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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 김지영의 스타데이트

“아슬아슬 19금 토크 솔직 과감하니 먹히더라”

제2 전성기 맞은 MC 신동엽

  • 김지영 월간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아슬아슬 19금 토크 솔직 과감하니 먹히더라”

“아슬아슬 19금 토크 솔직 과감하니 먹히더라”
최근 예능계에서 가장 약진한 인물로 개그맨 신동엽(43)이 첫손에 꼽힌다. 신동엽은 지난해 SBS TV ‘강심장’에 새 MC로 기용된 이후 강호동의 빈자리를 너끈히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뿐 아니라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와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를 맛깔스럽게 진행해 지난해 연말 KBS 연예대상에서 10년 만에 다시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제2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1991년 S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하자마자 정상급 스타로 발돋움하는 행운이 따랐지만, 99년 대마초 사건과 사업 실패 등으로 한동안 힘겨운 시간이 계속됐다. ‘방송 출연 금지’ 조치로 백수신세가 된 적도 있다. 인생의 단맛, 쓴맛을 모두 맛본 까닭일까. 그는 강호동이나 유재석처럼 지상파 방송만 고집하지 않는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방송을 넘나들며 예능계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오랜만에 성대모사 ‘이엉돈 PD’ 별명 얻어

어느덧 ‘대세 MC’로 등극한 그의 인기 덕에 1월 11일과 18일 각각 촬영현장을 공개한 채널A ‘웰컴 투 돈월드’(‘돈월드’)와 QTV ‘신동엽과 순위 정하는 여자’(‘新순정녀’)도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모았다. 단정한 슈트 차림으로 인터뷰에 나선 신동엽은 “예전에는 방송하는 게 고역이었는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쉬면서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방송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고해성사하듯 스스럼없이 속내를 털어놓았다.

▼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지치지 않나.



“이른바 전성기에는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프로그램마다 잘됐는데도 정작 나는 힘들었다. 한마디로 철이 없었다. KBS 2TV ‘해피투게더’로 한창 인기를 누릴 때 방송활동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다. 박수칠 때 떠나자는 심정이었다. 그때는 호프집 같은 데서 사람들이 알아보고 사진 찍자고 요청하면 불편했다. 그런데 지금은 마음가짐이 달라져서인지 술에 취해 얼굴이 붉어진 상태에서도 흔쾌히 사진을 찍는다. ‘돈월드’ 끝나고 스태프들과 하는 회식도 즐겁다. 사람들이 반겨주는 것도 고맙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 행복하다.”

▼ 마음가짐이 달라진 계기가 뭔가.

“7~8년간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끌지 못해 인기가 없었다. 사실 그때는 시청률에 신경 쓸 여력조차 없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일이 어그러지고 그게 세상에 알려져 너무 힘들었다. 2년여 전부터 모든 일을 정리한 뒤 행복한 마음으로 방송만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고 나니 비로소 방송을 즐길 수 있었다.”

▼ 재기에 성공하리라 예상했나.

“내가 하는 프로그램이 잘될지 장담할 수 없었지만, 소소한 행복을 즐길 줄 아는 지혜를 배우던 터라 행복할 자신은 있었다. 행복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걸 이젠 안다. 인기나 정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인기는 내가 매달린다고 해서 붙잡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 한 케이블TV 방송에서 채널A 이영돈 PD를 성대모사해 화제가 됐다.

“‘이엉돈 PD’라는 별명이 생겼다. 22년째 방송하고 있지만 성대모사를 한 적은 없다. 그런데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이 재미있어서 첫 회부터 챙겨봤더니 도전해도 좋겠다는 용기가 생기더라. 반신반의하면서 성대모사를 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이영돈 PD 덕에 개인기가 생겼다(웃음).”

“아슬아슬 19금 토크 솔직 과감하니 먹히더라”

QTV ‘신동엽과 순위 정하는 여자’ 세트장에 선 MC 신동엽.

돈 많이 벌 욕심이 화 불러

▼ 방송 후 회식을 자주 한다던데.

“어떤 프로그램이든 녹화가 끝나면 회식을 한다. 그래서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데 올해부터는 줄일 생각이다.”

매주 일요일 밤 9시 50분 방송하는 ‘돈월드’는 연예인과 재테크 전문가들이 출연해 돈 버는 비법을 알려주는 토크쇼다. 매회 주제가 달라지는데, 첫 회 주제는 창업이었다. 신동엽은 방송에서 “90년대 코스닥 붐이 일었을 때 술자리에서 주식전문가가 알려준 정보를 믿고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했다”며 “사업과 투자에 실패하면서 몸무게가 한 달 새 8kg이 줄었다”고 털어놨다.

▼ 성공담보다 실패담을 주로 얘기하는 것 같다.

“성공담은 시청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지만, 실패담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내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서 반성하고 교훈을 얻듯이, 자기관리를 못 해 후회하는 상대방을 보면서 시청자도 위로받고 성숙해지지 않을까 싶다.”

▼ ‘돈월드’를 진행하면서 배우는 게 많은가 보다.

“성공 비법이나 자기계발을 위한 지식보다 ‘이건 절대 하지 마라’ 같은 말을 귀담아듣는다. 항상 사고는 주변 사람에게서 시작되더라. 친한 형, 아는 누나가 하는 말에 마음이 약해져 그럴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돈을 더 많이 벌려는 욕심이 화를 부른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게 중요한 듯하다.”

