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다음 밑줄 친 곳에 들어갈 표현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A: 山田さんを しって いますか
B: はい. _________ .
① しりました ② しります ③ しりません ④ します ⑤ しって いま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1학년 대학입시 제2외국어 수능시험의 출제유형으로 제시한 일본어 문제 중 하나다.
3월17일 서울 K고에서 기자가 만난 3학년생 이모군은 교육과정평가원의 이 모델을 보고 며칠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군은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독일어를 포기하고 일어를 ‘독학’하기로 거의 마음을 굳힌 상태다. 다음은 이군의 말. “난 일어를 거의 못하지만 이 문제는 한눈에 풀었다. 정답은 ⑤번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야마타씨를 알고 있습니까. 예, 알고 있습니다’가 되는 거다. 일어 수능시험이 정말 이 정도 수준이라면 난 학교수업을 포기하는 쪽을 택하겠다.”
이군은 2학년 때 1년간 독일어 수업을 들었지만 별로 배울 마음이 없어서 실력이 형편없다고 했다. 이군의 반 학생 대부분도 독일어 동사 하나 변변히 못외운다. 이들은 “3월 4일 첫 모의고사를 본 뒤 과목변경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73개 대학이 2001년부터 제2외국어를 대학입시에 반영하기로 한 것은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 교육을 ‘정상화’시켜 보겠다는 교육부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지켜본 고3 교실에선 교육부의 의도가 실패할 것 같은 징조가 여기서기서 나타나고 있었다.
현재 고3학생들은 2학년 때까지 독일어Ⅰ, 프랑스어Ⅰ, 일어Ⅰ, 중국어Ⅰ, 러시아어Ⅰ, 스페인어Ⅰ 중 하나를 배웠다. 과연 제대로 수업이 이뤄졌을까. 서울시교육청 김성기장학사는 “고교 제2외국어 교육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모 고등학교 독일어교사의 말은 다르다. “제2외국어가 입시에 반영된다는 교육부 발표는 지금 고3생이 고교 입학할 때 이미 나왔었다. 그러나 교사나 학생들은 ‘그때 가봐야 안다’며 반신반의했다. 교육부정책이 신뢰를 잃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내가 진행한 독일어Ⅰ 수업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았다. 중간고사 등 시험은 매우 쉽게 출제해왔다. 학생들은 독일어에 대해 무지에 가깝다.”
전국의 거의 모든 학교에서 제2외국어는 이렇게 ‘시간 때우기’로 흘렀을 것이라는 게 이 교사의 생각이다.
제2외국어가 입시에 반영되는 올해도 정상적인 커리큘럼이 지켜질 리 없다고 한다. 서울의 다른 고교 독일어교사 말이다. “수능범위는 독일어Ⅰ에 국한됐다. 고3 때는 독일어Ⅱ를 가르치도록 돼 있는데 수업이 안될 것 같다. 시험과목인 독일어Ⅰ의 복습과 자습으로 채울 예정이다. 제2외국어가 입시에 반영돼도 제2외국어 교육은 비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프랑스어 교사는 입시반영으로 학생들이 눈길도 안주던 제2외국어 교과서를 들춰보기 시작했다는 것은 좋은 변화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시험 위주 주입식교육의 ‘원죄’는 도저히 극복될 수 없더라고 했다. 학교 문만 나서면 써먹지도 못하는 죽은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로학원 김용근평가실장은 “공교육이 학생들의 기호를 무시한 채 제2외국어 선택권을 봉쇄한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184개 일반고교 중 제2외국어를 한 과목만 두고 있는 학교가 70여개교, 나머지 대다수 학교는 두 과목을 두고 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45.7%(1207명 중 551명)의 입시생이 일어를 선호했지만 일어를 가르치는 서울시내 일반고교는 21개교뿐이다. 서울 강남역 부근 K학원에서 만난 고3 학부모 진영숙씨(50)는 “아이가 제2외국어 과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 차라리 수업을 포기하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한 독일어교사는 현재의 독어-불어 위주 교육과 고교생들의 의식 사이에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 체감했다고 한다. “서울 J고에서 최근 선택과목으로 일어를 추가했습니다. 그러자 일어반이 10여개 반이 됐고 독일어반은 한 반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습니다. 서울시내 독일어 교사들이 모두 깜짝 놀랐죠.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겁니다.”
교육부는 일어가 쉽다는 생각을 불식하기 위해 다른 제2외국어를 쉽게 출제할 계획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대과거, 과거완료, 수동태 등 특정문법문제는 출제에서 제외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이에 대해 기자가 만난 제2외국어 교사들은 “한 마디로 우리 나라 교육이 갈 데까지 갔다”는 침통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K고 한 교사의 말이다. “수동태는 어려우니 그건 빼고 언어를 배우라는 발상 아닙니까? 과거완료 문장이 나오면 건너뛰고 공부하는 학생도 나오겠죠. 세계 어디에도 이런 언어교육은 없습니다.”
이 교사는 “교사수급 등 근본적 처방 없이 제2외국어 교육 문제를 대충 봉합하려 한 것이 또다른 교육적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시반영이 ‘만병통치약’이나 되는 듯 두 손 놓고 있는 교육부를 지적하는 말이다.
