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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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 김병익 / 하한가 박상희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입력2006-04-07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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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물러나야 할 때 자리를 물러나는 것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때를 알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문예지 ‘문학과 지성’의 김병익대표(62)가 3월18일 명예로운 퇴진을 하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신임 대표는 시인 채호기씨(43). 김씨는 “30년간 하고 싶은 일을 무사히 마쳤고, ‘20세기형 인물’이 마땅히 물러나야 할 시점에 그 짐을 맡길 만한 믿음직한 후배들이 있으니까 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동아일보 문학담당 기자로 문학을 만나 김현 김주연 김치수 등과 70년대 문단을 이끌었던 김씨. 척박한 문학 환경 속에서도 순수문학의 기치를 끝까지 지키다 물러나는 그를 보며 정치판의 노추(老醜)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하한가 박상희

    박상희 기협중앙회장의 민주당 입당을 둘러싼 논란으로 재계와 중소기업계가 불필요한 정치 바람에 휘말리며 큰 후유증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계 의견의 대부분은 아무래도 “270만 회원사를 가진 중소기업 중앙회 집행부가 한꺼번에 정치권에 들어가는 것은 중소기업계 전체를 선거 열풍에 휩쓸리게 하는 위험한 도박”이라는 쪽인 듯하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버티던 박회장은 결국 회장직 사퇴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기업인이 정치 바람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경제에 역효과라는 지적. 박회장 자신도 지난해 8월 관훈토론회 기조연설에서 IMF 경제위기는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에서 비롯됐다”고 역설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제 와서 “경제인이라면 경제적 신념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여당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궤변인지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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