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대방동 스페이스 살림에 있는 ‘월경상점’. [조영철 기자]
한 번쯤 주위 여성과 이런 대화를 나눠봤다면 그 사람은 ‘생리 중’이었을 확률이 높다. 대다수 가임기 여성이 주기적으로 겪는 ‘월경’, 즉 ‘두꺼워진 자궁점막이 떨어져나가면서 출혈과 함께 질을 통해 배출되는 생리적 현상’은 참으로 심란한 일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월경 전후로는 삭신이 쑤시고 식욕도 달라지며 몸이 붓고 신경질적이 되면서 뾰루지까지 생긴다. 이런 걸 매달 해야 한다니. 가뜩이나 주기가 불규칙하고 생리통이 심해 ‘월경’에 대한 좋은 기억은 없지만, 월경 상품만을 파는 곳이 국내에 처음 생겼다는 데는 호기심이 동했다.
‘월경상점’ 외관. 새빨간 글씨가 눈길을 끈다.
월경컵, 의외의 ‘제로 웨이스트’ 아이템
‘월경상점’에서는 모든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볼 수 있다. [조영철 기자]
월경컵은 의료용 실리콘으로 제작한 생리대 대안 제품이다.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제품으로 찢어지거나 오염되지 않는 이상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인생의 절반을 일회용 생리대와 함께한다고 가정하면 월경 용품을 바꿨을 때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의외의 ‘제로 웨이스트’ 아이템인 셈. 한국에서는 아직 외국처럼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조영철 기자]
이곳에서는 국내 최초로 수입 허가를 받은 ‘페미사이클’을 포함한 7개 브랜드와 19종의 월경컵을 판다. 면 생리대와 월경 팬티도 살 수 있다. 1시간마다 전시된 제품을 소독·관리한다.
‘월경상점’에서는 제품 상담과 추천도 받을 수 있다. [조영철 기자]
요즘 온라인에서 할인도 되는데 굳이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살 이유가 있을까. 있다. 이곳에서는 구입 금액 일부를 별도의 기부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이 포인트로는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이지앤모어 홈페이지 초이스샵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월경 용품을 살 수 있다. 1월 현재까지 150명이 535만 원 상당의 혜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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