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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인생

탄생부터 선택까지 삶을 닮았네

인생 논리 배우기

  • 김종업 ‘도 나누는 마을’ 대표 up4983@daum.net

탄생부터 선택까지 삶을 닮았네

이번 호에서는 좀 형이하학적이면서도 형이상학적인 논리를 얘기하고 싶다. 도대체 골프라는 운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인생 논리는 몇 가지나 될까. 보기플레이어 시절 도에 입문해 이 연관성을 찾아가는 데 10년 넘게 걸렸다. 처음에는 ‘거의 비슷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실제로 와 닿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골프 경험은 긴 시간을 두고 쌓여 가는데 수행 체험은 순간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 또한 순간적으로 감이 오는 운동이란 것을 알고서야 인생 논리와 골프 논리가 대부분 딱 들어맞는 묘한 쾌감을 느꼈다. 이를 두고 옛 선승들은 돈오점수(頓悟漸修)니 돈오돈수(頓悟頓修)니 하고 한 세기를 입씨름했지만, 단언컨대 돈수는 없다. 한 방에 죄다 알아차린다는 것이 돈수이고, 단계별로 올라간다는 것이 점수이다. 인생이나 골프나 모든 것이 분명하다. 단계 없이 한꺼번에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단계, 즉 한 발씩 올라가는 묘미가 돈오점수이며 골프나 인생에서나 똑같은 법칙이 성립된다.

필드에선 트러블 샷을 해야 할 때가 아주 많다. 18홀 내내 멋지게 날아가 의도한 대로 그린에 오른 뒤 홀컵에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같은 골프장에 수백 번 다녀도 같은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삶에서도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고 백 살을 살아도 오늘 같은 상황은 되풀이되지 않는다. 같은 직장, 같은 동료와 있어도 어제 같은 상황은 연출되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의 법칙, 시공간이 같음에도 왜곡이 일어나지 않는 묘한 창조성의 내면에 무엇이 있기에 그럴까. 그 답을 얻고자 철학이 존재하고, 사색으로 해결할 수 없는 그 무엇은 신학의 도움으로 해결한다. 한계를 가진 인간이란 존재가 무한계를 알려고 깊은 내면의 창조법칙, 현재 존재하는 사물과 현상의 변화법칙을 알고자 인문학이 발달했으며 자연과학이 점점 그 신비를 밝혀낸다.

수백 번 다녀도 다 다른 상황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태어남과 동시에 진행하는 삶의 여정, 그리고 마지막 홀컵까지 들어가는 순간을 인생에 비유해본다면 태어나기 전, 홀컵 이후의 여정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30여 년간 노력한 필자가 알아낸 신비의 그 무엇을 골프라는 운동에 비유해 해답을 제시해본다. 모르는 사람한테야 하나의 가설이지만 아는 사람에겐 증명의 방법을 모르는 진실이다. 모든 과학은 증명이 필수지만 과학 너머 신학은 증명의 방법만 모를 뿐 똑같은 과학이다.

먼저 탄생의 신비에 대해 말해보자. 골프의 첫 시작은 공을 티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티 위에 공을 올려놓는 순간 이미 그 공의 생명은 시작됐다. 노터치. 손대면 안 되고 건들면 벌타다. 그럼 우리네 생명은 언제부터일까. 자궁에 잉태된 그 순간일까, 아니면 자궁 밖으로 나와 첫 울음을 터뜨린 때부터일까.

정답은 잉태된 그 순간부터다. 생물학적으로 아직 인간 모습을 갖추기 전인데 무슨 생명의 시작이냐고 반문한다면 당신은 멀어도 한참 멀었다. 둥근 우주의 시작이 알이라는, 형태의 창조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공의 모습도 알의 모습을 닮았다. 알이 ‘앙’ 하고 크게 진동해 태어남을 현대과학은 빅뱅이라고 부른다. 우리 선조는 이것을 후대에 탄생의 법칙을 알라는 의미로 전했다.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이 바로 그것이다. 알이 ‘앙’ 하는 게 아리랑이다.

