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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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향후 10년 서울 부동산시장 선도할 핵심 입지

프랑스 ‘라데팡스’ 뛰어넘는 경제·문화·교통 중심지 될 터

  •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입력2023-10-1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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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에선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숨 고르기’ 현상이 보인다. 서울 집값이 7월까지 11%가량 단기 급등한 것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진다. 거래 감소와 함께 가격 상승폭이 제한되는 조정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전고점의 87%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거래량이 줄고 있어 당장 급등이나 중장기 상승으로 이어질 확률은 낮아 보인다. 문제는 단기·중기·장기 변동 사이클은 한 방향 내지 일정한 곡선을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즘처럼 변화무쌍한 경제 상황에서 단기적 관점으로 부동산시장을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울 용산구에 들어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용산구에 들어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서울시 제공]

    용산 입지 우월성 압도적

    향후 집값 전망은 어떨까. 우선 집값이 5~6년 상승하면 다시 4~5년 하락한다는 ‘10년 주기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구, 소득, 수급, 정책, 금리, 유동성,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고 추이, 환율, 해외 부동산 동향 등을 관찰하는 ‘변화요인 분석법’도 유효한 틀이다. 부동산시장의 본격적 회복 국면 내지 대세 상승은 2025년 이후가 되리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와 금리 변동, 경기침체 여부 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시장 양극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아파트와 비(非)아파트, 신축과 구축은 물론, 지역과 입지에 따라서도 가격 차이가 커진다는 얘기다.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 부의 극대화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장기투자자는 어떻게 ‘부동산 실행 플랜’을 짜야 할까. 관건은 성장 지역(growth area)과 핵심 입지(core location)가 어디인지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10년을 선도할 가장 대표적인 성장 지역은 어디일까. 도시 흥망성쇠를 연구하는 도시공학에서 성장 지역은 인구 증가, 소득 증가, 인프라 증가, 행정계획 등 4대 지표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쌍용(雙龍)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 용산(龍山)구와 경기 용인(龍仁)시가 그 주인공이다. 용산은 프랑스 ‘라데팡스’처럼, 용인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처럼 천지개벽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광화문과 함께 국가상징거리를 품을 용산이 장차 어떤 도시 구조 혁신을 통해 부동산시장을 바꿀지 주목된다. 부동산 쌍용시대를 이끌 용산의 미래가치를 크게 여섯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다.

    서울 용산구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용산구 아파트 단지. [뉴스1]

    용산, 대규모 녹지·국가상징물 갖춘 관광명소

    첫째, 용산의 내재가치라 할 수 있는 입지 우월성은 압도적이다. 용산은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다. 정치·행정·문화기능 중심지인 광화문 일대와 금융 핵심지인 여의도, 강남 정보기술(IT) 업무지구 등 3대 도심권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3개 중심업무지구를 연계, 융합한 대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다만 이 같은 입지 경쟁력에도 15년 전 개발시계가 멈춰 그간 아쉬움을 더했다.

    둘째, 용산에 들어설 대규모 녹지도 주목된다. 우선 여의도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 규모인 ‘민족공원’ 청사진이 나왔다. 여의도 면적에 맞먹는 용산 미군기지가 국가공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인데, 2027년 완공될 경우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도심 속 관광명소가 될 전망이다.



    셋째,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크게 개조하는 계획도 눈에 띈다.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일대에 ‘입지규제 최소구역’을 지정해 법정 상한용적률을 1500%로 높일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보다 높은 초고층 건물도 들어설 수 있다. 6000여 가구의 주거지역, 최첨단 업무 공간, 외국계 기업 및 인재 확보를 위한 국제교육시설과 병원도 들어설 전망이다. 일자리, 주거, 여가, 문화 등 도시생활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직주혼합의 융복합 국제도시가 탄생하는 것이다.

    넷째, 용산을 미래 교통 중심지(HUB)로 발전시키는 교통망 확충 계획도 있다. 철도와 도로, 미래 교통수단인 도심항공교통(UAM)이 총망라된 ‘모빌리티 허브’ 구상이다. 여의도와 강남 금융·업무지구, 용산을 연계한 미래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에어택시로 대표되는 UAM과 지하도로 개설이 핵심 과제다. UAM이 김포국제공항뿐 아니라 인천국제공항, 잠실, 수서 등 서울 시내 주요 거점을 연결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지하철 환승까지 가능해지면 용산은 그야말로 교통 중심지가 될 것이다. 지하도로망으로 경부고속도로와 이어지고, 강변북로·올림픽대로와도 연결되는 계획도 주목된다. 지금도 경부선·호남선 등 전국간선철도와 서울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이 위치한 용산에 향후 GTX-B 노선, 수색~광명 고속철도, 신분당선 연장선까지 들어서면 총 8개 철도 노선 환승체계가 완비될 것이다.

    다섯째, 한남뉴타운 등 재정비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용산은 강남을 능가하는 호화 주거지가 된다.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은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111만205㎡ 부지 5개 구역에 1만 채 넘는 규모의 고급 주거지가 들어서는 게 뼈대다. 서쪽으로 동부이촌동, 동쪽으로 한남동 한남더힐·유엔빌리지 등 기존 부촌과 인접해 시너지 효과도 클 전망이다.

    여섯째, 용산 개발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라데팡스’형 국가중심축 연결 구상이다. 최근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 서울시는 ‘국가상징거리’ ‘국가상징건축물’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내놓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노들섬~노량진을 잇는 7㎞ 거리를 국가상징거리로 조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도시 건설 구상이 국가 차원에서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라데팡스는 파리 중심에서 8㎞ 떨어진 곳에 건설된 부도심이다. 업무, 상업, 문화, 역사, 주거 융복합 도시로 계획되고 개발됐다. 루브르박물관과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이 라데팡스와 직선으로 이어져 있다. 8㎞ 구간 직선대로에는 루브르궁, 콩코르드 광장, 샹젤리제 거리가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역사 및 문화를 보여주는 오래된 건물들과 현대식 고층건물들이 조화를 이룬다. 도로, 지하철, 철도 등 교통시설을 모두 지하에 배치하고 상호 연계성을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지역. [GETTYIMAGES]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지역. [GETTYIMAGES]

    글로벌 대도시 개조사업 심층 분석해야

    이처럼 향후 용산은 부동산시장의 용(龍)으로 비상해 업무, 문화, 상업시설, 대중교통 거점 등 다양한 도시 기능을 갖춘 자립형 생활권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프랑스 라데팡스 같은 국가 관광명소로 입지를 굳혀 단순한 부도심이 아닌, 서울 핵심 입지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국제경제 중심지로서 다른 도심 상권을 추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땅값, 집값, 상가 및 빌딩 가격, 상가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 환경 변화나 경기침체, 재정난은 물론, 추진 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이 심할 경우 앞선 용산 개발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 정부는 글로벌 대도시 개조사업에 10~20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선진국 성공·실패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용산에 진입하려는 실수요자가 눈여겨볼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필자가 용산 일대 아파트 단지 가운데 살기(live) 좋고 사기(buy) 좋은 곳을 분석한 결과 신동아, 한강맨션, 남산대림, 청화, 한남더힐, 용산롯데캐슬센터포레, 한남힐스테이트, 한가람, 도원삼성래미안, 강촌, LG한강자이, 이촌코오롱 등이 대지지분이 넓고 미래가치도 높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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