▼ ‘新순정녀’ MC를 맡은 이유가 있다면.

“아마도 ‘순정남’이면 안 했을 텐데 ‘순정녀’라서 참여한 거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기존엔 순위를 정하는 여성들끼리만 얘기했지만, ‘新순정녀’는 다른 출연자들과 순정녀들이 배틀 형식으로 얘기를 나눈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 기대되는 순정녀가 있나.

“여성은 누구나 자기만의 매력을 갖고 있다. 사람의 장점을 잘 파악하는 게 내 장점이자 단점이다. 남녀 불문하고 ‘저 사람은 이런 점이 참 괜찮은 것 같다’고 빨리 알아챈다. 그로 인해 일도 많았고, 알려진 것처럼 일(기능성신발 관련 사업 등)을 벌여서 상처도 받았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저 사람 조심해. 위험한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고 조언해줘도 내가 본 장점만 믿고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았다. 지금도 상대 단점보다 장점을 크게 본다. 그래서 순정녀 개개인이 다 궁금하고 기대된다.”

신동엽은 성(性)에 관한 아슬아슬한 얘기를 민망하지 않게 표현하는 재주가 탁월하다. 그래서 ‘19금 토크의 달인’이라고도 부른다. ‘新순정녀’ 토크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늘 그렇듯이 온 가족이 편하게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어른은 재미를 느끼고, 청소년은 어른 얘기를 들으면서 그 나름의 이성관을 정립하면 좋겠다. 여태까지 방송하면서 수위 조절을 못해 편집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볼 수 있을 거다. 상상을 발전시키면 수위가 높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 몫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늘 하던 대로 편하게 진행할 거다.”

▼ 19금 토크를 잘하는 비결이 뭔가.

“많은 분이 그러더라. 신동엽이 얘기하면 징그럽지 않고 재미있다고. 야한 얘기를 해도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다고. 그렇다고 22년 방송생활을 야한 얘기로만 버틴 건 아니다(웃음). ‘남자 셋 여자 셋’이라는 시트콤을 할 때는 개구쟁이 캐릭터를 연기했고 ‘헤이헤이헤이’를 진행할 때는 기존 콩트 프로그램보다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했다. ‘해피투게더’를 진행할 때도 솔직하고 과감하게 얘기하는 편이었다. 22년을 일관되게 내 스타일대로 해서 그런지 시청자도 내 얘기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

제2 전성기? 즐겁게 방송에 몰두

“아슬아슬 19금 토크 솔직 과감하니 먹히더라”
그는 원래 독신주의자였다. 그런데 2002년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인기코너 ‘러브하우스’를 촬영하면서 결혼관이 바뀌었다. 이 코너 조연출이던 선혜윤 PD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두 사람은 2년여 동안 교제한 끝에 2006년 결혼했고 지금 1남1녀를 뒀다.

▼ 아내가 19금 토크를 싫어하지 않나.

“집사람도 예능PD라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웃기라고 한다.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평소 내가 선정적인 토크를 즐기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 얘기를 할 때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안쓰럽게 바라볼 때가 많다.”

▼ ‘천재형 MC’라는 평을 듣는데.

“천재형은 아니다. 노력을 많이 하는데 티가 안 난다. 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대화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신문이나 인터넷을 보면서 연예계와 관련되지 않은 것들을 각색하거나 재미있는 상황으로 만드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그런 것들을 나중에 얘기하면서 다 써먹는다. 노력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다.”

▼ 강호동과 유재석 인기가 하락세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내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두 사람이 왕성하게 활동하지 않을 때도 내 전성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내 처지를 상대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행복한지, 컨디션이 좋은지, 바른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는지 이런 것들을 계속 고민해왔지, 다른 사람이 잘되고 못 되고는 내 컨디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전부터 방송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다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 음식점이 잘된다고 먹자골목이 형성되겠나. 모든 음식점이 잘돼야지.”

▼ 제2 전성기를 맞은 소감은.

“전성기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한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운이 따를 때가 있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될 때가 있다. 신인 때는 내가 잘해서 잘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프로그램이 잘되려면 PD, 작가, 출연자 궁합이 잘 맞아야 하고, 편성도 무척 중요하다.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하면서 얼마나 조화롭게 유기적으로 화합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 성패가 갈린다. 그래서 지금은 잡념을 버리고 즐겁게 열심히 방송에만 몰두한다.”

▼ ‘즐겁게, 열심히’가 성공 비결인가.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근본이 착해야 한다. 나도 근본이 착하기 때문에 어떤 얘기를 해도 시청자가 받아주는 거다(웃음). 왼쪽 가슴 온도가 높지 않으면 방송하기가 정말 힘들다. 시청자는 내가 맑은 눈빛과 선한 표정으로 방송해도 속에 욕심이 가득한지, 정말 열심히 하는지 기막히게 알아챈다. 진정성이 없으면 시청자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산 경험을 통해 그런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비록 7~8년간 마음고생을 했지만 그 세월이 내 미래의 자양분이 될 거라 확신한다. 따뜻한 관심은 물론, 애정 어린 비판도 환영한다. 시청자의 고단한 삶에 위안과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주간동아 874호 (p90~92)

김지영 월간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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