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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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스마트폰 통화 내용 실시간 통역한다

내년 출시 삼성 갤럭시 S24, ‘AI 라이브 통역 콜’ 자체 기능으로 첫 탑재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3-12-0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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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하는 갤럭시 S24에 통화 내용을 실시간 통역해주는 ‘AI 라이브 통역 콜’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기존에도 스마트폰에서 사용 가능한 통역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었지만, 스마트폰 자체 기능으로 탑재되는 것은 세계 최초다. 기존 통역 앱은 사람의 말을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대화와 통역에 시간차가 발생해 속도가 느린 편이다. 반면 갤럭시 S24의 통역 기능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삼성전자 생성형 AI 가우스를 통해 구현된다. 여느 업체가 개발한 앱과 달리 스마트폰 자체적으로 작동하기에 속도가 빠르고 보안 측면에서도 안전성이 높다. 이처럼 디지털 디바이스에 AI를 탑재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정보기술(IT)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온 디바이스(on-device) AI’라고 한다.

    내년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탑재될 ‘AI 라이브 통역 콜’ 기능 개념도. [삼성전자 제공]

    내년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탑재될 ‘AI 라이브 통역 콜’ 기능 개념도. [삼성전자 제공]

    온 디바이스 AI 기술 구현

    챗GPT가 열어젖힌 생성형 AI 시대는 초거대 언어 모델(LLM) 기술의 고도화·다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AI는 일상 속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와 소프트웨어에 탑재될 전망인데, 이 같은 디지털 결합이 당장 현실화된 게 온 디바이스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의 대표 상품 격인 운영체제(OS) ‘윈도우’와 구독형 오피스 소프트웨어 ‘MS 365’, 협업 플랫폼 ‘팀즈’에 코파일럿(Copilot) 기능을 탑재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AI가 일종의 비서 역할을 하는 게 MS 코파일럿의 핵심이다. 어도비의 경우 간판 서비스인 포토샵에 생성형 AI ‘파이어 플라이’를 통합해 ‘생성형 채우기(generative fill)’ 기능을 적용했다. 생성형 채우기 기능을 이용하면 포토샵 작업 과정에서 AI가 기존 이미지의 부족한 부분이나 결락을 채워준다. 이것 말고도 ‘슬랙’ ‘노션’ 같은 업무 협업 툴이나 메모 서비스에도 생성형 AI가 적용됐다. 당장 눈에 띄거나 화려한 기능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AI가 적용된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는 사용이 간단하면서도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인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은 AI에 하드웨어라는 ‘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애플은 이미 AI 구동이 가능한 M3 칩셋을 탑재한 맥북 프로와 아이맥을 출시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에도 스마트폰에서 AI 사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칩셋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iOS 18 버전은 생성형 AI를 바탕으로 아이폰의 기본 기능과 각종 앱의 기능을 개선할 전망이다. 애플은 일찌감치 아이폰에 적용한 AI 비서 ‘시리’를 생성형 AI 챗봇으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음성 인식 스피커 시장을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와 함께 삼분하고 있는 아마존 ‘알렉사’도 조만간 생성형 AI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아마존이 출시하는 디지털 디바이스도 생성형 AI 탑재를 전제로 제작될 것이다.

    M3 칩셋을 탑재한 애플 맥북 프로. [애플 제공]

    M3 칩셋을 탑재한 애플 맥북 프로. [애플 제공]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이 투자해 주목받은 스타트업 휴메인은 11월 9일 ‘Ai 핀(Pin)’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출시했다. 챗GPT가 탑재된 이 디바이스는 음성으로 작동하며, 전화 통화와 메시지 송수신도 가능하다. 크기는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지만 내장된 카메라와 마이크로 주변 상황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별도 스크린이 없는 대신 작은 프로젝터로 사용자 손바닥에 각종 정보를 비춰준다. 생성형 AI를 기본으로 탑재한 덕에 음성 명령으로도 사진 촬영, 메모, 길 찾기, 통역, 정보 검색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AI가 디지털 디바이스 기능을 강화하는 데 활용되거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초거대 AI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가전제품이다. 로봇청소기, 전자레인지 같은 가전제품에 초거대 AI 기술이 적용된 진정한 ‘스마트 가전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가전제품으로서 성능 자체는 지금도 상당한 수준이기에 해당 제품을 쓰는 과정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집 밖으로 시야를 넓히면 키오스크도 초거대 AI를 도입해 성능이 크게 개선될 수 있는 디지털 디바이스다. 매장에서 소비자의 주문을 받는 키오스크 기능 자체는 지금도 수준급이다. 문제는 이런 기기가 실제 사람을 만났을 때다. 고령자가 키오스크 사용에 불편을 겪는 등 ‘디지털 격차’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초거대 AI를 탑재한 키오스크는 실제 직원처럼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해줄 것이다.



    초거대 AI로 ‘디지털 격차’ 해소 기대감

    개별 디바이스가 AI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작동하는 클라우드 방식에 비해 온 디바이스 AI는 속도와 보안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다만 온 디바이스 AI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자체 하드웨어 성능이 매우 뛰어나야 한다. 기존 클라우드 방식에 비해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어렵기 때문에 자체 성능이 높아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술 발전만 이뤄진다면 초거대 AI가 문자 그대로 일상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미래가 먼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30일 첫 등장한 챗GPT는 어느새 일상 곳곳에 스며들면서 디지털 세계의 문법을 바꿔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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