A: 山田さんを しって いますか
B: はい. _________ .
① しりました ② しります ③ しりません ④ します ⑤ しって いま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1학년 대학입시 제2외국어 수능시험의 출제유형으로 제시한 일본어 문제 중 하나다.
3월17일 서울 K고에서 기자가 만난 3학년생 이모군은 교육과정평가원의 이 모델을 보고 며칠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군은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독일어를 포기하고 일어를 ‘독학’하기로 거의 마음을 굳힌 상태다. 다음은 이군의 말. “난 일어를 거의 못하지만 이 문제는 한눈에 풀었다. 정답은 ⑤번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야마타씨를 알고 있습니까. 예, 알고 있습니다’가 되는 거다. 일어 수능시험이 정말 이 정도 수준이라면 난 학교수업을 포기하는 쪽을 택하겠다.”
이군은 2학년 때 1년간 독일어 수업을 들었지만 별로 배울 마음이 없어서 실력이 형편없다고 했다. 이군의 반 학생 대부분도 독일어 동사 하나 변변히 못외운다. 이들은 “3월 4일 첫 모의고사를 본 뒤 과목변경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73개 대학이 2001년부터 제2외국어를 대학입시에 반영하기로 한 것은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 교육을 ‘정상화’시켜 보겠다는 교육부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지켜본 고3 교실에선 교육부의 의도가 실패할 것 같은 징조가 여기서기서 나타나고 있었다.
현재 고3학생들은 2학년 때까지 독일어Ⅰ, 프랑스어Ⅰ, 일어Ⅰ, 중국어Ⅰ, 러시아어Ⅰ, 스페인어Ⅰ 중 하나를 배웠다. 과연 제대로 수업이 이뤄졌을까. 서울시교육청 김성기장학사는 “고교 제2외국어 교육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모 고등학교 독일어교사의 말은 다르다. “제2외국어가 입시에 반영된다는 교육부 발표는 지금 고3생이 고교 입학할 때 이미 나왔었다. 그러나 교사나 학생들은 ‘그때 가봐야 안다’며 반신반의했다. 교육부정책이 신뢰를 잃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내가 진행한 독일어Ⅰ 수업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았다. 중간고사 등 시험은 매우 쉽게 출제해왔다. 학생들은 독일어에 대해 무지에 가깝다.”
전국의 거의 모든 학교에서 제2외국어는 이렇게 ‘시간 때우기’로 흘렀을 것이라는 게 이 교사의 생각이다.
제2외국어가 입시에 반영되는 올해도 정상적인 커리큘럼이 지켜질 리 없다고 한다. 서울의 다른 고교 독일어교사 말이다. “수능범위는 독일어Ⅰ에 국한됐다. 고3 때는 독일어Ⅱ를 가르치도록 돼 있는데 수업이 안될 것 같다. 시험과목인 독일어Ⅰ의 복습과 자습으로 채울 예정이다. 제2외국어가 입시에 반영돼도 제2외국어 교육은 비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프랑스어 교사는 입시반영으로 학생들이 눈길도 안주던 제2외국어 교과서를 들춰보기 시작했다는 것은 좋은 변화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시험 위주 주입식교육의 ‘원죄’는 도저히 극복될 수 없더라고 했다. 학교 문만 나서면 써먹지도 못하는 죽은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로학원 김용근평가실장은 “공교육이 학생들의 기호를 무시한 채 제2외국어 선택권을 봉쇄한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184개 일반고교 중 제2외국어를 한 과목만 두고 있는 학교가 70여개교, 나머지 대다수 학교는 두 과목을 두고 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45.7%(1207명 중 551명)의 입시생이 일어를 선호했지만 일어를 가르치는 서울시내 일반고교는 21개교뿐이다. 서울 강남역 부근 K학원에서 만난 고3 학부모 진영숙씨(50)는 “아이가 제2외국어 과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 차라리 수업을 포기하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한 독일어교사는 현재의 독어-불어 위주 교육과 고교생들의 의식 사이에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 체감했다고 한다. “서울 J고에서 최근 선택과목으로 일어를 추가했습니다. 그러자 일어반이 10여개 반이 됐고 독일어반은 한 반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습니다. 서울시내 독일어 교사들이 모두 깜짝 놀랐죠.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겁니다.”
교육부는 일어가 쉽다는 생각을 불식하기 위해 다른 제2외국어를 쉽게 출제할 계획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대과거, 과거완료, 수동태 등 특정문법문제는 출제에서 제외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이에 대해 기자가 만난 제2외국어 교사들은 “한 마디로 우리 나라 교육이 갈 데까지 갔다”는 침통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K고 한 교사의 말이다. “수동태는 어려우니 그건 빼고 언어를 배우라는 발상 아닙니까? 과거완료 문장이 나오면 건너뛰고 공부하는 학생도 나오겠죠. 세계 어디에도 이런 언어교육은 없습니다.”
이 교사는 “교사수급 등 근본적 처방 없이 제2외국어 교육 문제를 대충 봉합하려 한 것이 또다른 교육적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시반영이 ‘만병통치약’이나 되는 듯 두 손 놓고 있는 교육부를 지적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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