어느 민족에게나 있는 난생설화, 알에서 모든 것이 태어났다는 신화는 알의 모습이 본래의 우주 모습이요, 우리네 어머니의 자궁 모습이며, 내 생명 근원인 난자의 모습이라는 걸 뜻한다. 알이 진동하려고 의식이 에너지를 부여하는 것, 이것이 정자의 진동이고 운동이다.

좀 더 고상하게 우리네 철학으로 이야기하면 율려운동이다. 4율 6려, 또는 3율 7려라는 이 운동은 부조화의 근원이기도 하거니와 주역의 법칙을 설명하는 주파수 진동의 차이를 설명하는 용어다. 아마 어려울 것이다. 어려워도 무척 어려울 것이다. 30여 년을 고뇌하고 공부한 필자가 이 법칙을 알아내는 데만 십수 년이 걸렸는데, 단어 몇 개와 문장 몇 줄로 알아버린다면 쉬워도 너무 쉬운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앞에서 돈오돈수는 없다고 단언한 것이다.

고차원적 생명의 근원적 에너지, 영혼이라 불리는 우주 변화의 창조적 힘은 난자라는 자궁 속 알의 모습에 힘을 부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단순히 정자와 난자의 결합이 힘에 의해 변화한다면 내면의 에너지 변화의 법칙은 도무지 알 수 없다. 정자와 결합한 난자가 2세포, 4세포, 8세포, 16세포로 계속 분열하는 이 변화의 힘은 영적 에너지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리 측정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이 힘. 세포분열을 일으키는 이 힘을 개념상으로는 영혼의 에너지라 한다. 수련자들이 알고자 하는 의식의 무한한 힘의 근원, 생각 에너지에 믿음을 부여하면 그것이 에너지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 이 진리가 영혼의 에너지다. 학문적으로 말한다면 무의식과 절대의식이 만들어내는 우주 창조의 변화법칙이다. 이 영혼의 에너지가 난자에 힘을 부여하면 생명이 된다.

그 힘을 과학에서는 4가지 힘, 즉 중력과 약력, 강한 악력과 약한 악력으로 부르지만 사실은 우주 창조의 전체적인 힘이다. 이것이 하나의 알에서 진동하면 개체가 돼 그 나름대로 생명활동의 개체가 되고, 집단이 되면 사회성을 가진 군체가 되는 것이다. 생명 탄생의 비밀은 존재가 가지는 창조의 근원적 힘을 알면 쉽다. 나 자신이 바로 그 힘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세포분열과 영혼 에너지

어렵다면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어떤 물질이든 그 물질이 형태를 갖추기 전 반드시 하나의 필드(field·場)가 먼저 형성된다. 골프장을 필드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 물질이 생기는 것이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달걀 위쪽과 아래쪽 사이에 먼저 전류가 흐르고, 이 전류가 하나의 필드를 형성한다. 이어 척추가 만들어진다.

모든 생명은 이 과정을 거친다. 난자가 세포분열하기 전에 먼저 머리, 척추, 다리 등의 ‘장’이 만들어진 다음 각각의 모양새가 완성된다. 우리 눈의 세포는 완성된 모양만 보도록 세팅됐기 때문에 그 필드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조금만 수련을 해보면 ‘오라’라고 부르는 생명 외곽의 거푸집을 볼 수 있다. 이 거푸집의 에너지를 우리는 생명이라 부른다. 이 에너지가 뭉치면 몸이 되고 흐트러지면 영혼이라 한다. 결국 몸은 보이는 마음이고 마음은 보이지 않는 몸이라는 옛 선승의 말이 진리라는 사실을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자, 드라이버로 치기 전 공을 티 위에 올려놓는 순간 그 공은 생명을 부여받는다는 말이 이해되는가. 그리고 우리네 나이 계산법에 따라 태어남과 동시에 한 살이 되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째서 65억 전체 인류의 삶은 개개인마다 다른가, 나의 삶과 당신의 삶은 왜 차이가 나는가, 똑같이 시작한 골프구력이 왜 개인마다 다른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됐다. 다음 호에서는 삶의 차이의 법칙을 골프 핸디캡과 비교해 말하겠다. 철학 위의 철학, 신학 위의 신학이란 이름의 골프 운동을 통해.



주간동아 894호 (p58~59)

김종업 ‘도 나누는 마을’ 대표 up498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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