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민금융 동반자 신협 60주년 前 자산 100조 돌파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 가동, 고리사채에 빠진 1만7000명 구제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19-12-20 1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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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협은 10월 말 총자산 100조 원을 돌파했다(위). 신협은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는 서민을 위해 8월 ‘신협 815 해방대출’을 출시했다.

    신협은 10월 말 총자산 100조 원을 돌파했다(위). 신협은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는 서민을 위해 8월 ‘신협 815 해방대출’을 출시했다.

    더 많은 이윤 대신 ‘착하게 돈을 벌어’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1960년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민간금융협동조합으로 태동한 신협이다. 6·25전쟁 직후 지겹게 가난하고 눈물 나게 배고프던 시절,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고리채를 썼다. 사채 이자는 무려 6할. 사채 탓에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사채 덕분에 부자는 더 부자가 됐다. 

    고리채의 늪에 빠진 서민을 구제하고 만성적 빈곤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자 1960년 5월 1일 부산에서 27명이 3400환(오늘날 화폐 가치로 약 10만 원)을 모아 성가신협을 세웠다. 이를 시발점으로 전국 곳곳에 신협이 들어서 2019년 11월 말 현재 884개 조합, 1655개 영업점, 1300만 명 이용자, 총자산 100조 원의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옛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신협은 해냈다. 더욱이 개발도상국에서는 정부주도형 협동조합만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민간주도형 협동조합의 성공 신화를 새로 썼다. 현재 한국 신협은 아시아 신협 가운데 자산 규모 1위, 전 세계 117개 신협 가입국 가운데 4위 규모로 발전했으며, 2018년 취임한 김윤식 신용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은 아시아신협연합회(ACCU) 회장, 세계신협협의회(WOCCU) 이사로 선출돼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있다.

    서민에게 따뜻한 등 내주는 ‘어부바’ 신협

    김 회장은 취임 이래 고령화, 저출산, 고용 위기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신협 815 해방대출’을 통해 금융 취약계층 1만7000여 명을 고리사채로부터 구제했고, 전국 10개 지역본부에 ‘신협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설치해 신협 영업점당 10개의 소상공인과 결연해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노인, 유아 등 취약계층의 안전을 위한 ‘어부바 위치 알리기 기기’ 3만2800대를 보급했으며 2만 대를 추가 보급할 예정이다. 고령 가입자에게 헬스케어와 전화·방문 안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부바효예탁금’, 주거 안정을 통한 출산장려 상품 ‘다자녀주거안정지원대출’도 시행 중이다. ‘고용·산업위기 지역 특별지원사업’을 통해 1000만 원까지 무담보-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군산과 거제의 고등학생, 대학생 109명에게 총 장학금 3억2000만 원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2020년 창립 60주년을 준비하며 김 회장은 “1960년대 보릿고개를 넘을 때부터 60여 년간 지역사회와 서민을 위해 항상 따뜻한 등을 내주던 신협의 철학이 더욱더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며 “앞으로의 100년도 서민과 지역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평생 어부바’ 신협으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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