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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직장인의 바른습관’ 저자 문성후 작가

“눈치 빠른 옆 사람처럼 행동하라, 최소한 손해는 안 본다”

회사 생활의 주인공은 ‘바로 나’… 상사·동료와 적극 소통하는 것이 성장 지름길

  • 문영후, 원태성, 최진렬, 권희은, 이현준 인턴기자 | 정리=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눈치 빠른 옆 사람처럼 행동하라, 최소한 손해는 안 본다”

젊은 직장인들에게 현실적 노하우를 전수하는 문성후 작가 [홍중식 기자]

젊은 직장인들에게 현실적 노하우를 전수하는 문성후 작가 [홍중식 기자]

모든 직장인들은 사직서 한 장을 마음에 품고 산다. ‘꼰대’의 ‘갑질’이 반복되면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진다. 그러나 직장인 멘토들은 상사의 꼰대질을 무시하라고 권한다.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꼰대들의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라는 식이다. 혹자는 호기롭게 퇴사를 추천하기도 한다. 포털에 ‘퇴사’라는 검색어만 입력해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같은 해결책을 내놓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이 사직서를 마음에만 품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정작 퇴사하고 나면 생계가 막막해져 카드대금과 공과금에 쫓기는 빚에 쪼들리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퇴사하라거나, 조금 덜 열심히 일하라는 조언은 무책임한 언행이다.”

‘프로 직장러’ 문성후 작가는 꼰대 문화를 핑계로 퇴사를 권하거나, ‘워라밸’을 이유로 직장 생활을 소홀히 하라는 시중의 조언에 대해 일갈했다. 그 같은 조언이 새내기 직장인에게 약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 문 작가는 24년동안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임원까지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경험한 ‘오피스 베테랑’이다. 2018년 퇴직한 그는 자신이 직장 생활에서 터득한 암묵지(암묵적 지식)를 후배 직장인들에게 전수해주려 두 권의 책을 펴냈다. 직장에서 생존하는 수준을 넘어 후배들이 직장에 잘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인생을 조금 먼저 경험한 선배들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간 외에도 에델만 고문으로 재직하며 1인 지식기업 '기업평판소통연구소'를 운영하며 자신이 24년 간 쌓아 온 직장 생활 노하우를 후배 직장인들과 공유하고 있다.  ‘프로 직장러’의 성공적인 오피스 생존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1월10일 동아일보 출판국 인턴 기자들이 그를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만났다.


“워라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워라조”

왜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 생활을 어려워하고 싫어한다고 보나.

“회사 생활의 주인공이 누군지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에서 강연을 해왔는데, 강연 때마다 ‘누구를 위해 직장생활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대부분은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라고 용감하게 말한다. 그렇다. 직장생활은 나를 위해 하는 것이다. 나를 위한 직장 생활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업무 성과가 높은 보상으로 이어지면 된다. 보상이 동기가 되니 당연히 일에 재미가 붙는다. 회사의 주인은 내가 아니지만, 내 회사 생활의 주인은 나다”

회사생활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적당히 일하고 남은 시간에 행복을 찾으라는 조언도 꽤 있다.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지어야 속이 후련하다. 해야 일을 대충 끝내고 돌아선다면, 불안한 마음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도 많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워라조’다. 일이 삶과 잘 섞여 직장에서 일하며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최선이다.”

마음에 맞지 않는 회사라면 그만 두라는 내용의 조언도 많다.

“무책임한 책들이 너무 많다. 퇴사를 미화하거나 적당히 일할 것을 권유하는 책들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대부분 에세이 형식인데, 이런 책을 읽는 것이 당장 직장인들에게 위로가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조언이 퇴사 후 삶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이보다는 회사 생활에 재미를 붙이고, 일 한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팁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무기를 찾고, 이를 통해 직장생활과 인생의 ‘방향키’를 쥐어야 한다. 약점을 알고 이를 고치려는 방향이 확실해야 직장에서 일하며 내 삶도 성장할 수 있다. 궁극적인 삶의 목표에 현재 일이 도움이 된다 싶으면 올바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거다. 반면 이 일을 할수록 자신이 소모된다 싶으면 과감히 결정하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그런 힘은 결국 자신을 잘 알고 판단할 수 있는 자기객관화에서 나온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끊임없이 주변에 물어야 한다. 알리바바의 마윈이나 아마존의 베조스 같이 해외 유명 CEO의 책을 읽으며 배울 점을 찾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답은 주변에 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가까이 있는 선배와 동료다. 이들에게 물어야 한다. 나 역시 24년간 해왔던 직장생활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이후로 주변에 계속 물었다. 말을 잘하고 글을 곧잘 쓰니 관련 일을 하라는 피드백이 돌아왔다. 이처럼 주변에서 자신에 대해 알려주는 상사나 동료를 만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계속 물어야 한다. 물으면서 면박을 들을 각오도 해야 한다. 다양한 피드백 사이에서 내 강점과 약점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묻기 위해 질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답을 찾는 경우도 많다. 질문이 주는 수많은 답을 지침으로 성장의 방향을 설정한다면, 직장 생활에서 성장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직장인 소통 3계명, 이해, 설득, 동의

