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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마지막회>

인기 영합 단견 개혁 바로 철회, 모양만 빠져

PGA투어 신임 수장의 식언(食言)

인기 영합 단견 개혁 바로 철회, 모양만 빠져

인기 영합 단견 개혁 바로 철회, 모양만 빠져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더CJ컵앳나인브릿지’ 협약식에 참석한 손경식 CJ그룹 회장(왼쪽)과 당시 PGA투어 부커미셔너였던 제이 모너핸.[사진 제공 · CJ그룹]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23년간 팀 핀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커미셔너는 전 세계 골프계를 쥐락펴락한 최고 파워맨이었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 보좌관을 지낸 변호사 출신으로, 커미셔너가 된 뒤 투어를 5배 이상 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늘날 PGA투어의 틀을 만든 다섯 가지 변화는 △1983년 시즌 출전권인 시드제 도입 △1986년 공식 세계골프랭킹(OWGR) 발표 △1999년 6대 투어를 세계골프챔피언십(WGC)으로 통합 △2007년 플레이오프인 페덱스컵 시작 △그리고 2013년 랩어라운드 시즌(매년 10월 새 시즌을 시작해 1년 내내 투어가 돌아가도록 한 것) 도입으로 정리된다. 이 가운데 세 가지는 핀쳄의 역량으로 완성됐다. 그는 골프판을 미국의 독자적인 시장인 동시에 미국이 세계 주도권을 가지도록 짰다.

올해 새로 부임한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는 47세로 젊다. 10년간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모기업에서 임원을 지냈고,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 IMG월드와이드에서 일했다. 부임한 후 그의 첫 과업은 투어 스케줄 재편이었다. 모너핸은 지난 10년간 5월에 개최되던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그 전에 30년간 치르던 3월로 복귀하고 마지막 메이저인 PGA챔피언십을 현 8월에서 5월로 당겨 9월 초 모든 투어가 마무리되도록 하는 일정을 밀어붙였다.  

“3~8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마스터스, PGA챔피언십, US오픈, 디오픈, 페덱스컵 투어챔피언십이 매달 열려 미국미식축구리그(NFL)  시즌 전에 끝난다면 골프계로서는 스포츠팬의 관심을 독차지하면서 TV 중계의 가치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 모너핸의 의중은 연초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매달 큰 대회를 개최하다 NFL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8월에 페덱스컵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은 대단히 강력한 스케줄이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대회도 현 4개에서 3개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일정이 버거운 건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대회 일정에 압박이 가해진 데다 올림픽 이후에도 라이더컵 등 대회들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미국 팀이 라이더컵에서 이기고 열흘이 지났을 때 2016~2017년 새로운 시즌이 시작됐다. 9월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 시즌과 맞물려 골프에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애덤 스콧과 선수회 대표인 잭 존슨 등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하지만 모너핸은 최근 투어의 가장 큰 스폰서인 페덱스와 10년 재계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그간 해오던 주장을 단박에 철회했다. 클라이언트인 페덱스 수뇌부가 현 시즌 고수를 원했기 때문이다. 페덱스로선 가을 시즌에 자신들의 로고가 더 많이 노출되고 언급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한여름 휴가철에 대회가 열리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다. 또한 9월 초 시즌이 끝나면 핀쳄 전 커미셔너가 짜놓은 랩어라운드 시스템이 깨질 수 있다. 가을 골프는 미국에서 인기가 떨어지더라도 아시아와 유럽은 그때가 최고 시즌이기 때문이다.



한쪽 면만 보거나 일부의 의견만 듣고 인기에 편승해 내뱉은 주장은 이처럼 모양 빠지게 다시 주워 담아야 하는 민망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아직 젊은 신임 커미셔너인 만큼 이번 경험이 큰 교훈이 됐을 법하다.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은 주장보다 경청일 때가 더 많다.






주간동아 2017.05.31 1090호 (p63~63)

  •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에디터 nhy62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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