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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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세계경제, 반도체 이차전지 등 중간재 수출 한국엔 기회

불확실성 가득한 새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앞날은…

  •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

    입력2023-11-2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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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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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한 해가 어느덧 두 달도 남지 않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정례회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주요국 정부의 내년 예산안 등 여러 이슈가 진행 혹은 대기 중이지만, 현 시점부터 2024년까지 세계경제 향방을 가늠해보는 작업도 필요한 시점이다.

    연준이 완화적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는 이유

    과연 내년에 주요 변수가 될 만한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0월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및 통화 긴축 △상업용 부동산 문제 △은행들의 스트레스 위기(경기침체 등 외부 충격에 따른 위기) 등을 향후 12~18개월간 있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도 지정학적 긴장 고조 시 공급망 위축 장기화, 인플레이션 상승 등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1월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여러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어느 것 하나 쉽게 해소되기 힘든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식, 채권, 부동산 투자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 돼가는 듯하다. 현재 골드만삭스 금융여건지수가 100.2포인트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5~5.2%대로 현 수준과 유사했던 2006~2007년 평균 99.49포인트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금융시장 환경이 다분히 긴축적이고 제약적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현금 같은 안전자산을 보유하면서 2024년을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처럼 여겨지지만, 경제 전반 곳곳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이유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일단 11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의 스탠스를 봐도 그렇다. 9월에 비해 비둘기파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11월 회의에서 장기금리 상승으로 금융 환경이 긴축됨에 따라 기업과 가계의 조달비용이 경제 활동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아직까지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연준의 낙관적 전망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긴축과 관련해 너무 지나치게 행동하는 것과 너무 소심하게 행동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 이전보다 잘 잡혀가고 있다고 언급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시장금리 상승, 증시 급락 같은 금융시장 불안 등을 감안할 때 9월 FOMC 정례회의 당시에 비해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표면적으로 계속해서 높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연준이 정책 전환에 신중한 이유는 1980년대 인플레이션 당시 범했던 정책 실수 사례를 포함해 과거 전 세계 인플레이션 통제 실패 사례가 일종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서가 아닌가 싶다. 실제 1970년 이후 56개국에서 발생한 111건의 인플레이션 가운데 5년 이내에 인플레이션이 잡힌 비중은 57%(64건)에 불과하며, 인플레이션 발생 이전 1%p 이내 범위로 돌아오기까지는 평균 3.2년이 소요됐다.



    하지만 현재 인플레이션 상승 에너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그래프 참조). 실물경제를 둘러봐도 고금리 부작용이 얼마든지 추후에 출현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하락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9월 말 기준 미국 체감 금리는 6.9%로 정책금리(5.5%)에 비해 140bp(1bp=0.01%p)가 높을 정도로 부담이 큰 상태다.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은 미국 소비경기 호조에 따른 수요가 주도한 측면이 있는데, 현재 초과저축은 5000억 달러(약 662조1000억 원) 미만으로 2021년 8월 2조2000억 달러(약 2962조2000억 원)로 고점을 찍은 이후 급감하고 있다. 결국 3분기 4.9%라는 놀라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한 미국 경제는 4분기부터 내년까지 침체 리스크가 높아질 전망이며, 향후 연준은 경기 전망 하향, 매파적 발언 수위 조절 등을 통해 완화적으로 변해갈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변화는 금리 상승에 부정적 민감도가 높았던 바이오,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들에 2024년이 기회가 될 것이며, 실물경제 주체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금리 부담이 덜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 논리 개입 심화되는 글로벌 경제 상황

    지정학적 분쟁도 2024년 세계경제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 주변국의 군사 개입에 따른 확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앞으로도 세계경제 중심에 수시로 놓일 공산이 크다. 최근 S&P 글로벌도 미·중 관계 악화 및 사이버 테러 발생 확률이 높고 그만큼 충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 간 직접 충돌도 가능성은 적지만 실제 상황이 된다면 충격 강도가 셀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이 같은 지정학적 긴장감은 2024년에 상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국 우선주의, 서방과 비서방 국가 간 이념 대립 같은 정치 논리 개입을 심화해 기존과 같은 글로벌 공급망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결국 주요국은 더 큰 비용을 감수하고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자국 복귀), 프렌드 쇼어링(우호국이나 동맹국과 공급망 구축) 등 쇼어링 정책을 시행하면서 자국 우선주의가 만들어내는 무역 분절화에 대응해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이미 2020년부터 자국 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바이 아메리칸 규정 강화(더 나은 재건 법안 등)를 통한 자국산 제품 우대 정책,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한 첨단 인프라 지원, 반도체 칩과 과학법을 통한 반도체 지원 등 다방면으로 정책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 국가들이 투자 중심 정책으로 선회한다는 것은 중간재 수입 수요가 늘어난다는 의미일 수 있으며, 이는 전체 수출 품목에서 반도체, 이차전지 등 중간재 수출 비중이 큰 한국(2022년 기준 74%) 같은 국가에는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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