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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의 Food in the City

톡 쏘는 홍어냐 담백한 민어냐 아, 고민되네

해산물 천국 목포

  • 박정배 푸드칼럼니스트 whitesudal@naver.com

톡 쏘는 홍어냐 담백한 민어냐 아, 고민되네

톡 쏘는 홍어냐 담백한 민어냐 아, 고민되네

‘덕인집’의 홍어.

사계절이 뚜렷한 건 미식가에겐 축복이다. 철마다 다른 식재료가 요리사 손을 거쳐 식탁에 오르기 때문이다. 겨울은 단연 해산물의 계절이다. 전남 목포는 일제강점기 호남 곡물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항구로 번성했다. 거리 곳곳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근대 건축물이 남아 있다. 호남의 곡물, 서해와 남해의 해산물이 목포로 모였다.

돈과 식재료가 넘쳐나니 음식이 발달한 건 당연했다. 기온이 내려가고 바다가 거칠어지면 신안군 흑산도 주변에서 홍어가 잡힌다. 세모꼴의 큰 이 홍어는 남도 제일의 미식이 됐다. 홍어는 변화의 먹을거리다. 날로 먹으면 꼬들꼬들한 식감으로, 삭히면 톡 쏘는 암모니아 향으로 먹는다. 그러나 흑산도 홍어는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큰맘먹어야 맛볼 수 있다.

목포 혹은 홍어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라면 홍어명가 ‘금메달식당’을 모를 리 없다. 한동안 국내에 홍어 배가 한 척만 남았을 때, 그 배에서 잡은 귀한 홍어를 팔면서 명성을 쌓아온 집이다. 흑산도 홍어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명가지만 가격이 비싸다.

‘금메달식당’이 고급 홍어 요리를 대표한다면 ‘덕인집’은 서민적인 홍어 요리를 대변한다. 가게 입구에는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에만 부착하는 흑산도 홍어 태그를 모아 놨다. 흑산도 홍어만 취급하지만 ‘금메달식당’보다 가격은 반값으로, 투박한 선술집 같은 곳이다. 흑산도 홍어를 삼겹살, 묵은 김치와 함께 내놓는 ‘홍어삼합’이 주요 안주지만 꽃게무침, 고래고기, 민어찜, 가오리찜 같은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목포의 서민적인 모습을 가장 깊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목포항 근처 동명항 시장(목포종합수산시장)은 홍어 유통의 메카다. 최고급 흑산도 홍어에 이어 칠레산, 아르헨티나산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시장 주변에는 저렴한 홍어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많다. 목포에 홍어처럼 강한 음식만 있는 건 아니다. 꽃게무침으로 유명한 ‘초원음식점’은 허름하지만 꽃게무침 맛은 전국 제일을 자랑한다. 봄꽃게를 한번에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1년 내내 내놓는데 보드라운 게살에 고춧가루와 양념을 넣어 만든 꽃게무침은 밥하고도 잘 맞고 술안주로도 좋다.



‘인동주마을’은 꽃게장백반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4인에 4만 원짜리 꽃게장백반을 시키면 꽃게, 홍어 같은 제철 해산물이 한 상 가득 나온다. 최고 음식을 1인분에 고작 1만 원이면 먹을 수 있다. 왜 남도음식이 오랫동안 정상에 있는지 이 집의 깐깐한 음식이 말해준다.

민어는 다년생으로 여름이 제철이지만 겨울에도 잡히고 맛있다. 목포 ‘영란횟집’을 빼놓을 수 없다. 민어회는 물론 다양한 민어요리를 한자리에서 맛 볼 수 있다. 민어는 방어처럼 클수록 맛있다. 민어회에서는 홍어만큼은 아니지만 미세한 암모니아 냄새도 난다. 홍어 맛에 익숙한 사람은 민어회의 미세한 냄새에 자동으로 반응한다.

‘영란횟집’이 외지인이 많이 찾는 집이라면, ‘삼회횟집’은 토박이가 많이 찾는 민어 전문점이다. 낙지로 유명한 ‘독천식당’도 있다. 갈비탕에 낙지를 넣은 갈낙탕은 식사로도 좋고 해장국으로도 적당하다. 갈낙탕 하나만 먹어도 좋지만 대부분 낙지비빔밥과 갈낙탕을 함께 먹는다. 낙지만 넣고 끓여낸 연포탕도 별미다. 맑은 국물은 시원하고 낙지는 매끈하면서 쫄깃하다.

목포에는 해산물 전문점만 있는 건 아니다. 호남 제일의 콩물을 자랑하는 ‘유달콩물’은 담백한 콩국수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등대식육식당’은 목포식 육회를 내놓아 토박이들이 사랑하는 집이다. 육회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톡 쏘는 홍어냐 담백한 민어냐 아, 고민되네

전남 흑산도 홍어(왼쪽)와 목포종합수산시장 앞 전경.





주간동아 968호 (p74~74)

박정배 푸드칼럼니스트 whitesud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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