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스님이 2명에 불과한 작은 암자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자장암(주지 남현스님)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창건 당시부터 금개구리에 얽힌 전설이 전해져 온 이곳에 실제로 목 부근에 금줄이 있는 금개구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개구리는 금테(또는 금줄)를 두르고 있는 한국특산종 개구리다. 농약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거의 멸종되다시피 해 환경부가 맹꽁이와 함께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보호야생동물이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경기도 고양시와 광명시, 경북 대구와 군위 등지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때문에 자장암에 나타난 금개구리가 유일한 금개구리는 아니다. 개구리 전문가인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심재한 박사는 “금개구리는 좁은 웅덩이에서도 평생을 사는 등 이동성이 없다”며 “중요한 환경지표로 꼽힌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불교 신자들은 “전설이 현실화했다”며 경외감을 나타내고 있다. 자장암에는 과거에도 가끔 금개구리가 나타났다고 사찰 관계자들은 말한다. 암자 안에는 3년 전에 한 사진작가가 찍었다는 금개구리 사진도 전시돼 있다. 그러나 최근처럼 자주 나타나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금개구리가 나타나는 곳은 자장암 관음전 뒤 바위벽에 뚫려 있는 지름 2cm 남짓한 작은 구멍인 금와공(金蛙孔)이다. 깊이는 20cm 정도로 알려져 있다. 지상에서 2m 가량 되는 높이에 나 있는 이 구멍에 금개구리가 어떻게 들어가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없다.
지난 98년 금개구리가 나타난다는 소리를 듣고 촬영하러 왔던 한 방송국 사람들은 3일간 잠복했으나 촬영에 실패했다. 자장암 기도스님인 상욱 스님은 “10년을 자장암에 다닌 신도 중에서도 금개구리를 못 본 사람이 있는 반면 처음 왔는데 본 사람도 있다”며 “진실한 마음의 기도를 많이 한 사람은 금개구리를 본다”고 말했다.
자장암에 출현한 금개구리는 몇가지 특색이 있다. 상욱 스님은 “어떤 때는 큰 개구리가, 어떤 때는 작은 개구리가 출현한다. 한 마리가 아닌 것 같다. 목 주위에 테형식으로 둘러진 금색깔도 날씨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또 등에는 거북 모양의 무늬가 있다”고 말했다. 울음소리도 보통 개구리보다 훨씬 강하다고 한다. 보통 개구리들이 겨울잠에 들어가는 한겨울에 모습을 보이는 점도 특이하다. 올 1월에도 목격된 적이 있다고 한다.
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한번 나타나면 5, 6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며 사람들이 가까이 와서 쳐다봐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상욱 스님은 “한여름에 금와보살(금개구리)을 본 적이 있다. 땡볕에 등이 하얗게 변하면서도 움직이지 않아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기자가 자장암을 찾은 10월6일 오후에도 금개구리는 제자리에서 사람들을 맞고 있었다.
‘자장암 금개구리’가 기이한 것은 통도사 창건(서기 646년) 전 이곳에서 움집을 짓고 수도했던 신라의 자장율사와 금개구리간에 얽힌 전설이 현실상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설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날 저녁 수도하던 자장율사는 공양미를 씻으러 암벽 아래 옹달샘으로 갔는데 거기에 개구리 한 쌍이 놀고 있었다. 자장율사는 개구리들을 두 손으로 건져 근처 숲으로 옮겨놓았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샘가로 나간 자장율사는 다시 옹달샘에서 놀고 있는 개구리들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아주 먼 곳에 개구리들을 갖다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다음날에도 개구리들이 와서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이상해 개구리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여느 개구리들과 달리 금줄이 선명했고 등에는 거북 모양의 무늬가 있었다. 불가와 인연이 있는 개구리라고 생각한 자장율사는 개구리들을 옹달샘에 살도록 내버려뒀다. 어느덧 겨울이 왔다. 자장율사는 동면에 들어갈 것으로 알았던 개구리들이 눈이 오고 얼음이 얼어도 샘물 속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살 곳을 마련해줘야겠다고 생각한 자장율사는 암벽을 손가락으로 찔러 구멍을 뚫고 그 안에 개구리를 넣어 주었다. ‘영원토록 이곳에 살면서 자장암을 지켜달라’는 소망과 함께. 이때부터 통도사 스님들은 이 개구리를 금와보살, 바위를 금와석굴이라 불렀다.”
