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4

2012.11.26

경찰수사 중 해외 도피 전 세무서장 현직 부장검사가 변호사 소개 의혹

경찰, 현직 검사 형 윤우진 씨 사건 수사 확대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12-11-26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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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수사 중 해외 도피 전 세무서장 현직 부장검사가 변호사 소개 의혹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금품수수 의혹 사건이 검경 갈등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가 수사 중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현직 부장검사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단서를 잡고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경찰은 윤 전 서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분석해 이러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현직 부장검사에게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윤 전 서장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건 6월. 광수대는 서울 성동구 마장동 육류수입가공업체 T사(대표 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윤 전 서장이 오랫동안 이 업체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골프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윤 전 사장은 경찰에 불려가 한 차례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협조를 약속했던 그는 경찰조사가 진행되던 9월 홍콩으로 도주했고, 현재까지 외국에 머물고 있다. 윤 전 서장은 모 검찰 간부 친형이다.

    윤 전 서장은 2010년 성동세무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T사 대표 김모 씨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2010~ 2011년경 윤 전 서장이 김씨로부터 현금 2000만 원, 선물용 포장육(갈비세트) 100박스가량을 받았으며 여러 차례 골프접대도 받았다. 윤 전 서장은 김씨로부터 받은 포장육을 지인들에게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김모 씨 측근 인사와 금품 전달자가 경찰에 제보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서장은 경찰조사에서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윤 전 서장과 김모 씨가 골프를 칠 때 현직 검찰간부 2명도 같이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두 검사는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검사도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윤 전 서장이 T사의 법인카드를 이용해 지불한 골프접대비는 4000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검경 갈등 2라운드’ 터지나



    경찰은 검사들에 대한 윤 전 서장의 골프접대 의혹을 수사하려고 6월 인천에 위치한 해당골프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윤 전 서장이 골프를 친 흔적을 찾지 못했다. 이후 경찰은 윤 전 서장이 자기 이름이 아닌 ‘최○○’라는 가명으로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요구했지만, 검찰은 5차례나 이를 기각해 경찰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검찰과 경찰 주변에서는 현직 부장검사들이 연루됐기 때문에 검찰이 영장을 기각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부장검사만 아니었으면 벌써 소환조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사건을 검찰에 ‘빼앗긴’ 경찰은 현재 이 사건을 손에 쥐고 절치부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실이 공개되면, 세무서장의 금품수수 의혹으로 시작된 이번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이 전면화할 경우 김광준 검사 사건보다 더 심각한 검경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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