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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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한 대통령실’ 尹, 청와대 정부 못 넘어섰다

[김수민의 直說] 수석비서관제 폐지·대통령실 30% 감축 공약 무산

  • 김수민 시사평론가

    입력2022-05-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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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구상한 ‘슬림한 대통령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3실·8수석 체제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변경됐다. 그러나 수석비서관제를 폐지한다는 공약도, 인원의 30%를 감축하는 공약도 무산됐다. 시민사회수석실은 오히려 산하에 국민통합, 시민소통, 종교·다문화, 국민제안, 디지털소통 등 5개 분야 비서관을 두며 확대된다. “국민과 대화한다”는 명목 하에 대통령실이 더 강해지는 길이 열렸다. 문재인 정부와도 닮은 부분이다.

    학계에서 대통령비서실 축소를 추동한 대표적 인물은 ‘청와대 정부’의 저자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이다. 그에 따르면 청와대 정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임의조직인 청와대에 권력이 집중되는 ‘자의적 통치체제’이고 의회와 정당, 내각 등이 청와대 권력의 하위 파트너가 되는 정부 형태다. 이 논의를 따라가면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떠나 새 대통령 집무실을 만들었을 뿐, 왜 대통령비서실의 획기적 변화에 이르지 못했는지가 보인다.

    무력함 보인 국민의힘

    대통령실 중심의 정부에서 벗어나려면 대통령실 권한을 이양받을 정당, 내각, 정부를 발달시켜야 한다. 박 연구위원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의 역할을 “(당) 지도부가 맡아줘야 한다”고 말했고, “내각과 기능이 겹치는 수석실은 폐지해야 한다” “정부라고 하는 거대 복합 구조를 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같이 이뤄지지 않았으니 윤 당선인의 대통령실 축소 공약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힘부터 보자. 윤 당선인의 당선 후 일성은 “윤석열 정부가 아닌 국민의힘 정부”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의를 풍부하게 만들지 못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두고는 더불어민주당과 덜컥 합의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반대를 거쳐 입장을 뒤집었다.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도한 합의인지라 국민의힘의 무력함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시민사회수석실을 확대할 게 아니라 집권 여당을 강화해야 한다.

    내각은 어떤가.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봐도 ‘대통령실 중심 정부’를 넘어설지 회의적이다. 관료나 교수 출신인 여러 후보자는 각종 의혹과 자질 논란에 휩싸였고, 정치인 출신에 비해 사전 검증 기회도 적었다. 검증 국면을 넘어서는 정치력도 매우 부족하다. 이들이 과연 ‘기술자’나 ‘행정가’를 넘어선 정무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번 내각 구성에서 예비 여당인 국민의힘이 무슨 책임을 졌는지도 알 수 없다. 대통령실은 국정 퍼즐 조각이다. 전체 그림(정당-내각-정부-의회)이 잘못되면 조각 하나하나가 힘을 잃는다. 새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각고의 구상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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