.
슈뢰더 총리의 눈물을 본 독일인들은 그가 좌파 이론의 충실한 신봉자가 된 이유를 이제서야 이해하겠다는 분위기다. 아버지의 전사로 파출부와 공장노동자로 생활을 꾸려온 어머니가 재혼하는 바람에 가난하게 자란 슈뢰더 총리는 직업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한 뒤, 20세의 나이로 뒤늦게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어린시절 이런 풍파를 겪은 그는 괴팅겐대학을 어렵사리 마치고 변호사로 진출하면서 사회민주당(SPD)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것.
조만간 가족들과 함께 루마니아에 있는 아버지의 묘소를 방문할 계획인 슈뢰더 총리의 표정에 독일인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 백경학/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stern100@donga.com >
日, 자살보험상품 등장… 학생 자살 땐 위로금 지급
학생이 자살하면 학교 대신 위로금을 지급하는 자살보험상품을 일본에서 개발하였다.
일본 에이스 손해보험사는 지난 5월9일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학생이 자살한 경우 위로금을 최대 300만엔(3200만원)까지 지급하는 ‘스튜던트 케어’ 보험상품을 판매 개시했다. 통상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시킨 자살로 인한 사망을 업계 처음으로 대상에 포함한 것.
그동안 일본 사립학교들은 교내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사건이 많아지면서 학교측의 관리책임 여부를 두고 논쟁에 시달려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보험상품은 학생이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 사망 원인이나 사고 발생장소를 따지지 않고 즉시 위로금이나 장례비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학생 1인당 연간 보험료는 980엔(1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에이스 보험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각급 학교에서 교내 사고로 인해 위로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늘기 때문에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학교측이 교직원의 체벌이나 성희롱 등으로 제소당할 경우 소송비용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보험 등 ‘교육현장문제’와 관련한 보험상품이 속속 등장한다.
운전 부주의 교통사고 나이별로 원인 다르다
운전자의 시야를 흐트려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연령대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는 색다른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고속도로 안전연구소(UNCHSRC)는 1995~99년까지 미국 내에서 운전 부주의로 발생한 교통사고 5000건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안전연구소에 따르면 사고를 낸 운전자 가운데 10대는 주로 라디오나 CD 플레이어를 조작하다 사고를 냈으며, 20대 운전자는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앉은 사람과의 대화나 장난 등 주로 동승자에 신경을 쓰다 화를 당했다.
반사신경이 상대적으로 무딘 60대는 역시 행인이나 공사현장과 같은 장애물의 갑작스런 출현에 재빨리 반응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교통사고 구경이나, 유리창에 반사한 햇빛도 노인 사고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결국 연령대별로 운전중 관심사항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운전 부주의의 원인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연구소측의 주장.
이번 조사에선 특히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사고 확률이 매우 적은 것으로 조사되어 그동안 안전운전의 적이 곧 휴대전화라는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전체 사고 원인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사고는 1.5%에 지나지 않던 것. 이는 운전중 햄버거를 먹거나 어린이를 달래다 사고가 일어난 경우보다 더 적은 수치였다. 어쨌든 미국의 휴대전화 판매업계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대대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은 미국 내 교통사고 중 25∼50%가 운전자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다고 밝힌 바 있다.
< 김성규/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kimsk@donga.com >
생후 6개월 된 슈뢰더와 헤어져 루마니아 빨치산 토벌작전에 투입된 아버지 프란츠는 1944년 10월4일 사망한 사실만 알려졌을 뿐 묻힌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아버지 묘소를 추적한 슈뢰더의 누나 군힐트 캄프가 최근 루마니아의 한 공동묘지에 아버지가 묻힌 사실을 확인한 것. 이 과정에서 전쟁중 헤어진 작은아버지가 지난 90년에 사망했으며, 동독 지역에 사촌누나 두 명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57년 만의 눈물 속 해후가 이루어진 것이다.
슈뢰더 총리의 눈물을 본 독일인들은 그가 좌파 이론의 충실한 신봉자가 된 이유를 이제서야 이해하겠다는 분위기다. 아버지의 전사로 파출부와 공장노동자로 생활을 꾸려온 어머니가 재혼하는 바람에 가난하게 자란 슈뢰더 총리는 직업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한 뒤, 20세의 나이로 뒤늦게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어린시절 이런 풍파를 겪은 그는 괴팅겐대학을 어렵사리 마치고 변호사로 진출하면서 사회민주당(SPD)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것.
조만간 가족들과 함께 루마니아에 있는 아버지의 묘소를 방문할 계획인 슈뢰더 총리의 표정에 독일인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 백경학/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stern100@donga.com >
日, 자살보험상품 등장… 학생 자살 땐 위로금 지급
학생이 자살하면 학교 대신 위로금을 지급하는 자살보험상품을 일본에서 개발하였다.
일본 에이스 손해보험사는 지난 5월9일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학생이 자살한 경우 위로금을 최대 300만엔(3200만원)까지 지급하는 ‘스튜던트 케어’ 보험상품을 판매 개시했다. 통상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시킨 자살로 인한 사망을 업계 처음으로 대상에 포함한 것.
그동안 일본 사립학교들은 교내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사건이 많아지면서 학교측의 관리책임 여부를 두고 논쟁에 시달려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보험상품은 학생이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 사망 원인이나 사고 발생장소를 따지지 않고 즉시 위로금이나 장례비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학생 1인당 연간 보험료는 980엔(1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에이스 보험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각급 학교에서 교내 사고로 인해 위로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늘기 때문에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학교측이 교직원의 체벌이나 성희롱 등으로 제소당할 경우 소송비용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보험 등 ‘교육현장문제’와 관련한 보험상품이 속속 등장한다.
운전 부주의 교통사고 나이별로 원인 다르다
운전자의 시야를 흐트려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연령대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는 색다른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고속도로 안전연구소(UNCHSRC)는 1995~99년까지 미국 내에서 운전 부주의로 발생한 교통사고 5000건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안전연구소에 따르면 사고를 낸 운전자 가운데 10대는 주로 라디오나 CD 플레이어를 조작하다 사고를 냈으며, 20대 운전자는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앉은 사람과의 대화나 장난 등 주로 동승자에 신경을 쓰다 화를 당했다.
반사신경이 상대적으로 무딘 60대는 역시 행인이나 공사현장과 같은 장애물의 갑작스런 출현에 재빨리 반응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교통사고 구경이나, 유리창에 반사한 햇빛도 노인 사고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결국 연령대별로 운전중 관심사항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운전 부주의의 원인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연구소측의 주장.
이번 조사에선 특히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사고 확률이 매우 적은 것으로 조사되어 그동안 안전운전의 적이 곧 휴대전화라는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전체 사고 원인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사고는 1.5%에 지나지 않던 것. 이는 운전중 햄버거를 먹거나 어린이를 달래다 사고가 일어난 경우보다 더 적은 수치였다. 어쨌든 미국의 휴대전화 판매업계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대대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은 미국 내 교통사고 중 25∼50%가 운전자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다고 밝힌 바 있다.
< 김성규/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kims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