인턴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는 문 작가 [홍중식 기자]

인턴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는 문 작가 [홍중식 기자]

요즘 분위기에 조언을 해주다 자칫 ‘꼰대’ 소리 듣기 쉽다. 

“물론 기성세대가 조언이랍시고 부하직원을 함부로 재단하면 안 된다. 하지만 조언을 해 주는 것도 상사의 의무다. 꼰대 소리가 무서워 자신이 가진 지식을 전수하지 않고 회사를 떠나면 오히려 그것이 직무 유기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해 온 베테랑 직장인들이 가진 지식은 개인에게 체화된 형태로 숨어있다. 이것이 말이나 글 같은 구체적 지침으로 회사 구성원들에게 남아야 한다. 최근 세대갈등이 격화되며 직장 내 소통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사회 초년생들의 ‘워라조’를 위해서는 직장 내에서 소통을 통해 이 같은 지식의 공유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문 작가는 저서에서 소통 능력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회사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만든 큰 조직이다. 이 안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수적이다. 대화를 통해 내 상태를 알릴 수 있고,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다.”

직장 내 소통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직장에서의 소통은 크게 이해, 설득, 동의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중요한 것은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상대방을 내 편에 서게 하거나, 내가 그쪽으로 가서 서는 것이 마지막 동의의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말하기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인트는 스스로 방향키를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이 말을 왜 하고 있는지, 왜 듣고 있는지 생각해야 타인을 이해시키거나 내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서로 대면해 소통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말하기는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대화에 서툰 사람이 많아질수록, 소통을 잘하는 사람의 설득력이 더 크게 평가받기 마련이다”


문 작가의 저서 ‘직장인의 바른 습관’

문 작가의 저서 ‘직장인의 바른 습관’

소통을 잘 하려면 경청해야 한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경청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 상대방의 말에 경청한다는 것을 상대방과 자신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통의 목적은 상대방과 공통점을 찾는 것이 아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공통점과 공감대는 얼핏 보면 같은 말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시다.”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찾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주에 연남동에 다녀왔다는 사람의 말에 공통점을 찾아 공감대를 이끌어 내겠다며 “나도 거기 가봤다”로 답하는 것은 그 사람의 할 말을 빼앗는 것이다. 이보다는 ‘저 사람은 연남동에서 어디를 갔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 ‘라떼(나 때)는 말이야’로 대표되는 꼰대들의 발언 역시 공통점만 찾는 식이다. ‘내가 해봤는데 이렇더라’고 말하는 것은 상대방의 말 할 기회를 죽이는 일이다. ‘나 때는 이랬는데 요즘은 어떤가?’ 이렇게 차이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로써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열어주고,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소통을 잘하기 위한 핵심 비법을 꼽는다면….

“눈치다. 한국 사람들은 눈치라고 말하면 나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눈치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측량하는 감각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눈치의 기본이다. 눈치가 없다는 건 감성지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눈치가 부족한 사람은 어떡해야 하나.

“관찰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이 행동하는 것을 관찰하고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배려를 잘 한다. 사소한 것에 대한 배려는 상대에 대한 관찰에서 나온다. 다행히 한국 사람들은 주변사람들에게 눈치가 없다거나 눈치가 빠르다고 잘 이야기해준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해라. 직장에서 절대 손해는 안 본다.”






주간동아 2020.02.07 1225호 (p34~37)

문영후, 원태성, 최진렬, 권희은, 이현준 인턴기자 | 정리=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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