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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초청받은 BTS, 진정한 세계적 아이콘이에요! [SynchroniCITY]

정치적 색안경은 이제 그만~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백악관 초청받은 BTS, 진정한 세계적 아이콘이에요! [SynchroniCITY]



방탄소년단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네 번째)과 함께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방탄소년단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네 번째)과 함께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현모 방탄소년단(BTS)이 백악관 초청받아 간 영상 보셨어요?

영대 진짜 말이 필요 없죠. 대단해요.

현모 한국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얘기들을 리더 RM은 영어로 어찌나 또박또박 잘하던지….

영대 이번에 미국 내 반아시안 혐오 범죄 문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로 초청받은 건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들 국적이 미국이 아닌 한국이라는 점이에요. 이들은 Asian-American이 아니라 그냥 Asian이고 게다가 Korean이죠.



현모 맞아요. 미국 국적 배우 아쿼피나, 산드라 오 같은 자국 인사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 말이에요.

영대 상징성이 약한 거죠. 근데 이게 AANHPI(Asian American and Native Hawaiian/Pacific Islanders) Heritage Month(아시아계,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제도 주민 문화유산의 달)의 일환으로 5월 마지막 날 이뤄진 거예요. 제가 미국에서 이쪽 공부를 했으니 덧붙여 설명하자면, 최초의 일본인 이민자들이 아메리카 땅에 첫발을 디딘 것도 5월이고, 수많은 중국인 노동자가 동원돼 대륙횡단철도를 완공한 것도 5월이라서 5월로 결정됐던 거거든요. 그러니 엄밀히 따지면 방탄소년단은 헤리티지와 직접적 연관이 없죠. 그럼에도 현재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자신들의 혐오 범죄가 심각한 수준이고, 이걸 자체적으로 해결해줄 메신저가 없으니 그들 입장에서 외국인이라고 할 수 있는 BTS를 부른 거예요.

현모 반아시안 혐오 범죄가 꼭 아시아계 미국인이어서 당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범아시아계가 모두 대상이 될 수 있으니까요.

영대 그렇죠. 그러니까 ‘Pan Asian’ 목소리를 한국 방탄이 대변해줄 수 있으리라 판단해 부른 건데, 전혀 유례도 없고 놀라운 일이죠. 사람들이 이 점을 딱히 눈치 채지 못하는 거 같아서 저는 반농담으로 이 이슈에 대한 논의를 ‘외주’ 준 거라고 표현해요.

현모 어찌 보면 BTS가 사용하는 여권은 분명 대한민국 여권이지만 이제 글로벌 시티즌이 됐다는 뜻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전 세계 누가 보고 듣더라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거죠.

영대 맞아요. 과거엔 미국인 신분이 아닌, 아시아계 미국인을 능가하는 아시아계 스타는 위계상 있을 수 없었어요. 스타로 인식조차 할 수 없었죠. 그런데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 최초로 아시안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자리에 선 거예요.

현모 뻔한 말이 돼버렸지만, 진정한 세계적인 아이콘이 된 거네요.

영대 예를 들어 흑인 인권 관련 캠페인에 리조 같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티스트를 내세우거나, 젠더 관련 행사에 비욘세 같은 자국 여성 뮤지션을 세운다? 혹은 젊은이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Z세대 국민 여동생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섭외하는 건 흔한 일이죠. 물론 어떤 상황에서는 미국의 정치적 사안에 자국민이 아닌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리드보컬 보노를 호출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는 그가 유럽인이기에 가능한 거죠. 미국인은 유럽에 대해서는 뿌리를 공유하고 동경과 존경을 보내니까요. 유럽인은 범세계인, 코스모폴리탄으로 인정하는 거죠. 반면 미국 밖 아시아인을 국내 정치적 어젠다를 논할 만한 대표성을 지닌 존재로 인정하거나 관심 가져준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그게 됐다는 사실은 중요한 이상 전환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고 봐요.

현모 헉! 그러고 보니 이 기사가 나갈 때쯤이면 방탄 컴백 후네요! 새 앨범 ‘Proof’ 기대 중이랍니다.

