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삼은 귀중한 동양의 보물 ‘루이 14세’
인삼이 서양에 알려진 것은 16세기경. 1299년 출간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중국, 아시아, 중동의 풍물과 문화를 담고 있지만 인삼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양의 신비한 약초 인삼은 서양에 알려지지 않았다. 인삼이 유럽에 전파된 최초의 기록은 1575년 러시아인 신부 마르친 마르치니우스가 중국에서 얻은 인삼을 ‘신비한 풀’로 서술한 데서 비롯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전해진 동양의 신비한 풀 인삼은 입소문을 타고 유럽 상류층에 전해졌다. 태국 왕국의 사신이 프랑스 루이 14세(재위 1613~1715년)에게 헌상했다는 문헌으로 보건대, 인삼은 굉장히 귀하게 여겨졌던 것 같다. ‘태양왕’이라는 별칭을 얻은 루이 14세는 프랑스를 유럽 최강국으로 만든 전제군주로, 당시 동양에서도 앞다퉈 많은 선물을 보냈는데 그중 인삼은 ‘동양의 보물’로 인식됐다.
서양에 알려진 인삼이 중국을 경유해 중국의 귀한 약재로 전파됐다면, 고려인삼은 17세기 초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직원들이 본국에 보내는 정세 보고서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일본에 파견돼 있던 동인도회사의 쿠커르 바커르 무역관장이 조선의 특산물로 “쌀, 구리, 인삼”을 꼽으면서 “조선 해안의 한 모서리 유역에서 일본인들과 교역하고 있다”고 기록해놓았다. 이는 조선 중기 부산에서 성행하던 일본 쓰시마 도주들과의 인삼 교역을 서술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간간히 서신이나 여행기 형태로 유럽에 전해지던 인삼은 1711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인삼은 정열적 창작의 원천 ‘루소’ ‘고리키’

러시아 문호 막심 고리키. 그는 왕성한 문학 활동의 원천으로 고려인삼을 지목했다.
루소의 제자이자 문인이던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는 1772년 블루본 섬에서 가져온 커피 원두 한 포대를 루소에게 선물로 보냈다. 블루본산 커피는 그 당시 매우 귀한 선물이었다. 고지식한 성격의 루소는 “제자에게 값비싼 선물을 받을 수 없다”며 그것을 돌려주려고 했다. 그러자 생피에르는 루소에게 커피를 돌려줄 것이 아니라 “선생님도 저에게 선물을 주시면 되지 않습니까”라며 넘어가려고 했다. 그때 루소가 생피에르에게 보낸 답례품이 인삼 한 뿌리였다. 세계적인 사상가 루소의 꼿꼿한 선비정신을 동양의 인삼이 지켜준 것이었다.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1808~1936년)도 인삼 애용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리키와 절친했던 소설가 자먀찐은 고리키가 서거한 직후 망명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그를 회고하는 회상기를 남겼다. 소련 당국에 위험분자로 지목된 자먀찐은 1932년 고리키의 도움으로 프랑스 파리로 망명하는 등 그와 막역한 친분 관계를 유지했다.
자먀찐은 문학에 대한 고리키의 정열을 보고 그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던 일을 회상하며, 고리키와 인삼에 얽힌 이야기를 전한다. 자먀찐은 줄담배를 피우고 결핵을 앓고 있던 고리키가 하루에 몇 시간밖에 자지 않고도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고리키는 비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먀찐을 지하 식당으로 데려가 호리병 안에 든 인삼즙을 보여줬다고 한다. 고리키는 “나를 존경하는 어떤 사람이 만주에서 가져다준 인삼”이라고 설명했다.
서양에 고려인삼 가치 설파 ‘선교사 자르투’
중국 베이징에 파견돼 있던 프랑스인 선교사 자르투는 청나라 강희제의 명을 받고 지도 제작을 위해 조선을 답사했다. 자르투는 1709년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지역(달단 지역, 만주 지방)을 돌면서 지형 자료를 수집하던 중 처음으로 조선 산삼을 접하게 된다. 그 당시 산삼은 금에 버금갈 만큼 귀했는데 ‘발견하면 중국 황제에게 바쳐지는 진상품’이라는 설명을 들은 바 있는 자르투는 1711년 4월 자신이 직접 그린 산삼 삽화와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본국에 보냈다.
“우리는 조선에서 불과 40리 거리의 ‘칼가라’라는 달단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네 뿌리의 산삼을 산에서 캐 우리에게 가져왔습니다. 중국에서 고귀한 신분의 사람들은 거의 모든 약에 산삼을 배합합니다. (중략) 제가 뿌리의 절반을 날 것으로 먹은 뒤 한 시간이 지나서 맥을 짚어봤더니 맥박이 훨씬 강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욕이 증진됐고, 전보다 훨씬 원기가 좋아졌습니다. 힘도 전에 없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전 증세가 휴식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크게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흘 뒤 저는 무척 지쳐서 말 잔등에 앉아 있기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를 눈치 챈 관원이 제게 산삼 한 뿌리를 주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그 반을 먹었는데 한 시간 뒤 피로가 말끔히 가셨습니다. 그 뒤로는 산삼을 자주 먹습니다. 언제나 같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자르투는 이러한 내용과 산삼을 발견한 지역의 정확한