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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드라이버로 ‘원온’ 파4에서 이글? 더블보기?

  •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차장 nhy@golfdigest.co.kr

드라이버로 ‘원온’ 파4에서 이글? 더블보기?

드라이버로 ‘원온’ 파4에서 이글? 더블보기?

휘슬링락CC의 코쿤 4번 홀.

요즘엔 골프 장비들이 더는 발전하기 힘든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선수들은 트랙맨 등 첨단 과학 장비의 힘을 빌려 인간이 낼 수 있는 최대 비거리를 만들어낸다. 4월 말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한 노승열의 평균 비거리가 304야드였고, 이 대회 최장타자의 평균 비거리는 314.5야드였다.

프로선수들은 이제 500야드가 넘는 파5 정도는 우습게 공략한다. 최근 개최된 매경오픈골프대회에서 501야드 파5 16번 홀이 가장 쉬웠다. 투온은 예사로 하면서 이글을 잡자고 달려든다. 그렇다고 대회 주최 측은 코스 길이를 엿가락처럼 늘려야만 할까. 아니다. 이제는 홀 길이는 짧아도 코스 세팅을 난해하게 한다.

지난해 US오픈을 치른 메리온GC는 파70에 전장 6996야드에 불과하지만 그린 주변에서 플레이가 어렵고 홀 배치가 다양해 오버파를 치는 선수가 속출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현대적 코스 세팅은 드라이버블(Drivable) 파4다.

메리온GC 10번 홀은 303야드인데 파4였다. 3번 홀이 256야드 파3로 엄청나게 긴 홀이었던 것에 비하면 거리 차가 애매해진다. 무슨 클럽을 잡아야 할까. ‘지금 타수가 많이 뒤져 있어? 그럼 드라이버로 원온해!’ 이렇게 유혹하는 게 드라이버블 파4다.

그러나 쉽사리 드라이버를 잡았다간 낭패를 본다. 그린 주변으로 벙커를 깊숙이 배치해 티샷이 조금만 삐끗해도 함정에 빠진다. 드라이버블 파4로 가장 유명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리비에라CC 10번 홀은 내리막 315야드라 장타자는 원온이 가능하다. 하지만 매년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선수들은 우드로 페어웨이를 지킨 뒤 거기서 세컨드 샷으로 그린을 노렸다. 똑바로 멀리 날리는 드라이버 샷에 자신 있거나 한참 스코어가 뒤져 역전 한 방이 절실한 선수만 드라이버를 잡는다. 원온에 성공했을 때 쾌감과 갤러리의 열광은 이루 말할 것도 없지만,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간 잘해야 보기에 더블보기까지 나오니, 망신이다.



국내 여자대회에서도 이 트렌드를 시합에 반영하고 있다. 블루헤런GC에서 열리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2년 전부터 14번 홀에 드라이버블 파4를 쓰고 있다. 원래 화이트 티는 왼쪽으로 30도 정도 꺾이는 도그레그의 354야드 홀이었는데 직선거리의 252야드 지점에 특설 티잉 그라운드를 조성했다. 한국 여자선수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는 254야드다. 그린 에지까지가 245야드, 그린 중앙까지는 260야드다. 따라서 드라이버를 잡고 정확하게 치면 이글 기회가 열린다. 실제로 여기서 순위가 많이 뒤바뀌곤 했다.

굳이 프로대회가 아니더라도 국내 코스에도 그런 원온 시도가 가능한 홀이 있다. 대표적인 홀이 춘천 휘슬링락CC의 코쿤 4번 홀이다. 파4, 359야드인 홀이지만 240야드 지점부터 오른쪽으로 90도 가까이 도그레그로 휘어진다. 화이트티에서 원온을 노리면 250야드면 가능하다.

그래서 ‘거리 좀 난다’는 골퍼는 여기서 바로 그린을 노리곤 한다. 아니, 거리가 안 나도 여기서는 덩달아 원온에 도전하는 골퍼가 꽤 많다. 성공하면 그날의 ‘오잘공’이다. 실패하면? 걱정할 것 없다. 앞에는 물도 있고, 오른쪽 옆으로는 암반(바위 바닥)도 있으니 핑계거리는 많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약간 왼쪽으로 쏘면 페어웨이가 있으니 원온을 시도했다는 우쭐감을 가져도 된다. 그 대신 소심함을 감춰, 혼잣말처럼 ‘옆바람이 부나?’ ‘볼이 왼쪽으로 감겼네’ 뭐, 이 정도로 생각해도 충분하다.

드라이버로 ‘원온’ 파4에서 이글? 더블보기?

‘원온’ 유혹을 갖게 하는 메리온GC 10번 홀.





주간동아 938호 (p62~62)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차장 nhy@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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