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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연구에 푹 빠진 재미 치과의사

  •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

몽골 연구에 푹 빠진 재미 치과의사

몽골 연구에 푹 빠진 재미 치과의사
“의학과 역사는 서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몸에 나타난 증상을 통해 원인을 유추하는 것이 의학이라면, 시간에 묻힌 사실을 찾아내 그 의미를 복원하는 것이 역사학의 몫이지요.”

지난 8년 동안 오로지 몽골과 칭기즈칸 연구에 ‘미쳐 살아온’ 재미 치과의사 장 샘 박사(한국명 장석형·53). 20년 전 서울에서 레지던트 과정과 군복무를 마친 직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지금 로스앤젤레스 근처 노스힐스에서 치과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 그가 몽골 연구에 빠져든 결정적인 계기는 93년 미국 현지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몽골역사전시회였다. 상식으로만 알고 있던 칭기즈칸이,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가장 오랜 기간 정복한 인물임을 눈으로 확인한 충격 때문이었다. “이민 초기 소수인종으로서 받은 개인적인 설움도 한몫 했을 겁니다. 알게 모르게 민족을 서열화하는 미국인들에게 아시아에도 이런 인물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으니까요.”

각국에서 출간된 수백 권의 논문과 역사서를 읽고 학자들과 토론을 벌이면서 연구를 시작한 장박사는 4년 전 비로소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전세계 고서점을 누비고 몽골과 중국, 러시아를 드나들며 그가 확인했던 몽골의 역사는 지난해 말 ‘소설 칭기스칸’(전3권)으로 첫 결실을 보았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바이칼 호수에서 8세기 전 몽골 군대가 거쳐간 흔적을 확인하며 느낀 감동은 아마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너무 바빴던 탓에 아직 결혼도 하지 못했다는 그는 ‘치과의사 해서 번 돈을 역사 연구하면서 다 써버렸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서구인의 시각에서 ‘문명파괴자’ ‘전쟁광’ ‘살육자’로 규정된 칭기즈칸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었던 경험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지략과 술수만이 가득한 중국의 삼국지보다는 호방함과 진취적 기상이 묻어나는 칭기즈칸 이야기가 더 낫지 않습니까?” 유목민의 후손으로서 우리 민족이 지니고 있다는 대륙 기질을 한껏 강조하는 그의 표정은 어느새 12세기 유라시아를 호령하던 정복자의 초상화를 닮아 있었다.



주간동아 2001.03.08 274호 (p95~95)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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