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980억 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전방 유리 파손, 기체 내부 빗물 유입, 결빙성능검사 불합격 등으로 전력배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방위사업청이 이를 무시한 채 전력화를 밀어붙인 사실이 지난해 감사원 감사로 밝혀졌다.
감사 결과 방위사업청은 수리온을 개발하면서 주사업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부풀린 원가계산을 그대로 인정하거나 사업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부과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등 부실한 사업관리로 막대한 국가 예산을 낭비해온 것.
또한 수리온은 연료량 표시장치 에러, 충돌방지등 작동 불량 같은 잔고장부터 동체 프레임에 금이 가거나 엔진 결빙을 막는 방빙장치 고장까지 군용 헬기로 운행할 수 없을 만큼 여러 결함이 있었다. 우천 시 기체 내부에 빗물이 새는 문제는 일선 부대에 배치된 모든 수리온에서 발견됐을 정도다. 2015년 1월과 2월에는 비행훈련 중이던 수리온 2대가 방빙장치를 가동하다 엔진 고장으로 정지하는 사고가 있었고, 12월에는 같은 결함으로 기체가 추락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누리꾼은 “여름에는 비가 새서 못 뜨고 겨울에는 엔진이 얼어 못 뜬다니 헬기가 아니라 잠자리인가 보다”며 비꼬았다. 다른 누리꾼은 “이렇게 고장이 잦다면 헬기 이름을 ‘수리온’에서 ‘수리중’으로 바꾸는 것이 나을 듯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