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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생명표는 생명보험 가입자의 사망 현상을 관찰해 작성한 성별·연령별 사망률표다(표 참조). 1989년 처음 공개된 이후 3~5년마다 개정돼왔으며 보험사가 보험료율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한다. 통계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국민생명표보다 평균수명이 높은데, 이는 보험사가 건강진단 또는 과거 병력 고지 등을 통해 보험 가입을 승낙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1회 경험생명표에서 9.9세였던 남녀 간 평균수명 차이는 35년 만에 4.4세까지 줄어들었다.
개정된 경험생명표가 4월부터 본격 적용되면 종신보험료는 내려간다. 수명이 연장된 만큼 사망보험금 지급 시기가 미뤄지고 보험사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평균 5% 안팎으로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다.
종신보험료 5% 안팎 인하
예를 들어 50세 남성이 경험생명표 개정 전 20년납 종신보험 1억 원 상품에 가입할 경우 그동안 월 36만2000원 보험료를 내야 했다(그래프 참조). 완납 시 총납입 보험료는 8688만 원이 된다. 하지만 4월 이후 같은 상품에 가입하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는 1만5000원 줄어든 34만7000원이 된다. 총납입 보험료도 8328만 원으로 이전보다 360만 원 줄어든다.연금보험료는 보험사에 따라 보험료가 인상되거나 수령 연금액이 감소할 수 있는데, 보험사가 사망률 감소, 수명 증가로 더 많은 연금액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뇌·심혈관질환 보험료는 손해보험사 인상, 생명보험사 인하로 갈린다. 이미 일부 손해보험사는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비에 대한 보험료를 4월부터 평균 20%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손해보험업계의 참조요율(업계 전체 평균 요율) 개정으로 뇌·심혈관질환 손해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뇌·심혈관질환을 보장하는 상품이더라도 생명보험사 보험료는 10% 안팎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계 요청에 따라 보험개발원이 생명보험사 참조요율에 처음으로 뇌·심혈관계 통계를 포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생명보험업계의 뇌·심혈관질환 보험에는 보수적인 가정에 따라 높은 위험률이 적용됐는데, 앞으로는 자체 통계에 따라 정확한 추정이 가능해져 보험료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변경된 보험료, 기존 가입자에겐 적용 안 돼
다만 이 같은 보험료 변경은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된다. 기존 가입자는 가입 당시 경험생명표를 바탕으로 이미 보험료가 결정돼 있어 이번에 경험생명표가 바뀌었다고 해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갱신형 상품이나 갱신형 특약 가입자는 보험료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업계 관계자는 “상품 개정 이후 보험료에 일부 변화가 생기는 건 사실이지만 나이를 비롯한 개인별 건강 상황을 감안해 보장 여부와 유불리를 꼼꼼히 따져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 경험생명표에 따라 보험료가 오르거나 내린다고 해서 무턱대고 ‘갈아타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기존 보험을 변경하거나 해지하면 그간 납부한 총 보험료보다 적은 환급금을 돌려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신상품과 별도로 기존 상품에 새로운 특약을 추가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상품 선택폭이 넓어지는 만큼 여러 보험에 가입했다면 보험 리모델링(재설계)도 고려할 만하다. 다만 보험 리모델링은 갱신형이 많아 매달 나가는 보험료가 부담스럽거나 기존 가입 상품의 보장이 겹칠 경우 등으로 한정하는 편이 유리하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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