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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기포가 선사한 봄의 로맨틱

딸기와 크레망

톡 쏘는 기포가 선사한 봄의 로맨틱

톡 쏘는 기포가 선사한 봄의 로맨틱
마트 과일 코너에 그득한 딸기를 보면 영국 런던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가 생각난다. 회식을 자주 하진 않았지만 금요일 오후 간단한 간식과 함께 간담회를 하곤 했다. 그때 자주 등장하던 과일이 딸기였다. 서양에선 딸기에 샴페인을 곧잘 곁들이지만 당시 회사에선 비싼 샴페인 대신 크레망을 내놓았다. 그래서인지 딸기를 보면 늘 크레망이 먹고 싶어진다.

크레망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이 아닌 곳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을 통칭한다. 샴페인은 가장 인기 있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것에만 붙이는 이름이다. 샴페인은 프랑스어 샹파뉴의 영어식 발음. 크레망은 생산지 이름을 뒤에 붙이는데, 크레망 드 부르고뉴, 크레망 달자스, 크레망 드 리무, 크레망 드 루아르가 특히 인기 있다.

샴페인은 생산 지역이 한정되고 인기도 있어 비싼 편이지만 크레망은 프랑스 모든 지역에서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샴페인 절반 수준이다. 둘 다 만드는 방식은 같아 손이 많이 가는 전통 기법을 따른다. 먼저 화이트나 로제 와인을 일일이 병에 담은 뒤 설탕과 이스트를 넣고 병 안에서 2차 발효시켜 기포를 만든다. 기포 생성이 끝나면 12개월 이상 숙성을 거쳐야 하고 병 안에 가라앉은 이스트 앙금은 반드시 수작업으로 빼내야 한다.

샴페인은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누아르(Pinot Noir),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같은 포도 품종으로만 만들지만 크레망은 각 지역의 주요 생산 품종을 쓰기도 한다. 알자스에서는 샤르도네 외에 피노 그리(Pinot Gris), 피노 블랑(Pinot Blanc), 리슬링(Riesling)으로도 크레망을 만든다. 알자스의 화이트 크레망은 레몬처럼 상큼하고, 피노 누아르로만 만드는 로제 크레망은 딸기향이 산뜻하다.

톡 쏘는 기포가 선사한 봄의 로맨틱

크레망 드 리무, 크레망 드 부르고뉴, 크레망 드 달자스(왼쪽부터).

부르고뉴에서는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르 외에도 알리고테(Aligote)나 가메(Gamay)를 섞어 크레망을 만든다. 부르고뉴 지방이 샹파뉴보다 훨씬 남쪽에 위치해 크레망 드 부르고뉴는 샴페인보다 훨씬 더 농익은 과일향을 보여준다. 크레망 드 루아르는 주로 슈냉 블랑(Chenin Blanc)이란 품종으로 만든다. 루아르 지방의 서늘한 대륙성기후 덕에 이곳 크레망은 아카시아 같은 꽃향기와 사과 또는 배처럼 신선한 과일향이 매력적이다.



피레네 산맥 동쪽에 위치한 리무 지방에선 샤르도네, 슈냉 블랑, 그리고 토착 품종인 모작(Mauzac)으로 크레망을 만든다. 모작은 말린 사과껍질향이 특징이다. 리무는 샹파뉴보다 먼저 스파클링 와인을 제조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블랑켓 드 리무(Blanquette de Limoux)를 구매하면 모작을 이용해 옛날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지역별 개성도 뚜렷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크레망. 한창 제철인 딸기와 즐겨보는 건 어떨까. 생크림을 얹은 딸기나 딸기 케이크와 먹을 때는 단맛이 나는 크레망이 어울리므로 레이블에 드미섹(demi-sec)이라 써진 것을 골라보자.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브뤼(Brut)라고 표기된 것을 선택하면 된다. 톡 쏘는 기포와 상큼한 딸기의 만남이 로맨틱한 봄의 정취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해줄 것이다.



주간동아 2015.03.30 981호 (p77~77)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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