영대 ㅋㅋㅋ 역시 현모 님은 방탄용 달력을 따로 관리하고 계신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 ㅎㅎㅎㅎ

현모 앗, ㅋㅋㅋㅋ 아니라고 부인을 못 하겠는….

영대 9년간의 활동을 집대성했다고 하니 저도 궁금하네요.

현모 근데 전 좀 씁쓸했던 게, 좋은 의미의 활동을 보고도 ‘정권 바뀌자마자 정치적으로 이용됐다’ ‘꼭두각시 노릇이다’라며 폄하하고 모든 걸 정치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영대 에휴. 제가 항상 강조하는 거지만, 설령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단지 인기에 영합하려고 지금 가장 잘나가는 슈퍼스타를 동원한 거라고 하더라도 그런 해석이 있을 수 있고 또 그렇게 동원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그거 자체가 파워를 증명하는 거잖아요.

현모 그러니까요. ㅠㅠ

영대 그래미 어워드 때도 “방탄이 상도 못 타고 실컷 홍보에만 이용됐다” “시청률 미끼였다”는 말들이 나왔어요. 하지만 그렇게 시청자들을 화면 앞에 붙잡아놓을 수 있는 힘이 아무에게나 있냐고요.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오른쪽)와 블랙핑크가 5월 26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생신 축하연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오른쪽)와 블랙핑크가 5월 26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생신 축하연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현모 얼마 전 블랙핑크도 영국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는데, 정치랑 연관 지어 이러쿵저러쿵 여러 말이 있더라고요. 왜 세상만사를 정치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까요?

영대 말도 마세요. 흔히 아이돌 팬덤에 대해 ‘아이돌 덕후’니 ‘빠’니 이런 용어를 부정적으로 사용하면서 얕잡아 보고, 비뚤어지게 평가하는 시선이 있어요. 그런데 제 경험상 ‘정치 덕후’를 뜻하는 ‘정덕’이 ‘돌덕’(아이돌 덕후)보다 훨씬 심해요. 모든 걸 좌우 이분법적으로 보는 데다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이고, 무엇보다 분열적이죠.

현모 심지어 최근 기겁했던 게 한 뉴스매체와 진행한 제 인터뷰 기사에도 본문 내용과 전혀 무관하게 댓글이 온통 정치색에 관한 이야기로 도배돼 있더라고요. 매체 특성과 장르 때문이겠지만…. 어쩌다 제가 한 번도 지지하거나 칭찬한 적이 없는 정치인이 제 꼬리표가 됐는지. 하루 종일 너무 속상하고 억울해서 공방 가서 도자기만 열심히 만들었네요.

영대 아이고…. 현모 님은 진짜로 옆에서 보면 명상이 반드시 필요한, 명상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는 라이프 같아요.

현모 제가 요즘 삶의 신조로 여기는 단어가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이잖아요. ㅋㅋ

영대 저라면 언제 한 번 속 시원히 해명하고 진실을 밝히려고 했을 만한 잘못된 루머가 제가 아는 것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닌데, 어떻게 계속 꾹 참으시는지…. ㅜㅜ

현모 ‘침묵은 금’이 우리 집 가훈이었다니까요.;; 아버지가 30년 전부터 오늘날을 예상하셨나 봐요. 아니 그런데 그래도! 그나마 ‘싱크로니시티’에서는 제가 살짝살짝 제 이야기하잖아요.

영대 아윽…. 제가 대신 옥상 올라가서 소리쳐주고 싶다.

현모 저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면 연예기사만 보지 말고 주간동아 ‘싱크로니시티’를 보라고 제가 적잖이 말하고 다니는데. ㅎㅎㅎ 요새 누리꾼들은 기사보다 댓글창이 진실의 보고라고 믿나 봐요. 누군가 댓글에 “안현모 사실 외계인이래요” 하면 “어머 정말요? 몰랐어요! 실망이네요~!”로 이어지는 이 현실이 답답하답니다.

영대 현모 님은 일상생활에서 고구마는 절대 먹지도, 쳐다보지도 않는다면서요. ㅋㅎ

현모 ㅋㅋ 가슴속에 고구마가 가득해 맨날 그렇게 시원한 막국수만 찾잖아요…. ㅋㅋㅋㅋ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주간동아 1343호 (p62~64)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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