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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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뉴골드라인’으로 뜨나

강남-분당 16분 만에 주파 동일 생활권…전세 ‘들썩’ 임대수익형 상품에 시선 집중

  • 강공석 투모컨설팅 대표 kang_zero@hanmail.net

    입력2011-11-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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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분당선 ‘뉴골드라인’으로 뜨나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서울 강남에서 분당 정자동까지 16분이면 갈 수 있다.

    “신분당선 개통을 앞두고 오피스텔을 찾는 30대 손님이 부쩍 늘었습니다.”

    경기 성남시 정자역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 외곽에서 강남 인근 직장을 출근하는 사람이 많이 찾으면서 인근 오피스텔 시장이 때 아닌 호황”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신분당선 개통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정자역 인근의 부동산 시장은 벌써부터 들썩였다.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뿐 아니라 반대로 서울에서 판교테크노밸리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오피스텔 전셋집을 구하면서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그러자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수요가 몰리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단단히 벼르는 중이다. 비단 정자역 인근만이 아니다. 신분당선의 강남, 양재, 양재시민의숲, 청계산입구, 판교 등 다른 5개 역 인근 모두 신분당선 개통 특수를 노린다.

    10월 28일 서울 강남역과 성남 정자역을 잇는 신분당선 1단계 구간(18.5km)이 개통하면서 판교신도시 완성은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수도권 지하철 2호선(강남역), 3호선(양재역), 분당선(정자역), 성남-여주선(판교역)과 환승하는 신분당선을 이용해 하루 최대 43만 명이 강남과 분당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분당선이 강남 생활권을 경기 남부권까지 넓히는 촉매재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루 최대 43만 명 이동 강남 촉매제



    신분당선은 판교·광교신도시 건설 등 수도권 남동부권의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한 교통난을 개선하려고 구축한 광역 전철망이다. 최고속도 시속 90km로 정자-강남을 16분 만에 주파한다. 광역버스가 35∼45분, 분당선이 45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20분가량 단축되는 셈이다. 경부고속도로의 출퇴근시간대 교통 체증을 기억한다면 심리적인 시간은 더욱 단축된다.

    판교신도시와 서울의 근접성이 높아짐에 따라 답답한 행보를 보였던 서울 남부 부동산 시장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경기 용인시 기흥에서 선릉을 거쳐 왕십리를 잇는 분당선 연장 구간도 개통을 앞둔 상황이라, 그동안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던 분당, 용인, 수원지역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분당선 ‘뉴골드라인’으로 뜨나
    신분당선 주요 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기상도를 살펴보자. 2호선과 환승하는 강남역은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올 1분기 기준 21만2364명에 달한다. 신분당선 개통으로 유동인구를 대거 흡수해 매머드 상권으로 입지를 더욱 굳힐 것으로 보인다. 강남역 가운데서도 한남대교, 교대, 역삼동 방향에 비해 조명을 크게 받지 못했던 뱅뱅사거리 방향 양재역 쪽의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강남 상권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 오피스 시장과 상권의 강남 집중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분당선 개통의 최대 수혜지 중 하나인 양재역은 압구정, 도곡, 대치역 등이 있는 3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해 강남 주거지역과 분당·판교를 잇는 가교 구실을 할 전망이다. 신분당선이 안정화할수록 유동인구가 더욱 늘고 상권도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주시해야 할 지역이다.

    양재동 AT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양재시민의숲역 인근은 양재 하나로마트, 현대자동차 본사, 코트라 등이 모였지만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해 교통 체증이 심한 지역이다. 하지만 신분당선 개통으로 교통 체증이 빠르게 개선돼 양재역과 함께 새로운 부동산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만 5조 원에 이르는 대형 복합단지인 ‘알파돔시티’가 들어서는 판교역은 기존 서현역, 정자역의 쇼핑객과 유흥객을 흡수하며 판교 블루칩의 위용을 서서히 갖춰갈 것이다. 장기적으로 판교역은 성남-여주 복선전철이 개통(2015년)돼 환승역 구실을 하고, 알파돔시티 공사와 판교테크노밸리 기업 입주가 마무리되면 남부권 대표 지역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높은 주상복합 건물과 정자동 카페거리로 유명한 정자역은 기존 분당선, 신분당선의 환승역으로서 판교역과 함께 남부권 주택 시장의 바로미터로 자리 잡을 것이다. 교통 체증 지역이라는 오명을 안은 수도권 남부지역의 용인 수지·신갈과 수원의 답답한 부동산 시장이 9호선에 버금가는 황금노선이라 부르는 신분당선의 정자역 개통으로 활로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입어 주택과 토지 시장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올 2월 착공해 공사 중인 정자-광교 구간(12.8km)이 2016년 2월 개통 예정이라는 점도 호재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판교 역세권의 알파돔시티 개발처럼 주요 계획이 축소 및 지연될 경우 판교신도시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할 수도 있다. 판교신도시가 자족 주거도시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가 이탈할 수도 있다. 예컨대 서울 강남으로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소비 수요가 판교신도시가 아닌 강남 상권으로 이탈할 수도 있으며, 신분당선을 따라 판교신도시보다 주거비나 임대료가 저렴한 분당, 용인, 수원 일대로 분산될 수도 있다.

    신분당선 ‘뉴골드라인’으로 뜨나
    개발 호재 3승 효과는 ‘글쎄요’

    신분당선 개통으로 부동산 시장에 숨통이 트일지는 황금노선이라 불리는 9호선 사례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2009년 7월 개통한 9호선은 강남 생활권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신분당선과 닮은 점이 많다. ‘골드라인’이라 불리는 서울 개화에서 신논현을 잇는 9호선은 개통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부동산 광풍을 예상했음에도 그 위력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그나마 지역별로 양극화를 보이며 서초권 ‘블루칩’, 동작권 ‘옐로칩’, 강서권 ‘실망주’로 희비가 엇갈렸다. 강남권과의 접근성에 따른 양극화인 셈이다. 하지만 전세 시장에서는 서초권, 동작권, 강서권 구분 없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신분당선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다. 신분당선의 직접적인 수혜지로서 접근성이 개선되는 강남, 양재, 판교, 정자역은 블루칩, 정자역을 기점으로 한 용인 수지, 신갈, 기흥과 수원의 영덕, 영통은 옐로칩 혜택을 예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매매보다 전세 시장이 더 크게 움직이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개통되는 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임대수익을 원하는 수익형 상품(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이나 개발 가능한 토지 시장이 주목받을 것이다.

    새로운 길이 뚫리면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게 마련이다. 자연히 인구 이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개발 호재가 가격에 선(先)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에는 개발 호재 발표, 착공, 완공 때마다 가격이 오른다는 3승 법칙이 통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정보 전달 속도가 빨라져 가격에 미리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개발 재료가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는 시기가 빨라졌기 때문에 이 점을 적극 활용해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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