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원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하향 돌파하는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는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호전된 결과이고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물가불안요인을 해소시켜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도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원화 강세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마냥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무엇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흐름이 원-달러 환율을 좌지우지하고 있어 적정수준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환율은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 일본의 정책 당국자들이 시장개입을 경고할 때마다 주문처럼 되뇌는 문구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은 어떨까. 우리 경제의 중장기 전망은 양호하다. 국제유가 등 불안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지난해 10%대의 성장에 이어 올해도 7% 이상의 성장률 달성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 1·4분기 무역수지 흑자가 전년동기 47억달러에서 7억4600만달러로 급감한 것에서 드러나듯 단기 전망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펀더멘털만으로 최근의 원화 강세를 모두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거품이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거품의 일등공신은 바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대폭 증가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연초부터 2월말까지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강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외국인들 덕택이다.
다음으로는 정부의 정책기조를 들 수 있다. 인플레 요인이 발생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미완성 등을 감안할 때 통화당국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원화 절상 기조는 이러한 정부의 딜레마를 해소해주고 있는 현실이다.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인플레 요인을 제거해주는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연초 이후 약세를 보였던 엔화 가치가 2월말을 고비로 재차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데다 경기회복 징후도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의 원화 강세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당국의 원화절상 용인 및 엔화가치 강세의 합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당국의 태도와 엔화 강세 기조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의 향방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고 대외신인도도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 기간 집중 매수한 뒤 차익실현에 나서는 단기매매 패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미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6월부터 모건스탠리의 신흥시장 투자지수인 MSCI지수에서 우리나라의 투자비중이 소폭 하향조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불안한 양상이다.
그렇다고 원화 절상 기조를 반전시킬 정도의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오히려 원화 절상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둔화시키는 순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 증시가 정상적 조정국면의 한계를 넘어 약세장으로 본격 진입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단기자본의 유출규모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버슈팅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제2의 외환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금융시장 전반이 매우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정부 당국으로서는 시장개입을 통해 과도한 원화 절상을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단기자금이 대거 유출될 경우에 대비한 긴급 외환유동성 확보 방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투기적 공황심리를 다소나마 진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미국 증시는 우리나라 증시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의 운명까지 거머쥐고 있는 셈이다. 미국 증시의 순항을 기원할 뿐이다. 棟
‘환율은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 일본의 정책 당국자들이 시장개입을 경고할 때마다 주문처럼 되뇌는 문구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은 어떨까. 우리 경제의 중장기 전망은 양호하다. 국제유가 등 불안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지난해 10%대의 성장에 이어 올해도 7% 이상의 성장률 달성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 1·4분기 무역수지 흑자가 전년동기 47억달러에서 7억4600만달러로 급감한 것에서 드러나듯 단기 전망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펀더멘털만으로 최근의 원화 강세를 모두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거품이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거품의 일등공신은 바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대폭 증가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연초부터 2월말까지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강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외국인들 덕택이다.
다음으로는 정부의 정책기조를 들 수 있다. 인플레 요인이 발생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미완성 등을 감안할 때 통화당국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원화 절상 기조는 이러한 정부의 딜레마를 해소해주고 있는 현실이다.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인플레 요인을 제거해주는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연초 이후 약세를 보였던 엔화 가치가 2월말을 고비로 재차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데다 경기회복 징후도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의 원화 강세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당국의 원화절상 용인 및 엔화가치 강세의 합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당국의 태도와 엔화 강세 기조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의 향방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고 대외신인도도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 기간 집중 매수한 뒤 차익실현에 나서는 단기매매 패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미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6월부터 모건스탠리의 신흥시장 투자지수인 MSCI지수에서 우리나라의 투자비중이 소폭 하향조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불안한 양상이다.
그렇다고 원화 절상 기조를 반전시킬 정도의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오히려 원화 절상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둔화시키는 순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 증시가 정상적 조정국면의 한계를 넘어 약세장으로 본격 진입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단기자본의 유출규모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버슈팅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제2의 외환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금융시장 전반이 매우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정부 당국으로서는 시장개입을 통해 과도한 원화 절상을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단기자금이 대거 유출될 경우에 대비한 긴급 외환유동성 확보 방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투기적 공황심리를 다소나마 진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미국 증시는 우리나라 증시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의 운명까지 거머쥐고 있는 셈이다. 미국 증시의 순항을 기원할 뿐이다. 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