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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이지은의 아트야 놀자

불 만난 유리, 예술로 태어나다

‘베니스 글라스 판타지아’ 특별전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불 만난 유리, 예술로 태어나다

불 만난 유리, 예술로 태어나다

(위) ‘말’(카발로), 피노 시뇨레토. (아래) 1. ‘로사노’(왼쪽)와 ‘로셀리’, 스키아본 가문. 2. ‘도리’, 스키아본 가문.

서울 강북구 번동에 있는 ‘꿈의 숲 아트센터’는 저를 세 번 놀라게 했습니다. 먼저 ‘광화문’과 ‘강남’으로 대표되는 서울 중심가에서 참 멀었습니다. 광화문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타니 꼬박 1시간이 걸려 놀랐습니다.

그런데 투덜투덜하며 버스에서 내린 제 눈앞에 싱그러운 녹음이 펼쳐졌습니다. 숲을 가로지르며 걷는데, 연둣빛 융단이 깔린 나지막한 동산과 늦은 오후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 운치 있는 한옥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어요. 곳곳에 설치된 조각 작품은 전혀 튀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니’ 하며 놀랐죠.

마지막으로 ‘꿈의 숲 아트센터’ 내 드림갤러리에서 5월 29일까지 열리는 ‘베니스 글라스 판타지아’ 특별전을 보고는 유리공예의 신비로움에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유리공예는 인간이 불을 이용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구나 싶었죠.

이탈리아 베니스에서는 중세 시대부터 유리공예가 무척 번창했습니다. 13세기 말 유리공예 기술의 비밀을 유지하고 화제 위험을 없애기 위해 공방을 베니스 북쪽 무라노 섬으로 옮겼다고 해요. 이후 수많은 장인에 의해 다양한 기법이 개발, 발전됐고, 그렇게 1000년을 이어져 왔죠. 지금도 무라노 섬의 유리공예 장인들은 유리를 1500℃로 가열해 고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가 되면 여기에 ‘칸네’라고 부르는 긴 대롱으로 숨을 불어넣어 모양을 만드는 전통 방법을 고수합니다.

이번 전시는 최고의 유리공예 명장으로 평가받는 피노 시뇨레토(Pino Signorette·67)와 지난 400여 년간 ‘무리나’라는 핵심 재료를 이용해 자신만의 비밀 기법으로 제작해온 스키아본(Schiavon) 가문의 작품 등 60여 점을 선보입니다. 특히 160cm의 초대형 유리공예 작품인 피노의 ‘말’은 전 세계에 10여 점밖에 없는 대작입니다. 뜨거운 화덕 앞에서 장인들이 재료를 녹이고, 굽고, 손으로 다듬고, 입으로 불어 부풀린 노력이 작품 하나하나에 오롯이 새겨져 있는데요. 화려한 색채와 다양한 문양이 어찌나 예쁜지 넌지시 가격을 물어보니, 일반적으로 1000만 원 내외라고 하더군요. 이곳에서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촬영한 10여 분 분량의 동영상도 상영합니다.



불 만난 유리, 예술로 태어나다
전시 공간이 다소 좁고 작품 수가 적어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없이 투명한 유리공예를 보고 있노라니 제 마음도 정화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곳에 오면 여러분도 저처럼 세 번 놀라게 될 겁니다. 그 놀람을 한번 즐겨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성인 8000원, 초중고생 6000원, 유아 4000원. 문의 02-2289-5401.



주간동아 2011.04.04 781호 (p79~79)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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