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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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논란에도 김준혁·양문석·박은정 국회 입성

[4·10 총선] ‘정권심판론’이 선거 압도… 부동산 논란 공영운은 이준석 개인기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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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4-04-1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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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심판론이 이슈와 인물을 압도했다.”

    4·10 총선에서 부동산, 막말 등 각종 논란을 빚은 후보들이 당선한 상황을 바라보는 전문가들 시각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가 20% 이상 차이 나면 아무리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세우고 야당에 부정적 이슈가 발생해도 선거 판세를 뒤흔드는 기재로 잘 작동하지 않는데 이번이 그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4·10 총선에서 승리한 김준혁, 양문석, 박은정 당선인과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에게 패한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왼(쪽부터). [뉴시스, 뉴스1, 뉴스1, 뉴시스]

    4·10 총선에서 승리한 김준혁, 양문석, 박은정 당선인과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에게 패한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왼(쪽부터). [뉴시스, 뉴스1, 뉴스1, 뉴시스]

    “김준혁 당선, 尹 정부에 대한 분노 보여주는 것”

    먼저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당선인은 6만9881표를 받으면서 6만7504표에 그친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를 2377표차로 누르고 승리했다(그래프1 참조). 김 당선인은 과거에 했던 발언들이 선거 과정에서 알려지며 문제가 됐다. 그는 2022년 8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전쟁에 임해서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해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로부터 사과와 함께 사퇴 요구를 받았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도 위안부와 관계를 했을 것” “고종이 여자를 밝혀 밤마다 파티를 해 나라가 망했다” 같은 발언으로도 물의를 빚었다.

    2022년 2월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 2권에서는 전승된 설화를 근거로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해 상경한 안동 유림 인사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기도 했다.

    같은 지역구에서 치른 21대 총선 결과와 비교하면 득표차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이런 각종 논란에도 그가 당선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것만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그의 당선에 대해 “국민은 그의 발언이 정권심판론을 압도할 정도의 변수가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민 대표는 “김 후보의 당선은 개인적으로 충격이 큰데, 어떻게 보면 극단적 진영 싸움에서 김 후보를 당선시킴으로써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크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국, 윤 대통령의 가장 아픈 회초리

    경기 안산갑에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 양문석 당선인은 ‘편법 대출’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주인공이다. 양 당선인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대학생 장녀 명의로 빌린 돈 11억 원을 사용해 편법 대출 논란에 휩싸였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을 신고하면서 해당 아파트를 당시 매입가 31억2000만 원이 아닌 공시가격 21억5600만 원으로 기재해 선관위에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5만7050표를 받아 국민의힘 장성민 후보(4만5517표)를 누르고 당선했다(그래프2 참조). 전문가들은 양 당선인의 부동산 리스크가 정권심판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국민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조국혁신당 박은정 비례대표 1번의 당선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박성민 대표는 “지금 국민의 정서는 가장 아픈 회초리를 찾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을 무너뜨릴 때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듯이, 지금 윤 대통령을 가장 아프게 때리는 사람은 조국 전 장관이라고 여기는 듯하다”며 “김준혁 후보가 당선한 것을 생각하면 광기만 남은 현 정치 현실에서 (박 당선인 남편의 전관예우 논란을) 넘어가지 못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양문석 당선인과 비슷하게 부동산으로 논란을 빚은 경기 화성을 민주당 공영운 후보(4만8578표)는 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5만1856표)에게 밀려 낙선했을까. 박성민 대표는 이에 대해 “이준석이라는 개인이 가진 경쟁력의 승리”라며 “전국에서 평균연령 34세로 가장 젊은 도시인 동탄의 2030세대에게 자녀에게 수십억 집을 증여한 공 후보의 모습이 정서상 맞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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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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