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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고지대 전투 훈련, 美 ‘인도 카드’ 꺼낸다

中 견제 ‘제2의 전선’ 印… 안보·경제 협력 강화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히말라야 고지대 전투 훈련, 美 ‘인도 카드’ 꺼낸다

미군과 인도군 병사들이 2021년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미국 공군]

미군과 인도군 병사들이 2021년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미국 공군]

우타라칸드주는 히말라야산맥이 자리한 인도 북부 지역으로 ‘신들의 땅’으로 불린다. 높은 산을 신성시하는 인도 힌두교도들 사이에서 성지로 추앙받고 있다. 이곳은 히말라야산맥을 사이에 두고 중국 티베트자치구와 맞대고 있으며, 중국과의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LAC)에서 95㎞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인도군은 이 지역에 부대를 배치하고 병사들을 동원해 순찰을 도는 등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미군이 인도군과 함께 10월 18일부터 31일까지 이 지역에서 고지대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양국군의 이번 고산지대 전투 훈련은 지난 18년간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유드 압하스’(Yudh Abhyas·힌두어), 영어로는 ‘워 프랙티스’(War Practice: 전쟁 연습) 군사 훈련의 일환이다. 양국은 그동안 LAC에서 300㎞ 떨어진 낮은 구릉지대에서 훈련을 해왔는데, 올해는 특별히 LAC와 인접한 고산지대에서 한다.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미군이 인도군과 함께 중국 코앞에서 연합훈련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함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美, 中과 갈등 관계 印 지원 의지

올해는 중국과 인도가 국경지역 영토 문제로 제1차 전쟁(1962년 10월 20일~11월 21일)을 벌인 지 60주년이 된다. 중국은 1962년 10월 20일 인민해방군 3개 사단을 동원해 인도 북동부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아루나찰프라데시주를 침공했다. 중국은 개전 7일 만에 160㎞까지 진격한 후 인도 측에 이곳이 중국 영토임을 인정하면 철수하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인도가 이를 거부하자 공격을 계속해 인도군 병사 3000여 명을 죽이고 4000여 명을 포로로 잡았다. 이후 중국은 정치적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하며 일방적으로 병력을 철수했다.

양국이 전쟁을 벌인 이유는 영국과 티베트가 1914년 3월 합의한 심라조약에 따라 그어진 이른바 ‘맥마흔라인(McMahon Line)’ 때문이었다. 심라조약은 영국과 티베트가 서로의 영토를 구분하는 경계선을 확정한 내용이다. 당시 티베트는 1911년 청나라가 몰락하자 독립한 왕국이었다. 영국은 티베트를 통해 러시아를 견제할 목적으로 심라조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 국경선이 식민지 시대에 맺은 불평등 조약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인도는 이 조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지금까지도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3488㎞에 달하는 LAC를 사실상 국경선으로 삼고 있다. 미국이 LAC에 인접한 지역에서 인도와 군사 훈련을 벌이는 이유는 60년 전처럼 양국 간 전쟁이 벌어질 경우 인도를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이 대만 침공을 감행할 경우 ‘인도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속셈이기도 하다. 판카지 자 인도 진달국제대 교수는 “미국의 의도는 중국이 대만에 압력을 가하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제2의 전선’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번 훈련을 상당히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태브니 메이단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번 훈련은 중국과 인도의 전쟁 60주년을 앞두고 미국이 인도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은 10월 열리는 중국공산당의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20차 당 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 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미국과 인도군의 연합훈련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中, 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로 응수

중국군이 HQ-17A 지대공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있다. [글로벌 타임스]

중국군이 HQ-17A 지대공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있다. [글로벌 타임스]

인도 입장에서도 LAC 지역에서 계속 분쟁을 일으키는 중국에 ‘미국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군과 인도군은 그동안 영토 문제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해왔다. 양국군은 2000년 5월 판공호 난투극에 이어 같은 해 6월 갈완 계곡에서 ‘육탄전’까지 벌여 당시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지기도 했다. 2000년 9월에는 45년 만에 총기까지 사용했다.