이런 전설 탓인지 현지에서는 ‘금개구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모두들 ‘금와보살’(金蛙菩薩)이라고 부른다. 상욱 스님은 “자장암은 전부터 관음기도 도량으로 유명했기에 신도들은 관세음보살이 모습을 바꿔 금와보살로 나타났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장암을 찾은 신도들은 신발을 벗고 합장 반 배 한 뒤 ‘금와보살’에게 소원을 빌고 있다. 사찰측에서는 이미 수천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람들이 몰려들자 암자 입구에는 장이 섰다. 신도들이 타고 온 자가용이 밀려 주차할 공간도 없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사찰측에서는 내심 고심하고 있다. 혹 금개구리를 만지거나 손상시키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 때문에 24시간 경비작전을 펼치고 있다. 스님과 신도들이 번갈아 금와공 주변을 지키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복을 비는 기복적인 데 치우치지 말고 금개구리의 출현이 주는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자장율사가 남긴 말씀을 오늘에 되살리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 자장율사는 ‘계를 파기하고 백년을 살기보다 계를 지키고 하루를 살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상욱 스님은 “자장율사께서 혼탁한 세상일수록 바른 법을 세우고 지키라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개구리는 금테(또는 금줄)를 두르고 있는 한국특산종 개구리다. 농약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거의 멸종되다시피 해 환경부가 맹꽁이와 함께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보호야생동물이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경기도 고양시와 광명시, 경북 대구와 군위 등지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때문에 자장암에 나타난 금개구리가 유일한 금개구리는 아니다. 개구리 전문가인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심재한 박사는 “금개구리는 좁은 웅덩이에서도 평생을 사는 등 이동성이 없다”며 “중요한 환경지표로 꼽힌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불교 신자들은 “전설이 현실화했다”며 경외감을 나타내고 있다. 자장암에는 과거에도 가끔 금개구리가 나타났다고 사찰 관계자들은 말한다. 암자 안에는 3년 전에 한 사진작가가 찍었다는 금개구리 사진도 전시돼 있다. 그러나 최근처럼 자주 나타나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금개구리가 나타나는 곳은 자장암 관음전 뒤 바위벽에 뚫려 있는 지름 2cm 남짓한 작은 구멍인 금와공(金蛙孔)이다. 깊이는 20cm 정도로 알려져 있다. 지상에서 2m 가량 되는 높이에 나 있는 이 구멍에 금개구리가 어떻게 들어가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없다.
지난 98년 금개구리가 나타난다는 소리를 듣고 촬영하러 왔던 한 방송국 사람들은 3일간 잠복했으나 촬영에 실패했다. 자장암 기도스님인 상욱 스님은 “10년을 자장암에 다닌 신도 중에서도 금개구리를 못 본 사람이 있는 반면 처음 왔는데 본 사람도 있다”며 “진실한 마음의 기도를 많이 한 사람은 금개구리를 본다”고 말했다.
자장암에 출현한 금개구리는 몇가지 특색이 있다. 상욱 스님은 “어떤 때는 큰 개구리가, 어떤 때는 작은 개구리가 출현한다. 한 마리가 아닌 것 같다. 목 주위에 테형식으로 둘러진 금색깔도 날씨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또 등에는 거북 모양의 무늬가 있다”고 말했다. 울음소리도 보통 개구리보다 훨씬 강하다고 한다. 보통 개구리들이 겨울잠에 들어가는 한겨울에 모습을 보이는 점도 특이하다. 올 1월에도 목격된 적이 있다고 한다.
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한번 나타나면 5, 6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며 사람들이 가까이 와서 쳐다봐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상욱 스님은 “한여름에 금와보살(금개구리)을 본 적이 있다. 땡볕에 등이 하얗게 변하면서도 움직이지 않아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기자가 자장암을 찾은 10월6일 오후에도 금개구리는 제자리에서 사람들을 맞고 있었다.
‘자장암 금개구리’가 기이한 것은 통도사 창건(서기 646년) 전 이곳에서 움집을 짓고 수도했던 신라의 자장율사와 금개구리간에 얽힌 전설이 현실상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설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날 저녁 수도하던 자장율사는 공양미를 씻으러 암벽 아래 옹달샘으로 갔는데 거기에 개구리 한 쌍이 놀고 있었다. 자장율사는 개구리들을 두 손으로 건져 근처 숲으로 옮겨놓았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샘가로 나간 자장율사는 다시 옹달샘에서 놀고 있는 개구리들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아주 먼 곳에 개구리들을 갖다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다음날에도 개구리들이 와서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이상해 개구리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여느 개구리들과 달리 금줄이 선명했고 등에는 거북 모양의 무늬가 있었다. 불가와 인연이 있는 개구리라고 생각한 자장율사는 개구리들을 옹달샘에 살도록 내버려뒀다. 어느덧 겨울이 왔다. 자장율사는 동면에 들어갈 것으로 알았던 개구리들이 눈이 오고 얼음이 얼어도 샘물 속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살 곳을 마련해줘야겠다고 생각한 자장율사는 암벽을 손가락으로 찔러 구멍을 뚫고 그 안에 개구리를 넣어 주었다. ‘영원토록 이곳에 살면서 자장암을 지켜달라’는 소망과 함께. 이때부터 통도사 스님들은 이 개구리를 금와보살, 바위를 금와석굴이라 불렀다.”
이런 전설 탓인지 현지에서는 ‘금개구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모두들 ‘금와보살’(金蛙菩薩)이라고 부른다. 상욱 스님은 “자장암은 전부터 관음기도 도량으로 유명했기에 신도들은 관세음보살이 모습을 바꿔 금와보살로 나타났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장암을 찾은 신도들은 신발을 벗고 합장 반 배 한 뒤 ‘금와보살’에게 소원을 빌고 있다. 사찰측에서는 이미 수천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람들이 몰려들자 암자 입구에는 장이 섰다. 신도들이 타고 온 자가용이 밀려 주차할 공간도 없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사찰측에서는 내심 고심하고 있다. 혹 금개구리를 만지거나 손상시키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 때문에 24시간 경비작전을 펼치고 있다. 스님과 신도들이 번갈아 금와공 주변을 지키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복을 비는 기복적인 데 치우치지 말고 금개구리의 출현이 주는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자장율사가 남긴 말씀을 오늘에 되살리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 자장율사는 ‘계를 파기하고 백년을 살기보다 계를 지키고 하루를 살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상욱 스님은 “자장율사께서 혼탁한 세상일수록 바른 법을 세우고 지키라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