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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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아빠’ 만세!

아이 키우기에 참여하는 아빠 크게 늘어… 인터넷엔 육아일기 연재 봇물

  • 입력2006-07-12 1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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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슴도치 아빠’ 만세!
    “백일된 상현이는 요즘 6스푼에 150cc 정도를 세 시간마다 먹고 있는데, 신생아 때에 비하면 지금은 거의 정상량을 먹고 있다. 먹는 양과 주기가 일정해지니까 변을 보는 시간도 일정해지기 시작했다.”

    임신, 출산, 육아 전문사이트인 베베하우스(www.bebe house.com)의 ‘아빠들의 육아일기’에 배성수씨(34)가 연재하는 육아일기의 한 대목이다. 웬만한 엄마들도 챙기기 어려운 ‘우유 먹이는 시간과 양’은 물론이고, 아기 기저귀 가는 법, 똥치우기 등 육아경험이 물씬 풍기는 알짜배기 글들을 많이 올려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들을 대한민국 최초의 NBA 진출 선수로 만들기 위해서’란 부제를 단 ‘아빠의 일기’ (www.littlejordan.com)도 접속건수가 3만여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이트.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빠가 지난 해 1월부터 아들이 커나가는 과정과 고된 연습 과정을 일기형식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올리고 있다.

    커가는 과정 매일 일기 쓰듯 올려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육아일기를 연재하는 고슴도치 아빠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검색 사이트에서 ‘아빠’를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고슴도치 아빠들이 꾸려가는 사이트가 20여개에 달한다. 분야도 ‘아빠와 동화책’ ‘아빠는 요리사’ ‘혜린아빠의 밴쿠버 에세이’ 등 다양하다. PC통신 나우누리에 연재되는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도 네티즌들에겐 널리 알려진 인기코너. 윤호아빠 서진석씨가 연재하고 있는데, 평균 조회수가 하루 200여건에 달할 정도로 이용자들이 많다. 지난해 천리안에 개설된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도 열리자마 자 아빠들의 회원가입이 폭주해 진작에 인기 코너로 자리잡았다.



    베베하우스 김미영실장(37)은 “처음 사이트를 오픈했을 때 남자회원의 비율이 30% 이상이어서 놀랐다. 아빠육아일기도 곧바로 세 건이나 연재를 시작했다. 아빠들만의 특화정보인 ‘아빠랑아가랑’ 코너를 만든 것도 아빠회원들의 참여열기를 반영해서”라며 아빠들의 육아열기를 확인해 준다.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가 20, 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아내가 사회적-경제적으로 성공한다면 가사를 떠맡겠다’고 응답한 20대 남성의 비율이 72.2%에 달했다. 나원형씨(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는 ‘아이의 균형있는 정서 발달을 위해서는 아빠들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고 보면 사이버공간에서 육아일기를 쓰는 고슴도치 아빠들은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이미 떼놓은 셈이다.

    “육아일기 쓰면 사랑이 쑥쑥 커져요”

    목욕시키고 놀아주고… “아이의 감정 엄마보다 더 잘 알지요”


    “아내의 권유로 육아일기 연재를 시작했는데, 매일 세훈의 이야기를 쓰다보니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세심하게 살펴보다 보니 아빠로서 해야 할 일이 더욱 많다는 것도 느끼구요.” 유태웅(33)씨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의 특성상 늦게 퇴근하는 일이 많은 편. 하지만 밤늦게 집에 들어가도 세훈의 하루 일과를 챙기고, 목욕시키고, 잠시라도 함께 놀아주는 일은 빠뜨리지 않는다.

    “세훈이는 아빠와 노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 다. 머리 위로 번쩍 들어주기도 하고 아주 역동적으로 놀아주거든요. 특히 육아일기를 쓰고부터 세훈이의 감정상태를 많이 살펴보는 데, 아빠랑 몇 시간 놀고 나면 훨씬 명랑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세훈이가 아프거나 칭얼댈 때 그 이유를 족집게처럼 알아내는 아내의 육아실력보다는 한참 아래라고 털어놓는 유씨. 그는 “세훈이가 훗날 육아일기를 보면서 아빠가 이처럼 정성으로 자신을 돌보고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고 기뻐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뿌듯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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