특히 중국군은 인도와의 전쟁에 대비해 LAC를 담당하는 서부전구의 전력을 대폭 증강해왔다. 서부전구는 쓰촨성, 간쑤성, 칭하이성, 닝샤후이족자치구, 신장웨이우얼자치구, 티베트자치구, 충칭시 등 6개 지역을 관할하며, 인도와의 국경 지역을 맡고 있다. 중국군 5대 전구 중 가장 광범위한 지역을 담당하는 서부전구는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 테러 조직의 유입도 차단하는 임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중국군은 지난해부터 인도와의 LAC 100㎞ 이내 지역에 병력을 대폭 증강하고 각종 공격용 미사일과 대공 요격미사일, 장거리포, 탱크, 전투기와 폭격기를 배치하는 등 전방위로 전력을 크게 보강하고 있다. 중국군이 8월 17일 히말라야 지역에서 최신예 HQ-17A 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한 것도 미군과 인도군의 연합훈련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웨강 전 육군 대령은 “HQ-17A 미사일은 항공기, 공대지미사일, 순항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다”면서 “억제와 대응 차원에서 HQ-17A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인도군도 산악부대 등 병력 5만 명을 추가 배치하고, 각종 미사일과 자주포, 전투기 등을 투입해왔다. 특히 인도군은 중국과의 LAC 인근 지역에 러시아로부터 도입하는 최신예 대공미사일 시스템인 S-400 5개 포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인도는 지난해 12월 S-400 첫 포대를 파키스탄과 중국의 위협 모두에 대응할 수 있는 북부 펀자브주에 배치했다. 인도는 7월 공급받은 S-400 두 번째 포대를 중국과 국경을 접하는 북서부 지대에 배치해 3개월 내 가동할 예정이다. S-400은 저고도 근거리부터 초장거리 미사일 및 항공기까지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인도는 2018년 10월 러시아와 S-400 5개 포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 관영매체 ‘관찰자망’은 “인도의 S-400 배치 결정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인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印 식량·에너지 문제 해결책 함께 모색

7월 14일 인도, 미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왼쪽부터) 4개국 정상이 ‘I2U2’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7월 14일 인도, 미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왼쪽부터) 4개국 정상이 ‘I2U2’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미국은 또 인도의 골칫거리인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인도 등 4개국은 인도에 ‘식량공원(food park)’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는 식량 생산을 위한 토지와 노동력을, UAE는 20억 달러(약 2조6800억 원) 자금을 투입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민간기업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I2U2’ 협력체를 만들었다. I2U2는 인도(India)와 이스라엘(Israel), 미국(United States), UAE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이름이다. I2U2 구상은 지난해 10월 18일 열린 4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구체화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월 14일 이들 국가 정상들과 화상 회담을 통해 식량공원 프로젝트에 합의한 후 “5년 내 인도의 식량 생산량을 현재 3배 수준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동과 남아시아 지역의 식량 공급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2위 농산물 생산 국가지만 인프라와 유통 시스템 결함으로 수확 후 최대 40% 손실을 초래해왔다.

앞으로 I2U2의 식량공원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인도는 물론, 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식량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은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안보회의체)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심축이 된 것처럼, I2U2가 더 넓은 지역에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I2U2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와 동반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면서 “미국 측 의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과 중동이라는 2개의 분리된 전략을 통합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2U2는 또 인도 구자라트주에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300MW 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미국 무역개발청은 이 사업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3억3000만 달러(약 442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I2U2는 “이 사업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등 비화석연료에 의한 발전 용량을 500GW까지 확대하겠다는 인도의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인도는 재생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허브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우리는 물과 에너지, 교통, 우주, 건강, 식량 등 6개 중요 분야에 공동투자를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인도가 I2U2를 통해 미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안보나 경제적으로 전략 지역인 중동과도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간동아 1354호 (p54~56)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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