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개의 기업과 개인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국내 최대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베인 앤 컴퍼니로부터 대대적인 경영컨설팅을 받았다. 지난해 7월부터 무려 4개월간 대한상의의 위상에서부터 장기적인 발전 방향까지를 포함하는 종합건강진단을 받은 것이다. 개별 직무와 관련한 컨설팅을 제외하면 상의 역사상 처음이라 할 만하다. 아직 대한상의는 컨설팅 결과를 외부로 알리지 않고 있다.
대한상의는 상공회의소법에 의해 설립된 민간경제단체다. 경제단체 중 회원수도 국내 최대 규모인데다 전세계 150여개국에 있는 상공회의소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는 ‘범세계적인 민간기구’이다. ‘간판’만 보면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막강 경제단체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중소기업들만의 이익을 대변하고 전경련이 주로 30대 재벌에 속하는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비해 대한상의만큼은 ‘모든 업종의 대-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종합경제단체’를 표방한다. 그런 만큼 전문화와 특성화 시대에 백화점식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제단체들의 고민이 비단 대한상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재벌개혁 정책이 김대중정부 출범 2년을 계기로 ‘밀어붙이기’에서 ‘끌어안기’로 선회하면서 정부 일각에서 ‘경제단체 개조론’이 제기됐고 전경련에 ‘발전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모든 경제단체들에는 변신의 몸부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경련을 향해 아예 해체하거나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처럼 개편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물론 전경련측은 “원래 ‘오너’들의 조직으로 출범한 전경련을 두고 ‘경제단체’들의 조직인 경단련처럼 개편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항변하고 있다. 전경련은 오너들의 조직으로 출범한 이상 오너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경련 운영에서 5대 재벌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전경련이 회원사들의 이해보다는 몇몇 재벌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끊이질 않았었다.
오는 2월 신임 회장을 선출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전경련 발전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의사결정구조를 합리화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단체들이 제 살을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변신을 모색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구 노력’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대한상의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컨설팅을 받으면서까지 새로운 위상 찾기에 고심하는 것도 ‘이대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그동안의 보수적 이미지를 벗고 고객인 회원사들의 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 ‘고객 중심’ 단체로 새로 태어나는 것으로 보아달라”고 말했다. 11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는 대한상의 김상하회장이 내년 4월 임기를 끝으로 더 이상 연임하지 않고 물러나겠다는 것도 대한상의의 이런 변신 노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단체들의 이러한 자구노력의 결실은 일단 1월 중으로 상의 컨설팅 결과가 알려지고 2월 전경련 신임 회장단이 선출되면 윤곽을 제대로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얼마나 획기적인 개선안이 나올지는 다소 부정적이다. 강력한 재벌비판론자인 방송대 김기원교수는 경제단체 개조론에 관한 한 정부와 재벌을 함께 비판했다. “재벌의 본질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정몽구 현대회장은 전경련 회장이 될 수 없다’는 식으로만 접근한다면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는 것이다. 일본에도 경단련이나 일본경제인연합회 등 한국의 전경련이나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같은 단체들이 있지만 실제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오너들이 단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자면 현재 정부가 의도하고 있는 ‘경제단체 개조론’은 대증요법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재벌개혁의 메스는 정부가 쥐었지만 경제단체들을 수술할 수 있는 집도의는 기업 스스로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대한상의는 상공회의소법에 의해 설립된 민간경제단체다. 경제단체 중 회원수도 국내 최대 규모인데다 전세계 150여개국에 있는 상공회의소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는 ‘범세계적인 민간기구’이다. ‘간판’만 보면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막강 경제단체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중소기업들만의 이익을 대변하고 전경련이 주로 30대 재벌에 속하는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비해 대한상의만큼은 ‘모든 업종의 대-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종합경제단체’를 표방한다. 그런 만큼 전문화와 특성화 시대에 백화점식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제단체들의 고민이 비단 대한상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재벌개혁 정책이 김대중정부 출범 2년을 계기로 ‘밀어붙이기’에서 ‘끌어안기’로 선회하면서 정부 일각에서 ‘경제단체 개조론’이 제기됐고 전경련에 ‘발전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모든 경제단체들에는 변신의 몸부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경련을 향해 아예 해체하거나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처럼 개편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물론 전경련측은 “원래 ‘오너’들의 조직으로 출범한 전경련을 두고 ‘경제단체’들의 조직인 경단련처럼 개편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항변하고 있다. 전경련은 오너들의 조직으로 출범한 이상 오너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경련 운영에서 5대 재벌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전경련이 회원사들의 이해보다는 몇몇 재벌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끊이질 않았었다.
오는 2월 신임 회장을 선출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전경련 발전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의사결정구조를 합리화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단체들이 제 살을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변신을 모색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구 노력’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대한상의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컨설팅을 받으면서까지 새로운 위상 찾기에 고심하는 것도 ‘이대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그동안의 보수적 이미지를 벗고 고객인 회원사들의 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 ‘고객 중심’ 단체로 새로 태어나는 것으로 보아달라”고 말했다. 11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는 대한상의 김상하회장이 내년 4월 임기를 끝으로 더 이상 연임하지 않고 물러나겠다는 것도 대한상의의 이런 변신 노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단체들의 이러한 자구노력의 결실은 일단 1월 중으로 상의 컨설팅 결과가 알려지고 2월 전경련 신임 회장단이 선출되면 윤곽을 제대로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얼마나 획기적인 개선안이 나올지는 다소 부정적이다. 강력한 재벌비판론자인 방송대 김기원교수는 경제단체 개조론에 관한 한 정부와 재벌을 함께 비판했다. “재벌의 본질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정몽구 현대회장은 전경련 회장이 될 수 없다’는 식으로만 접근한다면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는 것이다. 일본에도 경단련이나 일본경제인연합회 등 한국의 전경련이나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같은 단체들이 있지만 실제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오너들이 단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자면 현재 정부가 의도하고 있는 ‘경제단체 개조론’은 대증요법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재벌개혁의 메스는 정부가 쥐었지만 경제단체들을 수술할 수 있는 집도의는 기업 스스로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